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끝났습니다. 

  뒤로 갈수록 서둘러 마무리하는 듯한 전개는 조금 아쉬웠지만 이만한 드라마도 없습니다. ‘생각할 거리’를 주니까요. 우영우를 비롯해 갓명석, 햇살좌, 권모술수 등이 사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대화하고 때론 갈등도 겪으며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나를 비추는 거울이자 내 생각을 편안하게 나눌 수 있는 씽킹파트너를 잘 만나는 것도 인생의 복이다 싶습니다. 

  천우희를 대중에 널리 알린 <한공주>라는 영화가 있는데요. 이 영화를 연출한 이수진 감독이 2004년도에 만든 단편 <아빠>는 여성 중증장애인의 성욕을 전면에서 다룹니다. 충분히 논란적인 영화지만 이런 논란을 금기시하며 논의 자체를 입막음해선 안 될 겁니다. 

  5회는 “전투는 이겼지만 전쟁에선 졌다”는 고전 명제를 떠올리게 합니다.

 

배우 이정재의 입봉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어졌다는 평이 자자한대요.

  영화 말미에 ‘아웅 산 묘소 테러 사건’(1983)이 등장합니다. 아웅 산은 미얀마의 독립운동가로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일행들이 그의 묘소에 방문했을 때 북측이 폭탄 테러를 일으킨 것입니다. 냉전이라는 시대적 비극이 불러 일으킨 참혹한 사건입니다. 한국측 17명, 미얀마 측 3명이 현장에서 즉사했지만 전 전 대통령은 아직 도착하지 않아 생존할 수 있었습니다. 

  두 가지 생각이 듭니다. 하나는, ‘국제사회 속에서 한국의 초상’을 다루는 작품이 증가한다는 겁니다. 그동안 한국형 첩보・스릴러의 배경은 국내에 집중됐습니다. 제작 여건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토리가 발굴되지 않았던 영향이 큽니다. 사건이 없었던 게 아니라 조망되지 못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지난 해에 <모가디슈>가 개봉했고, 9월에는 <교섭>과 <수리남>등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들입니다. 

그만큼 한국이 국제사회와 맺고 있는 관계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델타 월딩에 이런 피드백이 왔습니다. 미국에서 MBA를 하고 있는데 동료로서든, 자녀들의 학교 부모로서든 인도네시아에서 온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다행히 델타 월딩 비밀작전을 통해 인도네시아의 민족적 다양성, IT산업 현황 그리고 한국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됐다. 대화 주제를 많이 만들어줘서 고맙다. 

  즉, 외교안보는 관심이 없어서, 어려워서, 재미가 없어서 안 보고 안 읽는다는 건 편견에 불과합니다.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외교안보를 전공했다면 콘텐츠 제작에, 콘텐츠 제작자라면 외교안보 분야에 관심 갖고 서로 대화해 보면 어떨까요? 

  다른 하나는 ‘분단을 대하는 관점이 완연히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선악의 구분이 사라지고, 타자를 일방적으로 구휼하지도 않습니다. 집단이 아니라 틈새를 비껴나간 인물들이 사건을 만들어내고, 정언명령이 아니라 저마다의 욕망과 감정이 사람을 움직이게 만듭니다. 감성은 건조하고, 결론마저 허무합니다. 

  이런 시대엔 대북전략도 과거와는 다른 시각과 비전 위에서 설계되고 실행 및 평가돼야 할 텐데요. 델타 월딩은 

• <동아시아 3국 열전> 첫 번째 순서로 ‘일본의 유산과 덫’을 다룬다면 두 번째 순서로 ‘남북관계의 모든 것’을 준비했습니다. 
• 일본과 아베를 통시적으로 이해하는 3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던 것처럼 남북관계 역시 손 쉽게 꿰어낼 수 있는 비단바늘을 소개할 예정이니 관심 갖고 다음 비밀작전을 기다려 주세요~ 

 

  또한, 9월 4일(일)엔 전 정부에서 국가안보실 통일정책비서관과 통일부 차관을 역임했던 서호님을 모시고 선데이 시소를 진행합니다. 지식이 단순히 활자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 내 머리 속에 오가는 생각들을 끈기 있게 집중하고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 선데이 시소 비밀요원님에겐 리뷰 노트를 제공해 드리니 여기서 신청해 주세요. 
• 더이상은 클럽하우스에서 진행하지 않는다는 점, 유념 부탁드려요~ 

오늘은 서두가 길었습니다. 

