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에 페이스북이 나섰다고?

2021. 3. 2.

안녕하세요. 화요일의 여정을 함께 할 핑크쵸코가 인사 드릴게요 🧚🏼 화요일엔 델타 월딩이 최근 관심 있게 본 외교안보 이슈를 소개해 드리는데요. 오늘은 총 네 꼭지를 준비했어요. 델타 월딩의 꼼꼼한 정리력을 바탕으로 본질과 맥락에 충실하게 설명해 드릴게요!

미얀마 페이스북 vs. 쿠데타
호주 페이스북, 뉴스를 링크하려면 돈을 내시오~
미국 바이든의 반도체칩 사수 대작전!
인도 몰디브를 사이에 둔 중국과의 한 판 승부

#미얀마 #myanmar

페이스북 vs. 쿠데타

2월 1일 아침 미얀마군이 쿠데타를 일으킨지 한 달이 지났어요. 미얀마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많이들 궁금하실 텐데요 델타 월딩이 세 가지 주제로 나눠 얘기해 볼게요.

1. MZ세대 주도의 시민 불복종 운동 🏴

쿠데타가 일어난 다음 날, 미얀마 전역에서 시민 불복종 운동(Civil Disobedience Campaign, CDC) 이 일어났어요. MZ세대를 시작으로 의료계 종사자, 공무원 등이 합류한 대규모 시위인데요,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현재까지 2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 백명의 부상자가 속출했어요. 그러나 현지에서는 시위대가 힘을 잃기는커녕 “미얀마의 미래는 밝다”며 희망의 봄을 향해 전진하는 분위기라고 해요.

어떤 불복종 운동이 진행중이야?

온라인과 인터넷 환경에 친숙한 MZ세대가 시위를 주도 중이에요. 가장 대표적인 게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거리 행진하기에요. 영화 '헝거 게임: 판엠의 불꽃'(2012)에서 빌려온 것이죠. 이들은 다른 아시아 국가의 MZ 세대와 ‘밀크티 동맹’을 맺고 정보를 공유하거나, SNS에서 ‘#SupportCDM’, ‘#SaveMyanmar’ 등의 해시태그 운동을 전개하며 쿠데타의 부당함을 전 세계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해요.🍵

MZ세대가 운동의 중심이 됐다고?

미얀마는 1962년부터 2015년까지 53년 간 군부독재의 사회주의 국가였어요. 2008년에 자유선거가 치러지며 민주화가 됐지만 실질적인 민주화 정권이 들어선 건 2015년 총선 이후죠. 민주주의의 역사가 불과 5~6년 안팎인 셈이에요. 다만 2011년부터 미얀마는 사회주의 체제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했어요. 그 결과 해외 투자가 물밀듯이 이뤄졌고 전기・도로 인프라 및 교육제도가 확충됐죠.

MZ세대는 이러한 성장의 수혜를 톡톡히 입고 자라났기에 결코 어두운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의지가 결연해요. 그래서일까요? 군부는 강경 진압을 이어가면서도 기존 체제를 완전히 무너뜨리지는 못할 거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요. MZ세대와 적이 되면 정권이 무사할 수 없다는 걸 미얀마 군부도 아는 거죠.

2. 우물쭈물 엇박자 국제사회 😵

유엔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는 한 목소리로 비난 성명을 발표했어요. 바이든 정부는 쿠데타 발생 직후 “민주주의 전환과 법치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했죠. 과거 미얀마에 가해졌던 경제제재를 부활시킬 가능성도 내비쳤다고 해요. 그러나 실효적인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하고 있어요. 다름 아닌 중국 때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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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왜 이슈야?

군부독재 시절 미얀마는 사회주의 체제라는 공통점으로 인해 중국과 가깝게 지냈어요. 그러나 최근에는 미중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 노선을 취해 왔는데, 미국은 미얀마 군부를 강하게 압박하면 다시 중국과 가까워질 것을 우려하고 있어요. 그래서 쿠데타를 쿠데타로 부르지 말자는 주장이 바이든 정부 내에서 제기될 정도라고 해요.

*등거리 외교: 어떠한 나라에도 치우치지 않고, 나라마다 동등한 비중을 두면서 중립을 지향하는 외교 정책이에요.

다른 국가들은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어?

