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는 한국의 광복절이었습니다.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1945년 8월 15일 항복을 선언한 것입니다. 동시에 한국은 일본제국의 식민지 통치로부터 해방되어 국권을 회복했는데요. 8월 15일이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곳이 또 있습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는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입니다. 

🇦🇫 딱 1년 전이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왜 이렇게 빨리 무너졌나?>라는 비밀작전을 만들어 발행키도 했었죠. 

  20년 전만 하더라도 아프간은 탈레반이 집권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001년에 발발한 911 테러로 인해 미국이 아프간을 침공했고, 탈레반은 아프간의 험준한 산악 지대로 숨어듭니다. 미국은 탈레반을 대체하는 새로운 정부를 세운 후 아프간 재건 사업에 상당한 공을 들였는데요. 전쟁 비용을 포함해 20년 간 무려 2조 달러(2,400조 원)를 썼습니다. 

  문제는 천문학적 액수가 더이상 미국에 부담이 된다는 겁니다. 2007~8년 세계금융위기 여파, 정확히는 미국 내 부동산 버불 붕괴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해 미국 중산층이 붕괴하고 빈부격차가 극심해졌기 때문입니다. 자연히 미국 밖에서 지출되는 재정 규모를 줄이자는 여론이 커졌고, 결국 아프간에서 철수키로 발표합니다. 

  데드 라인은 2021년 8월 31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보름 가량 이른 8월 15일, 탈레반은 아프간 전역을 장악하고 20년 만에 다시금 통치자로 등극합니다. 사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탈환할 거라는 건 모두가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토록 빨리 이뤄질 거라곤 예측치 못해 국제사회가 충격과 혼란에 빠졌던 건데요. 

 

  8월 15일이 누군가에겐 치욕적일 지라도 탈레반에겐 각별한 날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은 “미국과의 전쟁으로부터 승리한” “아프간 구원과 자유의 날”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공휴일로 선포키도 했습니다. 

🌍 아무튼 탈레반이 아프간을 집권한지 어느새 1년이 지났습니다. 

  델타 월딩이 운영하는 지식 커뮤니티 ‘시에라 소사이어티’에서도 탈레반을 집중적으로 조망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중동, 카라반>을 이끄는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탈레반의 태동을 설명하며, 이슬람 테러리스트를 3세대로 구분 및 프로파일링했습니다. 이를  비밀요원님을 위해 특별히 델타 월딩 스타일로 재정리해 공유해 드립니다. 

 

  무슬림형제단은 제국주의 시대에 서구와 오스만 제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추구하며 결성됐습니다. 초기에는 이슬람 부흥을 꾀하는 온건한 종교조직으로서 빈민 구휼 등에 상당히 힘을 썼습니다. 시리아・요르단・알제리・팔레스타인 등에 지부가 생길 정도로 규모도 커졌는데요.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하는 등 대내외적 환경이 변화하자 폭력 사용이 증가합니다. 

  다만 미국 박사 출신 등 중산층 엘리트 지도부가 주도하며 정치인도 다수 배출했으며, 2011년 아랍의 봄 당시엔 민주화 물결을 이끄는 등 ‘중동-이슬람 세계의 최초의 반독재 민주세력’으로 등극키도 합니다. 그러나 통치 능력 미비로 지지기반을 잃었고 1년 뒤 군부 쿠데타로 실각합니다. 그리고 현재 이집트를 비롯해 러시아, 시리아, 일부 걸프 왕정국가에서 테러단체로 지정됐습니다. 

↑ 이집트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

  1980년대 중동엔 세 가지 큰 사건이 있습니다.

 

  2세대 테러리스트는 이 과정에서 태동합니다. 

  자연히 2세대는 무력이 정체성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무자헤딘과 알카에다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무력, 즉 소련에 맞서는 이들을 미국과 사우디가 심리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분이었습니다. 소규모 게릴라 조직이라고 하기엔 군대에 맞먹는 위용을 자랑하죠. 다만, 

 

 

  

  즉, ISIS는 이름만 통합되어 있을 뿐 초국제 기업의 프렌차이즈에 가깝습니다. 외로운 늑대들의 산발적이고 우발적인 테러가 다수를 차지하는 등 이슬람과는 관계 없는 ‘폭력적 극단주의’ 조직으로 분류하는 게 적절한 거죠. 오바마 대통령도 IS를 지칭할 때 ‘급진 이슬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는데요.