  괜찮은 무언가를 보면 말이 많아집니다. 재밌으니까요. 그리고 이런 마음으로 만듭니다. 오늘은 국내외 아티클을 핵심만 추려 요약・정리해 드리는데요. 재밌으니 절로 신이 나서 글을 쓰게 되네요. 

  델타 월딩 역시 재밌었다면 혼자만 알지 말고, 주변의 가족・친구・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구독을 추천해 주세요. 외교안보가 어렵고 재미없다는 건 앞서 말했듯 편견입니다. 뇌가 활짝 열리는 경험! 잠재된 지적 욕망을 일깨워주세요. 

  그럼 토요일의 서핑 서머리~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라자팍사 전임 대통령에 이어

라닐 위크레메싱게 취임…

- 국민들은 그를 라자팍사 가문 꼭두각시로 인식

- 더 고무적인 인물 뽑지 않은 것, 부끄러운 일

지난 3월 초, 델타 월딩은 스리랑카 국가 부도 위기에 관한 비밀작전을 보내드렸습니다. 

  그로부터 4개월 뒤인 지난 7월 6일, 스리랑카는 국가가 파산에 이르렀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습니다.

*공식 사임은 7월 14일 

  국가파산 선언에서 새로운 대통령 선출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주였습니다. 무엇이든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는 건 한 순간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은 높지 않습니다. 

  스리랑카 민주사회주의공화국은 타밀족과의 26년 내전을 승리로 이끈 라사팍사 가문이 장기간 대통령 자리에 오르는 등 정치적 영향력이 컸는데요. 

스리랑카의 이런 상황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의회가 더 고무적인 인물을 (대통령으로) 뽑지 않은 건 부끄러운 일”이라 평합니다.

  한편 스리랑카는 채권자들로부터 ‘부채를 상환할 수 있다’는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인데요. 이코노미스트는 스리랑카가 IMF와 구제금융 협상에 착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아래와 같이 고강도 경제개혁 정책을 추진할 것을 제시합니다.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정치적 안정이 전제돼야 하는 만큼 시민사회 및 야당과 협력할 것도 주문합니다. 실제로 위크레메싱게는 야당 의원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했고, 의회에 설치한 감독위원회에 청소년 대표들의 참관을 허용했습니다. 

  

  전임 대통령이 물러났다고 끝이 아닙니다. 경제위기와 사회적 동요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한국 역시 1998년도에 IMF를 경험했기에 남의 일처럼 다가오지만은 않습니다. 스리랑카가 부디 잘 버텨내기를 바랍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이코노미스트 원문은 이곳에서 보실 수 있으며, 위크레메싱게는 개혁 청사진을 밝히는 인터뷰를 지난 8월 14일 이코노미스트와 가지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전문은 이곳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지난 비밀작전에서 아베의 인기 요인을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했습니다. 

  국제사회(주로 미국적 시각)에서 그가 중요하게 평가 받는 이유는 한 단어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제니퍼 린트 다트머스 대학 교수 역시 포린 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아베의 가장 두드러진 유산으로 외교정책을 꼽습니다. 

델타 월딩에서도 몇 번 소개했지만, 중국을 견제하는 목적으로 알려진 국가 협의체가 몇 있습니다. 안보는 쿼드, 경제는 최근까지 CPTPP인데요.

  두 개 그룹에 대해 흔히들 미국이 이끈다고 인식하지만, 실은 일본이 핵심 회원국입니다. 

  그리고 이를 주도한 게 아베 신조 전 총리였습니다.

