🌏⛵️ 위기와 위험은 같은 뜻일까? (feat. 2022 국제정세 전망)

2022.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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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0의 시대, 혼란에 빠진 미국적 질서”

•국제질서 대전환(다극화)

•민주주의 퇴조

•국가를 위협하는 빅테크

•버려진 땅

•글로벌 어젠다 진전 X

비밀요원님~ 안녕하세요. 🧠별샛별입니다.

지난 비밀작전에서 안내드린 대로 지난 2월 13일에 클럽하우스에서 가진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님과의 Sunday Seesaw 후기를 정리합니다. 2022년 국제정세 전망이 담겨 있는 만큼 북마크는 필수! 여기 링크를 클릭하면 당시 라이브 음성을 들을 수 있으니 운전, 운동, 청소 중에도 부담 없이 즐기세요~

🌏 병제님! 클럽하우스에서 뵙는 건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Sunday Seesaw 이후 9개월 만이다. 어떻게 지냈나?

⛵️ 최근에 몽골로 출장을 다녀왔다.

밤에 영하 30도, 낮엔 영하 16도. 옛날에 모스크바에 산 적이 있어서 추위에 별 문제가 없겠다 생각했지만 오랜만에 경험하니 간단한 게 아니더라. ㅎ

🌏 몽골은 코로나 방역 어떻게 하나?

⛵️ 1월 중순부터 외국인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 제도를 없앴다.

오미크론이 발견된 후로 확진자수는 증가했지만 오늘 다시 확인하니 내려가고 있다. 비교적 관리가 잘 되고, 안정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작년 여름 경부터 중국이 몽골로 가는 관문, 주로 철도 연결인데 이를 봉쇄해 버렸다. 몽골은 개방 이후로 생필품과 야채 등을 중국 수입에 의존했다. 중국에서 코로나 이후로 일방적으로 차단시켜 버리니 생필품 가격이 치솟고 있다.

몽골은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위치하기에 샌드위치로서 고생을 하는데, 코로나로 인해서도 절절하게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어서 빨리 종식됐으면 좋겠다.

🌏 강대국 국제정치 사이에 끼인 국가들은 자국의 의지나 역량과는 별개로 운명이 좌우되는 경우가 잦다. 최근에 한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해 다뤄달라는 피드백이 왔는데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어떤 업종이 유망할까만 보는 게 아니라, 다양한 국가와 교류하며 전에 없던 기회를 탐색하고 가능성의 공간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몽골 정부 사람들과 필수재는 자급자족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뒀어야지 않느냐는 대화를 했다.

그들도 이번 기회를 통해 전략적 고려를 새롭게 하고, 필수재는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하더라. 즉, 미래 먹거리 산업이란 경제 원리에만 따르는 게 아니라 위험성과 취약성을 해소하고 완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 위험성을 해소한다는 건 냉철한 현상 분석에서부터 비롯된다. 오늘 2022 국제정세 전망을 할 텐데, 2021년 리뷰를 짧게 먼저 하겠다. 델타 월딩이 선정한 2021 외교안보 주요 사건을 키워드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글로벌 이슈) ①미얀마 쿠데타, ②시리아 내전과 난민, ③아프가니스탄 미군 철군과 탈레반 집권, ④코로나 백신 전쟁
(미중관계) ①민주주의(미 의회 난입 사건 등), ②기후・에너지와 첨단기술 의제 등에서의 경쟁과 협력
(한국적 사건) ①종전선언, ②누리호 시험발사, ③징병제 vs. 모병제

2022년도 2021년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미중 간 전략적 경쟁 심화로 인한 ①글로벌 경제 변동성, ②신기술 주도권 갈등, ③공급망 확보를 둘러싼 리얼라인먼트 등이 주요 이슈로 꼽힌다. 그런데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은 2017년 경부터 대두됐다. 어느새 6년이 지나며 부문, 방향, 속도 등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을 텐데 2022년만의 독특성이 궁금하다.

⛵️ 지나간 날을 어떻게 회고하고, 다가올 날을 어떻게 전망할 것인지 시각과 프레임에 대한 얘기부터 하겠다.

유라시아 그룹(Eurasia Group)이라는 글로벌 정치 컨설팅 회사가 있다. 1998년에 2,500달러라는 자본금으로 시작했다. 당시엔 월가에서 신흥시장 컨설팅을 주로 했지만 차츰 개발도상국을 비롯해 선진국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경제・정치 자문으로 영역이 확장됐다. 이런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2012년부터 매해 1월에 <글로벌 탑 리스크>를 선정해 발표한다.