미얀마 쿠데타를 향한 조심스러운 시선은 바이든 정부만이 아닌데요. 미얀마와 인접한 아시아 국가는 비난 성명조차 자제했다고 해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➀어느 국가도 자극하지 않겠다는 국가들

🇮🇳인도는 미국과 쿼드(Quad) 동맹협의체를 구성할 만큼 긴밀한 안보 관계를 맺고 있어요. 그러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이웃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도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미얀마에서 법치와 민주적 절차가 유지되리라고 믿는다”며 짧게 밝힐 뿐 쿠데타를 비난하진 않았어요.
🇯🇵일본과 🇸🇬싱가포르도 일반적인 수준의 입장을 냈고요.

➁'철권통치자(Strongman)'가 운영하는 국가들

🇵🇭필리핀은 미얀마 국내 문제에 간섭하지 않을 뜻을 밝혔어요.
🇮🇩인도네시아와 🇹🇭태국은 군부가 새로 임명한 외교부장관과 공식 회담마저 가졌어요.
🇲🇾말레이시아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군부 정권 하에서 탄압 받을 가능성이 높은 미얀마인을 강제로 본국으로 보내 버렸어요.

한편 🇨🇳중국 은 쿠데타가 발발한 지 2주가 지난 후에야 입장을 발표했어요. 현 상황은 중국도 원치 않는다는 것인데요, 쿠데타 배후에 중국이 있다는 의혹을 의식했기 때문일까요? “유엔 안보리의 의장 성명은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공통적인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어요.

즉, 미얀마 쿠데타를 두고 바이든 정부 내부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각 국가가 처한 정치적 상황에 따라 서로 엇갈리는 양상이에요.

3. 페이스북이 나섰다? 🖐

페이스북은 지난 1월 7일(현지시각), 트럼프 당시 대통령 지지자들이 백악관을 습격하자 트럼프 계정을 차단한 바 있었어요. 트럼프가 페이스북을 계속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것의 위험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인데요, 이번엔 미얀마가 그 대상이에요.

페이스북이 어떤 조치를 취했어?

페이스북은 지난 2월 25일(현지시각) 미얀마 군부와 관련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차단하고, 미얀마 군부와 연관된 광고도 전면 금지할 것을 발표했어요. 이유는 동일해요.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선전 도구로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데요. 🚫

페이스북이 이래도 되는 거야?

미얀마에서 페이스북은 국민 SNS를 뛰어 넘어 인터넷과 같은 의미로 쓰일 정도로 영향력이 큰 매체예요. 2020년 1월 기준으로 미얀마 인구의 40%가 페이스북을 사용하는데요. 그래서 가짜뉴스를 퍼트리거나 왜곡된 정보를 퍼트리기에 상당히 용이해요. 2017년에 미얀마군이 벌인 로힝야족 학살에도 페이스북을 통한 정보조작과 선동의 힘이 컸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라고 해요.

기업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니 신기해.

미얀마 쿠데타에 대해 국제사회가 우물쭈물하는 것과 달리 페이스북은 쿠데타 정국에 직접 개입하며 반군부 민주화 시위에 대해 명백한 지지를 밝힌 셈이에요. SNS가 우리 삶에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만큼 허위정보 유통, 혐오발언, 폭력 선동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기 때문이죠.

델타 월딩이 던지는 질문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초밀착 사회가 되면서 이전에 없던 문제가 발생하고 갈등도 많이 생겨나고 있어요. 가짜뉴스, 혐오발언이 빠르게 확대재생산되고 이제는 AI와 로봇 윤리까지 논의되고 있죠. 그렇다면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기업은 페이스북뿐일까요? 구글, 아마존, 애플은 물론 테슬라, 비트코인 체굴 업체 등은 예외일까요? 만약 이들이 사회로부터 요구되는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그들이 가진 힘을 적극 사용한다면 앞으로의 국제정치와 질서는 어떤 모습일까요? 아프리카의 빈곤이나 소수민족 학살, 기후위기 등의 대책회의는 유엔이 아니라 이들이 주도하게 되지는 않을까요? 이런 미래,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뉴스레터를 다 읽고 의견을 꼭 남겨 주세요. 👩🏻‍💻

#호주 #austrailia

페이스북, 뉴스를 링크하려면 돈을 내시오~ 💸

기사 링크에 돈을 내라고? 구글에서 기사를 검색하거나 페이스북에 기사 링크를 첨부하면 뉴스 기사 일부가 이미지와 함께 노출되는데요. 우리는 이를 당연히 무료라고 생각하며 사용해 왔지만 호주 정부는 달랐습니다. 언론사가 제작한 뉴스에 대해 구글과 페이스북이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한 거에요. 나아가 이를 강제하는 내용이 담긴 <미디어법>을 지난 2월 25일 통과시키기까지 했다고 하네요.

