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습니다. “언제 밥 한 번 먹자”라든지 “못 본 사이에 너 왜 이렇게 예뻐졌니?” 혹은 “정말 좋은 일 하시네요. 응원해요~”같은 빈말이요.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말하고 잊었습니다만 얼마 뒤 또 연락이 옵니다. 계획이 확정되면 안내문을 보내겠답니다. 응? 뭐지? 진짠가? 정말? 공짜 해외여행 개꿀~

, 이라는 생각도 잠시. 

“예전에 델타 월딩이라는 뉴스레터가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안 보이더라구요. 후원을 독려하는 메일을 몇 차례 보내더니 결국 위기를 넘기지 못했나 봐요. 읽을 만한 글들이 많고 흥미로운 활동도 꽤 했는데 사라져서 아쉬워요. 세상이 참 각박하단 말이죠. 물론 저도 후원은 하지 않았습니다.”

, 라고 회고하기보다

“델타 월딩? 내가 살렸어. 내가 원래 남일에 무심하고 후원도 안 하는데 사라지면 아쉬울 것 같더라고. 거긴 리서치도 빡세게 하고 소개하는 책이나 밑줄 달려 오는 하이퍼 링크만 읽어도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알 수 있어 좋았어. 큰 돈은 아니지만 아무튼 내가 좀 보탰어.”

최근에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과외앱을 통해 만난 낯 모를 동년배를 살해한 일인데요. 그가 살인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언론을 통해 주어진 정보만으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의 심층 조사를 거쳐 원인을 밝혀내고 이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겠죠.

  다만 눈에 밟히는 워딩이 있습니다. ‘고립’

  고립된 이들이라고 모두가 타인을 살해하진 않습니다. 사교성이 좋다고 사람을 죽이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타고난 기질이라는 걸 무시할 수만은 없습니다. 그러나 잠재력이라고 하죠. 같은 사람이라도 어떤 환경에 처하느냐에 따라 특정 기질이 극대화되거나 혹은 억제됩니다.

  델타 월딩이 추구하는 가치는 여기에 있습니다. 사람과 세계를 연결하는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한 사람에게 잠재된 무한한 가능성을 긍정적 방향으로 이끌어냅니다

  전문가를 초청해 담론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온・오프를 통해 교류하는 비밀요원의 수도 백여명이 넘습니다. 전공도, 하는 일도, 연령과 거주지도 제각각입니다. 편견이 깨지고 시야가 넓어집니다.

  그러나 무릉도원-유토피아는 아닙니다. 이곳도 사람 사는 곳, 갈등과 분쟁이 없을 리 없는데요. <갈등디자인>을 이끄는 이강원 씽킹파트너는 이렇게 말합니다.

“갈등은 우연(진리)을 만들어내는 무질서. 붕괴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