유라시아 그룹의 발표가 의미심장한 건 G0의 시대, 즉 글로벌 리더십이 부재한 시대가 모든 리스크 중 가장 큰 리스크라고 전제하는 것이다. G0를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제2차 세계대전 후 ~ 냉전 기) G2의 시대: 미국, 구소련
(탈 냉전 ~ 2008년 금융위기) G1의 시대: 미국
(2008년 ~ 현재) G0의 시대: 초강대국의 부재

즉, G0란 ▲국제사회 공동의제를 설정하거나 ▲공공재를 제공하거나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초강대국이 없는 시대를 의미한다. 미국적 질서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유라시아 그룹이 10여년 간 발표한 <글로벌 탑 리스크> 순위를 비교하면 국제정세 변화의 흐름을 알 수 있다.

↑ 유라시아 그룹, <글로벌 탑 리스크 2012~22>

🌏 2022년 순위에서 코로나,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은 직관적으로 이해되지만 ‘디지털 공간의 혼란’이나 ‘미국 중간선거’, ‘기후변화’도 리스크로 분류된다는 게 인상적이다.

⛵️ 리스크 즉, 위험의 뜻을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다.

위험을 흔히들 부정적인 의미로 인식하지만 영어사전을 보면 불확실성으로 설명한다. up 사이드로서든 down 사이드로서든 예상 범위를 벗어난다는 것이다. 즉, 정해진 기대치에 부합하는 건 위험이 아니다.

우리말 중에 위기(危機)라는 단어가 있다. 위험(危險)과 기회(機會)의 합성어로서 원래 위험과 기회는 공존하는 것이다. 그래서 위험을 나쁜 것이라고 받아들이기보다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냉철한 정세 판단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유라시아 그룹이 선정한 <글로벌 탑 리스크>를 국제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선별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미국의 중간선거도 그 결과를 가늠할 수 없기에 위험이자 리스크로 분류된다.

“up이든 down이든

정해진 기대치에 부합하는 건

위험, 즉 리스크가 아니다.

리스크는 불확실성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건

불확실성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냉철한 정세 판단 능력이다.”

🌏 “정해진 기대치에 부합하는 건 위험, 즉 리스크가 아니다. 리스크는 불확실성을 의미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불확실성 속에서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냉철한 정세 판단 능력이다.” 라고 정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난 10여 년 간의 흐름을 돌아 봤을 때 현재 우리 앞에 놓인 불확실성은 어떤 게 있나?

⛵️ 글로벌 탑 리스크를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국제질서의 대전환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G0의 시대, 즉 초강대국(Super Power)이 사라지고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다수의 강대국(Great Power)이 혼재하는 다극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미국적 질서가 시험받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하여 구축한 국제질서로 경제엔 IMF, 월드뱅크, 그리고 WTO로 대표되는 자유주의 무역블럭이 있고, 안보로는 나토(NATO)와 동아시아 동맹체제가 있다. 중동 지역엔 군사력을 투사키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모든 면에서 위축되고 있다. 유럽에 주둔하던 미군 규모도 마찬가지다. 50년 대엔 40만 명이 있었지만 90년엔 10만 명으로 줄어들고 지금은 6만 명 가량밖에 없다.

세계 GDP의 미국 비중 역시 큰 폭으로 감소한다. 1960년대엔 40%였지만 95년 이후 25%였고 현재는 23~4% 가량을 차지한다. 미국의 상대적 국력은 냉전이 끝나던 1989년부터 2008년 금융위기까지만 유효했다. 특히 이라크를 침공하던 2003년이 정점을 찍은 해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G0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미국이 차지하던 부분에 공백기가 생기며 다극체계가 형성됐고 앞으로 더 옮겨갈 가능성이 많다. 러시아가 미국과 영국을 흔들고, 인도, 이란, 북한은 노골적으로 도전한다. 유라시아 동쪽은 대만, 서쪽은 우크라이나에서 동시에 위기가 조성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는 전략적으로 공조 중이다. 유럽마저 독자행보를 밟는다. 프랑스가 대표적이고, 독일도 딴지를 건다. 쿼드 회원국인 인도는 외교의 전략적 자율성을 고수한다.

