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레터도 AS가 되나요?

2021. 5. 3.

🌏⛵️ 뉴스레터도 AS가 되나요?

"경계가 사라지면 새로운 우주가 펼쳐집니다"

안녕하세요! 비밀요원님에게 보내는 아홉 번째 m&m 입니다. 🧚🏼🧚‍♀️🧚🏿‍♂️ 델타 월딩(∆worlding) 을 만드는 크리에이티브 그룹 건강한 에너지(GUN・E) 를 대표해 별샛별이 인사드립니다. 오늘은 아래 사진을 함께 나누고 싶어요.

네! 접니다. 그런데 웬 군복이냐구요? 저는 2017년부터 2년이 조금 안 되게 '여성예비군'이라는 걸 했습니다. 군에서 장교・부사관으로 복무했던 여성이 참여하는 '여군예비군'과 달리 '여성예비군'은 자원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편입될 수 있는데요. 제가 자원한 이유는 안보의식이 투철하거나 군에 대한 로망이 있어선 아니었습니다.

국회 국방위에서 근무하는데 군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게 한계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군에도 다녀 오지 않는 여성"이라는 말도 듣기 싫었습니다. 정당한 사유를 들어 국방부에 요청하면 군 부대 시찰은 할 수 있지만 최소 대령 이상의 지휘관이 우루루 나와 레드카펫을 깔아주는 게 영 편하지 않았습니다.

'여성예비군'을 한다고 군에서 일어나는 일을 속속들이 아는 건 한계가 있으며 무엇보다 날실과 씨줄로 뒤엉켜 있는 감정선을 온전히 이해하기엔 역부족입니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인정하고, 대신 잘 하는 것에 집중해야겠지요. 다만 여성예비군을 포함해 국회에서의 경험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가 변했다고 할까요?

당위(이상)와 현실 어느 것도 간과해선 안 되며 충돌하는 가치 사이에서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면 우선은 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델타 월딩이 만들어진 이유이자 추구하는 미션이기도 합니다. 의제를 형성하고, 다양한 관점을 함께 들여다 본 후 대화를 통해 차이를 좁히는 과정을 거쳐 보자는 겁니다.

다만 뉴스레터는 매체 특성 상 '일방의 전달'일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 자료를 통해 한국의 여론 지형을 입체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럼에도 뉴스레터를 발송할 때마다 부족한 게 없었는지 아쉬움이 들곤 하는데요. 그래서였습니다. 델타 월딩은 매주 일요일 오후 3시, 클럽하우스에서 Sunday Seesaw 라는 외교안보 포럼을 진행합니다.

어제의 Sunday Seesaw 는 평소보다 더 뜨거운 이슈를 다뤘습니다. '여성 군 복무'는 (본질과 관계 없이) 젠더 이슈와 중첩되며 사회 갈등의 한 축이 되어 버렸고, '에너지・기후・환경'은 한국의 산업 구조를 근본에서부터 점검케 하며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두 시간 남짓으로 마무리되는 포럼이지만 어제는 '본방송'만 3시간 30분에 '뒷풀이방'이 2시간 15분, 총 5시간 45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진행자로서 상당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포럼을 진행한 건 '일본군 위안부 협상' 이후로 처음인데요. 이런 생각이기도 했습니다.

"뉴스레터의 AS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할까?"

스마트폰이나 스니커즈처럼 제품을 환불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수신거부도 한 방법이겠지만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Sunday Seesaw 를 통해 비밀요원님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입니다.

마침 어제로서 델타 월딩(∆worlding) 이 시작한 지 딱 두 달이기도 했습니다. 한 통의 웰컴 메일과 스물 한 통의 뉴스레터, 아홉 통의 m&m, 한 통의 초대장으로 총32통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클럽하우스에선 여덟 번의 Sunday Seesaw 포럼을 진행했습니다. 즉, 1.5일에 한 번 꼴로 델타 월딩 비밀요원님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런 기반도 없이 아이디어와 미션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델타 월딩과 함께 호흡하는 비밀요원님 덕분입니다. 이에 보답하고자 어제는 더 오랜 시간 포럼을 이어갔는데요. 다만 아쉬운 건 모든 비밀요원님이 클럽하우스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겁니다.(참고. 5월 내로 안드로이드 버전도 공개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초대장이 무려 1000장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요청드리고자 합니다. AS 관점에서 델타 월딩을 이용하며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바라는 점 등을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뤘으면 하는 이슈를 개진해 주셔도 좋습니다. 올림픽・패럴림픽도, 일본군 위안부 협상도, 기후변화도 사실 비밀요원님들과 소통 가운데서 만들어진 겁니다.