  결론은 ISIS는 정체성이 모호하기 때문에 국내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박멸과 협상, 그 어느 것도 쉽지 않은 가장 문제적 테러리스트입니다. 

 

🧩 장지향 중동센터장님의 프로파일링 덕분에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계보가 한 눈에 잡히실 텐데요. 탈레반을 이해할 때 우리가 놓쳐선 안 되는 포인트는 바로 ‘냉전과 탈냉전’ 즉, 체제 전환입니다. 

 

  앞서 2세대 테러리스트가 소련-아프간 전쟁 중에 태동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무자헤딘과 알카에다는 소련과 체제 경쟁을 벌이던 미국의 지원에 힘입어 크게 성장했죠. 물론 ’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붕괴하고 12월엔 미소가 냉전 종식을 선언한 후로 지원이 끊기면서 그 성격이 변질됩니다. 

 

 

 

  즉, 탈레반은 이슬람 급진주의 무력단체지만 체제 전환기의 부산물 혹은 후유증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 냉전 종식은 평화에 이르는 관문임은 틀림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변화는 누군가에겐 위협에 다름 아닌데요. 8월 15일이라는 날짜를 공유하는 일본이라고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일본은 조선(북한)과 더불어 냉전 종식의 변화를 가장 크고 심각하게 인식한 국가 중 하나였습니다. 

 

  지난 7월 8일, 아베 신조 전 총리가 40대 남성의 습격을 받아 사망했었죠. 비록 2년 전에 총리직에서 물러났지만 스가 요시히데와 기시다 후미오라는 두 명의 총리를 거치면서도 영향력이 여전히 컸기 때문에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이 일본 정치에 불러 일으킬 지각 변동에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아베 전 총리에 대한 평가가 좋지 못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협상과 강제노역동원 등 과거사 문제로 2010년대 중반 이후 양국관계가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평화헌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 역시 지난 날 일본제국 시기의 야욕을 부흥시키려는 것으로 인식되며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그럼에도 일본 내에선 최장수 총리로 재임할 정도로 인기가 높으며, 서구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아베를 지난 50년 간 가장 중요한 리더로 손 꼽으며 가슴 깊이 애도했습니다. 

  여러모로 아베 전 총리는 일본 현대사나 국제정치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상징적 인물임엔 틀림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아베의 인기를 해석하는데 여러 키워드들이 등장하지만, 델타 월딩은 딱 세 개로 정리합니다. 

🇯🇵오늘 비밀작전 헤더에도 도호쿠 대지진 당시 사진이 실려 있는데요. 

  일본에게 냉전에서 탈냉전기로 접어드는 체제 전환기가 왜 중요한지, 당시 일본이 인식한 국내외 상황은 어떠했으며 현재에도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아베라는 인물이 제 정체성을 어떻게 위치화하고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는 목요일 Deep Dive에서 자세히 풀어나가겠습니다. 

또한 늘 그렇듯 일요일 저녁 8시에는 전문가와 함께 선데이 시소를 진행합니다. 

  그럼 목요일에 뵙겠습니다. 오늘 비밀작전에 의견을 더하고 싶다면 이곳에 남겨 주세요~ 

일요일 오후 3시 클럽하우스에서 진행되던 선데이 시소가 일요일 저녁 8시 줌으로 이동합니다. 

 

📍딱 40초만 투자하세요.

• 조선(북한), 도대체 뭘 원하나?  
• 9/4(일) 저녁 8시, 줌 
• 서호 전 통일부 차관 

• 중국 MZ세대는 일당독재를 진심으로 지지하나?  
• 9/18(일) 저녁 8시, 줌 
• 박민희 한겨레신문 기자・<중국 딜레마> 저자 

 

<델타 월딩 최근 서베이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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