게다가 다양한 국가의 개별적 행위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를 테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로 인해 미국은 한반도에서 시선을 완전히 거두기 어렵다. 일본도 한반도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으며, 중국은 북한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됐다. 미국이 대만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그래서 미중 간 경쟁 양상을 냉전기 G2의 시대처럼 양극 프레임으로만 해석하고 대입하는 건 현 상황을 정확하게 읽지 못하는 것이다.

↑ 2021.01.06., 미 의회 난입 사건 ( Photo by David Butow)

🌏 “대만을 둘러싼 미중 관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로 흔들리다!” 이것은 단극도, 양극도 아닌 다극적 질서의 양상이라는 건데, 이들 국가는 민주주의라는 정치체제를 두고서도 대립된다.

⛵️ 글로벌 탑 리스크 두 번째로 민주주의의 퇴조-권위주의로의 회귀를 들 수 있다.

중국, 러시아만이 아니라 유럽엔 폴란드, 헝가리, 오스트리아, 터키가 있으며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도 민주주의의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심지어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라고 얘기하는 인도에서도 민주화에 역행하는 추세가 강하게 나타난다. 모디 총리는 힌두 민족주의를 앞세우고 있다.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미국 내부다. 미국은 200여 년의 역사 동안 평화적 정권 교체가 도전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지난 해 1월에 의회 난입 사건이 있지 않았나? 이는 단순 시위가 아니었다. 군사력을 동원해 헌정 질서를 파괴하겠다는 시도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행됐다. 당시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즉, 미국 스스로도 민주주의에 대해 나만 다르다고 얘기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미국처럼 세계 곳곳에 군사・경제・문화・외교적 힘을 투사할 수 있는 국가가 없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정치적으로는 분열되어 있고 불평등은 점차 심화된다. 백신 보급률도 상당히 낮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국제적으로 리더십을 행사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유라시아 그룹은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 델타 월딩에서도 미국 내에서 발발하는 테러 양상을 구체적으로 다룬 바 있다. 주요 테러 조직이 무슬림이라는 통념과 달리 앵글로 색슨 중산층 남성들로 구성된 극우 세력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 놀랐었다. 그리고 현대의 민주주의의를 얘기하면 표에도 나와 있듯이 ‘디지털 공간의 혼란’을 빼 놓을 수 없다. 민주주의와 시민사회의 여론을 왜곡하는 사례 중 한 가지가 알고리즘 아닌가?

⛵️ 그래서 글로벌 탑 리스크 세 번째로 거대 디지털 기술 기업을 들 수 있다.

미국은 MS, 아마존,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이 있고 중국은 알리바바가 대표적이다. 한국엔 카카오, 네이버 등이 있는데 이들의 팽창 속도가 상당히 빠른 데다 영향력도 국가의 범위를 벗어났다. 전지구적이면서 동시에 개인에게 바로 접근한다. 근대적 의미의 국가는 17세기 베스트팔렌 조약에서부터 비롯됐지만 지금 시대엔 국가가 통제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바깥 영역에서 일어나는 활동이 상당히 많아졌기에 국가와 빅테크 그리고 개인 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조율할 것인지가 관건이 됐다.

↑ 사헬 지대(세네갈, 모리타니, 말리, 부르키나 파소, 니제르, 나이지리아, 카메룬, 차드, 수단, 남수단, 에리트레아)

🌏 빅테크의 출현으로 선진국은 국가라는 역할이 도전을 받는다면 이와 관계 없이 오래 전부터 국가 기능이 마비된 지역도 있다.

⛵️ 글로벌 탑 리스크 네 번째로 ‘버려진 땅’을 꼽을 수 있다.

무질서한 공간이 국제사회, 민주주의 그리고 온라인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미국이 전 세계에 펼쳐 놓았던 질서가 빠져 나가면서 이를 대체할 세력이 부재한 채로 혼란스럽고 폭력적인 상황이 곳곳에서 발발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의 사헬 지대, 즉 사하라 사막의 경계 지역의 정세가 불안정해지고 있다. 부족 간 갈등, 내전 등의 위기가 최고조로 달했다.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베네수엘라도 마찬가지다. 과연 이곳에 질서가 있다고 말할 수 있나? 그러나 UN은 물론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어느 국가도 이곳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나서지 않는다.