<델타 월딩> AS 요청 ♻️

델타 월딩(∆worlding) 두 달을 맞이해 오늘은 건강한 에너지 팀원들의 Sunday Seesaw 후기를 공유합니다. 델타 월딩 차원으로 Sunday Seesaw 후기를 잘 정리해 공유드려야 하는데 이리저리 시간에 쫓기다 보니 한 달 여 간 지연되고 있네요. Sunday Seesaw 에서 오고 간 대화는 가급적 빠르게 정리해 공유할 것을 약속드리며 뉴스레터를 만들고 Sunday Seesaw 를 진행하는 델타 월딩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의 생생한 후기로 현장의 열기를 전달해 드리고자 합니다.

👽 세레니디피티

저는 '여성 군 복무제' 논란을 처음 들었을 땐 당위적인 측면에서 여성도 공평하게 국방의 의무를 책임져야 마땅하지 않나 생각했어요. 젠더 이슈로 인식했던 거죠. 또한 살상이나 파괴를 기반으로 한 국방보다는 평화유지 연구로의 전환 같은 걸 고민할 수 없는지 생각하는 쪽이었어요.

그런데 이번 뉴스레터를 준비하고 Sunday Seesaw 에서 다양한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과연 내가 군대라는 곳에서 총을 잡고 군사 훈련을 받는 걸 제대로 상상이라도 해봤냐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인구구조의 문제, 세금의 문제, 처우의 문제 등 구체적이면서 현실적인 토픽에 단 한 번도 질문을 던져보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즉, 막연한 데다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여겼던 이슈에 당사자성이 부여 되면서 '여성 군 복무제' 논의가 온라인에서 오고 가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지평으로 읽히기 시작한 거죠.

딱 떨어지는 해법을 손에 쥐게 된 건 아니지만 인식의 전환이 이뤄졌다는 점만으로도 상당히 설레는 한 주였어요. 나아가 갈등의 골이 깊어만 가는 현 시대에서 의제를 던지고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면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는 토대가 마련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됐습니다.

델타 월딩을 만드는 사람이지만 저 또한 델타 월딩을 통해 매일 세계가 확장되고 있어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의견을 들으면서 이전에는 해보지 않았던 생각을 넓고 깊게 해보는 기회를 얻게 되는 거죠. 그래서 저에게도 작지만 이런 변화가 온 것 같네요.

저처럼 외교안보 분야를 잘 모른다고 주눅 들어 있다면 걱정하지 마세요. 매주 일요일 오후 3시, 클럽하우스에 오셔서 안전한 놀이터에서 신나게 시소를 타는 것처럼 의견도 들어보고 모르는 부분은 새롭게 알아갈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저희 델타 월딩은 비밀요원님이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열기 위해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고민을 더하겠습니다.

🎱 핑크쵸코

Sunday Seesaw 를 할 때마다 늘 배우고 귀 담아듣는 자세로 임해요. 정말 많은 분들이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관점이나 의견, 대안 등을 던져 주기도 해요. 국내・국제 문제 등 현안에 관심을 갖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분들이 이토록 많다는 사실에 매번 놀라고 있어요.

어제 Sunday Seesaw에서도 그랬어요. 여성징병제나 모병제를 얘기하기 앞서 진짜 군에서 개선되어야 할 사안이라든지,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막을 수 없는 일이라면 한국이 외교적 접근을 통해 실리를 취할 수 있는 방법 등 다채로운 의견이 오고 갔어요. 비판적이되 비난하지 않는 발언을 통해 모두 안전하고 건전하게 논의를 이어갈 수 있었어요.

저는 화요일 Tea Talk 에서 다뤘던 '여성 군 복무제' 의제에 특히 더 집중했는데요. 군 운영과 예산의 효율성 문제로 인해 여성의 입대는 아직 논의할 시기가 아니며 오히려 군 장병 처우 개선과 운영 효율 증대가 먼저 실행되어야 한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어요. 평소 여성의 군 입대에 대해 동의하고 지인과 의견도 여러 차례 나눴던 지라 이런 논의를 다양한 사람과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느끼며 귀 기울여 들었어요.

다만 아쉬웠던 점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는 거에요. '여성 군 복무제'가 젠더 이슈는 아니지만 군・안보 담론은 남성들만의 영역은 아니니까요. 현재 온라인에서 불거지는 논쟁이 왜곡되고 과장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젠더 이슈가 겹쳐져 있기도 해요. 여성 군인들이 겪는 성차별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에요. 그래서 여성들이 이러한 담론에서 배제되지 않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기회가 된다면 다음 Sunday Seesaw 에서는 이런 부분까지 함께 다룰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한편, Sunday Seesaw 를 진행할 때마다 전문가와 비전문가가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논의의 장이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껴요. 차이를 좁힌다는 건 머리 속에서 상상으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말을 하고 들으며 각자가 전문 지식과 경험 등이 더 많이 공유되고 구체적으로 논의를 개진해 갈 때라야 합리적인 해결책이 제시될 수 있을 거에요.