  CPTPP도 마찬가지입니다. 트럼프 때문에 국제질서가 흔들리고 동맹국으로부터 신뢰를 잃었다고 판단하는 미국 내 정치인과 학자들로선 아베 신조는 ‘자유 질서의 새로운 지도자’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아베의 외교 범위가 미국에만 집중됐다고 오해해선 곤란합니다. 

  아베는 일본의 역대 어느 총리보다 폭넓은 외교 행보를 선보였는데요. 인도-태평양 안보정책에 인도는 물론 영국 또한 참여시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으며, 영국은 미국 이외 국가로서는 처음이었습니다. 일본 공군과 군사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중국을 견제하는 안보 정책을 펼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 유지에 엄청난 에너지를 쏟았습니다. 2017년 시진핑 주석과 회담을 가진 후 ‘새출발’을 선언하고 이듬해 10월, 베이징을 방문했습니다. 

다만 그의 외교정책이 국제주의자의 것은 아닙니다.

  그는 보수주의자로서 민족주의와 국가안보 목표를 강화했으며, 언론과 비평가들에겐 ‘극우’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거나 일본군 위안부 이슈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전시 잔혹행위를 감추면서 일본의 군사정권을 확대하는 정책은 너무 독한 조합이었으며 특히 한국과의 관계에서 역효과를 낳았습니다. 

  그럼에도 2015년엔 한국정부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종전 70주년 815 담화문에서 아래와 같은 메세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 “우리나라는 앞선 대전을 일으킨 것에 대해 반복해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했습니다. 이러한 역대 내각의 입장은 앞으로도 변함없습니다.” 
• “그 전쟁과 아무 관계가 없는 우리의 아이나 손자, 그리고 그 후 세대의 아이들에게 사과라는 숙명을 계속 짊어지도록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일본인은 세대를 넘어 과거의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과거를 계승하고 미래로 인도할 책임이 있습니다.” 
• “우리는 20세기에 전쟁 하의 많은 여성들의 존엄과 명예가 깊은 상처를 입은 과거를 계속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21세기야말로 여성의 인권이 손상되지 않는 세기가 될 수 있도록 세계를 선도하겠습니다.” 

제니퍼 린트 교수는 포린 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아베를 

  로 평가합니다. 다만 아베 없는 일본이 아베의 비전을 완전히 실현할 수 있을진 의문라고 말합니다. 

  중국과 국방력 경쟁을 펼치기 위해선 돈이 듭니다. 하지만 일본은 이미 막대한 부채를 껴안고 있으며, 장기화된 경제 침체에 직면한 상황에서 (후임 총리들이) 추가 지출을 늘릴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일본의 국방비*는 GDP의 1% 남짓인데요. 미일동맹 강화에 힘을 쏟는 이유도 국방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화헌법> 개정을 반대하는 국민 여론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일본국민들은 점점 더 국내문제에 몰두함에 따라 중국이 지배하는 아시아를 그냥 내버려 두도록 선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베의 죽음과 삶에 대한 대부분의 보도는 그를 “극단화”된 인물로 묘사합니다. 자유주의자들은 요시다 독트린을 지키길 바라지만 보수주의자들은 군사력을 확충하려는 아베의 노력에 박수를 노냅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아베가 비전을 가진 지도자였으며, 일본이 비극적 손실을 입었음을 인정합니다. 

  제니퍼 린트 교수가 포린 어페어스에 기고한 전문은 이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델타 월딩 최근 서베이 참여!> 

🇯🇵 <평화헌법> 개정, 통과될까? 

🌏 NATO 초대장, 국익일까? 

🇹🇷 내가 핀란드 대통령이라면 터키와 협상할 것인가? 

• 조선(북한), 도대체 뭘 원하나?  
• 9/4(일) 저녁 8시, 줌 
• 서호 전 통일부 차관 

• 중국 MZ세대는 일당독재를 진심으로 지지하나?  
• 9/18(일) 저녁 8시, 줌 
• 박민희 한겨레신문 기자・<중국 딜레마>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