글로벌 탑 리스크 마지막으로 다양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글로벌 어젠디를 진전시켜 나갈 리더가 없다는 점이다. 기후변화도 근래에 글로벌 탑 리스크로 등장하는데 지난 해 10월에 영국 글래스고에서 유엔기후변화회의(COP26)가 열렸다. 그런데 당시 합의 내용을 보면 2015년 파리 협정보다 일부 후퇴했다. 2015년엔 2050년까지 네트-제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지만 2021년엔 이를 ‘이번 세기 중반(by mid-century)’까지 실현하겠다고 합의한다. 불과 6년 사이에 미국의 의제 주도력이 떨어진 것이다.

“다양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글로벌 어젠디를 진전시켜 나갈

리더가 없다.”

🌏 미국이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우월적 차별성으로 내세우는 가치가 민주주의와 기후변화인데 두 곳 모두에서 체면을 구기는 양상이다.

⛵️ 유라시아 그룹을 설립한 이안 브레마는 이러한 변화로 가장 피해를 볼 국가로 영국, 이스라엘, 일본을 꼽았다.

각자도생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는데 미국에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변화에 뒤쳐진다는 논리인 것이다. 한국도 비슷한 처지다. 따라서 미중 사이에서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이런 현상들이 촉발되는 근본적 원인이 뭘까, 이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라는 질문을 우리도 던지고 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 지금까지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G0의 시대가 전개되며 미국적 질서가 도전받고 혼란에 빠졌다. 이런 환경에서 2022년에 주목할 글로벌 리스크, 즉 불확실성을 5개로 꼽을 수 있다.

국제질서 대전환(다극화)
민주주의 퇴조-권위주의로의 회귀
국가를 위협하는 빅테크
버려진 땅의 혼란과 폭력
글로벌 어젠다 진전 X

국제정세가 이런 흐름 위에 있다는 이해를 바탕으로 지난 날의 G2나 G1 프레임에서 벗어나 G0 시대에 적합한 한국적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한국의 강점과 약점 등의 분석이 필요하다.

⛵️ 경영학에서 주로 사용하는 분석 기법인 SWOT 분석을 응용해 볼 수 있다.

이것 하나만으로 100%를 설명할 순 없다. 그러나 상황을 판단하고 대책을 강구하는데 있어 다양한 해석을 내어 놓을 수 있기에 꽤 유용하다.

↑ 2022 한국의 상황 by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

🌏 병제님이 직접 만들어준 SWOT 분석을 델타 월딩에서 이미지로 정리했다.

⛵️ SWOT 분석의 핵심은 간단하다.

강점(Strength)을 살려서 약점(Weakness)을 보완하고, 위험(Threat)을 피하고 기회(Opportunity)를 포착하는 것이다. 이를 한국에 대입하면 “기술・문화 자산을 살려서 경제・안보 의존도를 줄이고, 자율성을 확대해 양자택일의 위협에서 벗어나는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한국이 갖고 있는 자산을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라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 분산되면서도 목표를 공유하는 열려 있는 시민 공동체가 만들어지고, 델타 월딩처럼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고 역동적으로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 커지고 많아져야 한다.

다만 이를 위해선 한국 내부적으로 두 가지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사회정치체제와 담론 문화를 유연하게 변화시켜야 한다. 당파성과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현상을 객관적으로 접근하고 분석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둘째, 권위주의나 독재가 민주주의의 탈을 쓰고 등장했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히틀러도 민주주의에서 시작됐다. 역사적으로 자유민주주의가 만능이 아니었다.

언론에서 실리든 실용이든 한국이 추구해야 할 외교적 레퍼런스로 싱가포르를 많이 언급한다. 싱가포르가 한국과 크게 차이나는 것 중 한 가지로 외교안보 연구소를 들 수 있다. 인구는 500만 명밖에 안 되지만 세계 100대 연구소가 무려 세 곳이나 있다. 반면에 한국은 인구 5,500만 명에 G10 국가로 거론되지만 한 곳밖에 없다.

싱가포르는 어떤 이념이나 당파성에 따라 외교전략을 펼치지 않는다. 정세판단에 있어 상당히 철저하다. 객관적이고 냉철하다. 이것이 싱가포르 외교의 성공 비결이다. 한국도 이처럼 유연하게 사고하고 움직여야 한다.

“싱가포르는

어떤 이념이나 당파성에 따라

외교전략을 펼치지 않는다.

정세판단에 있어 상당히 철저하다.

한국도 이처럼

유연하게 사고하고 움직여야 한다.”

🌏 델타 월딩의 어깨가 무거워진다. 공교롭게도 델타 월딩의 2022 Sunday Seesaw 일정과 오늘 병제님이 분석해준 글로벌 탑 리크스 키워드와 겹치는 게 상당히 많다.