구글과 페이스북의 반격! 법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은 강하게 반발했어요. 자신들의 플랫폼에 기사가 노출되는 게 언론사에 이익이라는 거죠. 즉, '무료 광고'라는 논리에요. 또한 <미디어법>이 적용되더라도 중소 언론사들은 혜택을 보기 어렵다고 얘기해요. 협상 테이블에 오르는 건 대형 언론사들일 테니까요. 구글은 검색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엄포했고, 페이스북은 아예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어요.

그러나 백기투항! 양질의 콘텐츠일수록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게 요즘 시대의 공통된 인식이죠. 구글은 결국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h)의 뉴스코프(News Corp)와 3년 짜리 계약을 체결(2/17)했어요. 언론계의 넷플릭스라고 볼 수 있는데요. ‘뉴스 쇼케이스’를 론칭하며 1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을 발표했죠. 페이스북 역시 3년간 최소한 10억 달러(약 1조1072억 원)를 뉴스콘텐츠 이용권 확보에 쓰기로 합의(2/24)했다고 하네요. ✍️

한국에 미칠 영향은? 호주 <미디어법> 통과는 호주에서만 끝나지 않을 전망이에요. 비슷한 법을 준비 중인 영국과 캐나다에서도 구글과 페이스북은 십억 달러 대의 뉴스 사용료를 지불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요. 한국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고 해요. 이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이 무척 궁금한데요, 구글과 페이스북, 언론사에 돈을 줘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여러분의 의견을 들려 주세요!

#미국 #usa

바이든의 반도체칩 사수 대작전! 🔬

반도체칩 공급망 검토! 지난 2월 24일,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칩 ▲전기차용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등의 공급망을 100일 간 검토할 것을 지시했어요. 미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위 네 가지 품목이 수급 과정에 있어 구조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인데요.

차량용 반도체칩을 구해줘! 이 중 ‘차량용 반도체칩’이 수급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요. 이유는 코비드-19 사태로 자동차 수요가 줄자 차량용 반도체 생산도 줄었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말부터 독일과 미국의 몇몇 자동차 회사는 반도체칩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빚어 왔다고 해요. 제너럴모터스(GM)는 북미지역 3개 공장에서의 생산 감소 조치를 최소 3월 중순까지로 연기했고, 한국의 부평 공장도 절반 규모만 가동 중이에요.

한국에 미칠 영향은? 이번 조치가 한국에 미칠 영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엄청난 이익이 될 거야 🙆‍♀️: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 강화 및 확대로 결정할 경우 반도체칩과 전기차용 배터리 강세를 보이는 한국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에요.
글쎄, 두고 봐야 알겠는데? 🤷🏻‍♂️: 미국 내 반도체 및 배터리 공장 증설을 위해 정부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세액 공제 지원 등을 결정하게 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은 한국 내 생산 비중을 줄이고 미국 공장 증설 계획을 구상할 수도 있어요.

어느 쪽이든 바이든 정부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죠.

#몰디브 #인도 #maldives #india

몰디브를 사이에 둔 중국과의 한 판 승부 🇲🇻

인도, 몰디브에 대규모 자금 지원! 지난 2월 22일, 인도가 몰디브에 5천만 달러(550억 원) 규모로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어요. 몰디브는 이 비용을 해안경비 등 국방 분야 프로젝트에 투입할 예정인데요, 인도는 이번 지원을 통해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는데 속도를 낼 수 있게 됐어요.

*차관(借款): 한 나라의 정부나 기업은행이 외국 정부나 공적 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빌려 오는 일이에요.

몰디브, 인도-중국 사이에서 양다리? 원래 몰디브는 전통적으로 인도와 우호적인 국가였지만 전임 대통령이 친중정책을 펼치며 사이가 멀어졌어요. 몇 년 간 인도 주변 남아시아 항구 등을 개발하는 ‘진주목걸이’ 전략을 구사해오던 중국은 물론 몰디브도 전략에 포함하고 있었죠. 결국 몰디브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관련해 거액을 빌리기까지 했다고 하네요.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 주도의 ‘신(新) 실크로드 전략 구상’으로, 내륙과 해상의 실크로드경제벨트를 지칭해요.

현재는 인도에게 유리한 상황! 그러나 코비드-19 사태를 겪으며 몰디브의 태도에 변화가 생겼어요. 관광 수요가 크게 줄면서 빚에 시달리게 된 것인데요. 이에 인도는 지난 해 8월 5억 달러, 9월 2억5천만 달러를 몰디브에 지원한 것은 물론 최근에는 코비드-19 백신 20만 회분을 지원했다고 해요. 몰디브를 사이에 둔 인도와 중국 간의 힘겨루기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