모두가 외교・안보를 놀이처럼 편하게 얘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휘리릭~ 저는 내일 뉴스레터를 만들러 가볼게요. 안녕!

🎨 공삼

기후변화라는 의제는 저에게 여러 이유로 어려웠어요. 원고를 쓰기 위해 공부를 하는데 자료는 방대한 데다 갈피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몰라 어려웠어요. 비밀요원님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가장 좋을지 몰라 또 역시 어려웠어요. 그래서 원칙을 정했어요. 두 가지를 지양하는데, 기후변화 의제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도덕이나 윤리의 영역으로 끌고 와 죄책감을 부여하는 건 어느 것도 하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고백하자면 저는 순간의 편리함에 이끌려서든 구조적 모순에 의해서든 쓰레기를 만들어내요. 일회용 플라스틱컵에 커피를 마시는 일이 많아요. 장바구니를 챙겨가도 이미 일회용 플라스틱에 포장되어 있죠. 환경을 아낀다고 산 텀블러, 장바구니 등도 따지고 보면 공장에서 탄소를 배출해 가며 만들어낸 상품이죠. 동시에 거대한 쓰레기더미와 녹아 내리는 빙하, 터전을 잃어버린 야생동물이 떠오르면서 거대한 악행에 일조한 거 같아 죄책감을 느끼곤 했어요.

결론은 지나친 냉소와 죄책감은 답이 아니라는 거에요. 델타 월딩만의 의제 분류법을 만들면서 개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대로 하되 기업, 국가 그리고 국제사회에 요구해야 하는 일들은 그것대로 요구해야 한다는 저만의 타협점을 찾았어요. '파리기후협정'에서도 강조하는 목표는 이산화탄소를 무조건 없애는 게 아니라 2도씨만큼만 상승시키자는 거에요. 동시에 변화하는 지구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을 모색하자고 말해요.

지난 목요일 Deep Dive “저희도 몰라서 정리했어요~”는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온 제목이에요. 아직도 모르는 게 너무 많아요. 개인 차원에서부터 지구 단위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함께 공부하고 고민했으면 해요. 나누고 싶은 일상에서의 팁이나 아티클이 있으면 언제든지 많이 공유해 주세요 :)

<델타 월딩> AS 요청 ♻️

거듭 드리는 말씀이지만 뉴스레터든 Sunday Seesaw든 비밀요원님들과 여러 공간에서 대화를 나눌 때마다 '당위와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태도'의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나쓰메 소세키의 <풀베개>를 나누려고 합니다. '이지에 치우치면 모가 난다'라는 문장을 욀 때마다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집니다.

어느덧 점심 시간이 다 되었네요. 점심 맛있게 드시고, 다루길 원하는 이슈가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제안주세요. Sunday Seesaw 에서 만나고 싶은 분이 있다면 말씀주세요. 지구 일곱 바퀴 반을 돌아서라도 확인해 비밀작전으로 만들어 보여 드릴게요! 추천 리스트 릴레이 공유도, 콜라보레이션 제의도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매주 화목토 오전 11시 30분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2021년 5월 3일 월요일

크리에이티브 그룹 건강한 에너지(GUN・E)

공삼・별샛별・세레니디피티・핑크쵸코

"이지에 치우치면 모가 난다. 감정에 말려들면 낙오하게 된다. 고집을 부리면 외로워진다. 아무튼 인간 세상은 살기 어렵다. 세상에 살게 된 지 이십 년이 지나서야 이 세상이 사는 보람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십 오 년이 지나서야 명암은 겉과 속처럼 별이 드는 곳에는 반드시 그늘이 드리운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른이 된 지금에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기쁨이 깊을 때 우수 또한 깊고 즐거움이 클수록 괴로움도 크다. 이것을 따로 분리하고자 하면 처신을 할 수 없다. 정리하려고 하면 세상살이가 되지 않는다. 돈은 소중하다. 소중한 것이 많으면 잠자는 동안에도 걱정이 될 것이다. 사랑은 기쁘다. 기쁜 사랑이 쌓이면 사랑하지 않던 옛날이 오히려 그리워질 것이다.”

- 나쓰메 소세키, <풀베개>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