①국제질서의 대전환(다극화)

우크라이나-러시아(3/27), 터키(6/19), 북한(7/3), 일본(8/21), 말레이시아(9/4), 멕시코(미정), 프랑스(미정)

②민주주의 퇴조 + ③빅테크

Web3, NFT 그리고 디지털 데모크라시(5/22)

④버려진 땅

코로나와 식량(5/8), 유엔평화유지군과 한국의 역할(6/5), 아프리카에서 사업합니다(7/17)

⑤글로벌 어젠다 진전 X

기후변화 시대에 화석에너지와의 동거(4/10), 투자자의 눈으로 고민하는 지속가능성(4/24)

격주 일요일 오후 3시마다 클럽하우스에서 진행하니 스케쥴표에 꼭 저장해 달라. 요즘은 녹음도 되니 팟캐스트처럼 나중에 들어도 된다.

↑ 전쟁 중 성폭행 퇴치 운동을 벌이는 안젤리나 졸리(2014년, 시리아 난민 캠프)

🌏 G0의 시대, 미국적 질서가 후퇴하고 다극적 상황이 연출되는 이때에 연초부터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델타 월딩 비밀작전으로도 다뤘던 일본의 사도 광산 이슈는 어떻게 접근하는 게 효율적인가?

⛵️ 보편적 인권에의 호소가 관건이다.

그동안 식민지 역사와 관련해 군함도, 위안부, 징용공 등 다양한 이슈가 있었지만 실제로 국제사회에서 크게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건 위안부 이슈였다. 일본이 차분하게 연구를 많이 하고, 잘 하는 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전쟁 중 성폭력 문제는 과거형이 아니라 시리아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현재 진행형 사건이라 성공할 수 있었다.

이런 점에 착안해 한일 간 국가관계나 민족 문제에 천착하기보다 국제적이고 보편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어젠다를 형성하는 게 좋다. 또한, 군함도를 등재할 때 약속했던 게 현재에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 기술적으로 세계유산을 시점을 갈라 평가할 수 있는지를 되묻는 것도 필요하다.

🌏 가장 뜨거웠던 이슈로 베이징 동계 올림픽도 빼 놓을 수 없다. 한복을 비롯해 문화공정에 대한 국민적 불만과 반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그럼에도 반도체를 비롯해 무역 관계로 인해 실용외교의 폭이 어느 만큼 넓어질 수 있을지 우려도 많다.

⛵️ 무역 관계와, 한복 이슈는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WTO 체제 하에서는 원자재나 중간재를 다른 국가로부터 공급받는 체인 구조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다. 경제 효율성 측면에서도 맞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10여 년 전부터 정책 단위에서 논의는 되어 왔다. 중국이어서만이 아니라 한 국가에 의존도가 너무 높은 구조는 언제든지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 다음으론 베트남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에 이 역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때마침 2016년 사드 문제로 인해 중국에의 경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됐다. 그래서 무역 관계를 다변화하자는 취지로 신남방 정책이 나왔고, 이번 대선을 통해 어떤 정부가 들어서라도 공급망 다변화 정책은 일정 수준으로 계속해서 유지될 수밖에 없다.

다만 정책의 큰 방향성은 있더라도 모든 품목을 일괄적으로 결론을 내려 접근하기는 어렵다. 품목 별로 들어가면 상호 간에 엮여 있는 수준이나 밀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하나씩 구별해서 봐야 한다. 이를 테면 배터리 품목에서 초보적인 수준의 전구체는 중국이 거의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에 위치한 윤동주 생가(2018.07., 직접 촬영)

⛵️ 한복은 동북 3성의 비지니스의 변천사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

1992년 한중 수교가 이뤄진 후 한국인들이 사업을 하러 동북 3성에 많이 갔다. 기업의 최상부에는 한국인, 중간 관리자로 현지 조선족, 최하단에는 일부 북한 사람들로 짜여져 있었다. 그런데 IMF 위기를 겪고 중국 경제가 급속도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뒤바뀌었다. 기업의 최상부에 현지 조선족, 중간 관리자로 소수의 한국인이 위치한다.

2012년 경에 연변의 윤동주 생가를 방문한 적이 있다. 입구에 윤동주 시비가 있는데 ‘중국 조선족 애국 시인’이라고 적혀 있다. 이걸 보고 어떻게 윤동주가 조선족 시인이냐, 잘못된 거 아니냐고 문제제기를 했다. 서울에도 윤동주 문학관이 있으니 당연히 우리의 시인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선족 사람들이 정색을 하며 왜 조선족 사람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윤동주가 일제 시대에 만주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게 미묘한 이슈라는 걸 알게 됐다. 한복도 마찬가지다. 한국으로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한민족 고유의 의상이라고 한다면 옛 만주 일대에 살고 있는 조선족 의복인 점도 부정할 수 없다.

결국 이 문제는 우리의 역량을 키우면서 네트워킹을 확장해 나갈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우크라이나다. G0의 시대, 다극화의 대표적인 사례다. 전쟁 가능성도 초미의 관심사다.

⛵️ 섣불리 전쟁 발발 가능성을 말하기엔 조심스러운 측면이 많다.

미국과 러시아 간의 치킨게임 양상이 됐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나토(NATO)와 러시아 모두 양보하기 어려운 입장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올해에 중간선거가 있고, 러시아 역시 소득 없이 물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도 올해 선거가 있다.

다만 전면전을 강요 받는 상황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전면전의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크림반도를 제외하고는 러시아가 먼저 자발적으로 전쟁을 치른 적은 없기 때문이다. 돈바스 지역에 어느 만큼 자치권을 줄 것인지, 안보 구상 등 세부 사항을 외교관들 사이에서 긴밀하게 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건 일종의 기싸움이고, 실무 단위에선 어떤 타협점이나 문항을 찾아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2014년에 프랑스와 독일,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 4자가 참여하는 노르망디 그룹을 만든 적도 있었다. 만약 노르망디 포맷을 재활용해 어떤 해법이 제시된다며 미국으로서도 거절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 비밀요원 R이다. 오늘 이야기 즐겁게 잘 들었다. 외교안보 연구소에 관해 질문이 있다. 한국이 싱가포르보다 뒤쳐지는 구체적인 이유가 궁금하다.

⛵️ 그동안 한국은 외교를 전략적으로 사고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었다.

G2의 시대든, G1의 시대든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그대로 따라만 가도 됐기에 외교안보 분야에 투자할 니즈가 높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G0의 시대로서 국제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주체적으로 파악하고 판단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전략적 사고를 필요로 할 때 싱가포르와 이스라엘이 외교안보 연구 분야에 투자를 많이 했고, 인도네시아 전략연구소도 한국보다 순위가 더 높다.

🌏 어느새 세 시간 반이 훌쩍 지났다. 긴 시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 오랜만에 재미난 얘기를 많이 했고, 다양한 질문을 통해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외교경쟁력이나 발전 등에 관심 갖고 질문을 던져준 비밀요원님들이 많아서 고무적이기도 했다. 젊은 분들이 외교안보 분야로 많이 진출했으면 좋겠다. 또한 델타 월딩처럼 G0 시대의 글로벌 어젠더를 고민하는 공간이 더 커지고 많아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갤갤, 핑크쵸코,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 공삼

3시간 30분 간 진행된 Sunday Seesaw 에서 주요 내용만 발췌해 정리했는데요. 어디에서도 접하기 힘든 밀도 높은, 나만을 위한 <2022 국제정세 전망> 특별 과외를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전체 녹음은 이곳에서 들을 수 있으니 청소 중에도, 운동 중에도 부담 없이 즐기세요~

한편, Sunday Seesaw 중에 외교부와 통일부에 관한 질문이 나왔는데요. 이는 다음 주 비밀작전으로 제작 후 <국방개혁과 대선> Sunday Seesaw(2/27) 에서 집중적으로 다룰 계획입니다. 대선을 앞두고 첨예한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절대 놓치지 말고 꼭 함께 읽고 대화해 보아요!

그럼 주말 잘 보내시구요~ 다음 주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 국제정세 전망, 내 생각은 🤔

👋 Sunday Seesaw 포럼 안내

⏰ 2022.02.27.(일) 15:00-16:30

🎙 Top Secret

⛵️ 나누는 이야기

국방개혁과 대선

델타 월딩은 비밀작전을 발행한 주의 일요일 오후 3시마다 클럽하우스에서 Sunday Seesaw 외교안보 포럼을 진행합니다. 한 주 동안의 비밀작전을 함께 읽고 생각하고 대화합니다. 시소 놀이하듯 캐쥬얼하게 즐기며, 차이는 좁히고 이해의 폭은 넓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아이폰・안드로이드 전 기종 사용 가능

<Sunday Seesaw> 바로 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