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세 남성, 10명 중 6명이 증발한 시대의 군대

2022.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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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최적화

🇰🇵 북한에 대해 일반시민으로서 굉장히 헷갈리는 내용을

너무 정확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 주셔서, 이제야 이해가 잘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관심과 배경지식이 제로인 사람이

어렵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쭉 따라가면서 읽기에 막힘이 없고 이해도 잘 돼서 넘 좋았어요.

👉🏼 통일부 폐지 이슈에 별로 관심 없었어요.

왜 폐지하자는 건지도 몰랐구요. 그런데 오늘 비밀작전을 통해 정확히 알게 됐어요. 북한이탈주민 지원 사업 예산이 더 크다는 것도 처음 알았구요.
그래서 통일부를 폐지하면 통일이 문제가 아니라 북한이탈주민 지원 사업은 어떻게 되는 거지? 그런 부분에 더 관심이 가더라구요.
북한이 독립국가인가 아닌가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를 인식하고 북한을 대하느냐 아니냐, 이게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구요.
자칫 어려워 보일 수 있는 내용이지만 중학생도 읽을 만큼 쉬울 수 있다는 거에 또 한 번 감탄! 정말 사랑해요. 델타 월딩 👍❤️

👉🏽 초등학교 6학년 때 금강산을 다녀왔어요.

그래서 북측, 남측 표현 쓰는 건 알고 있었어요. 이쪽 전공은 아니지만 평소에 관심이 많고 익숙하게 들어온 이슈라 주제 자체도 신선하진 않았어요.
그러나 이토록 깔끔하고 친절하고 세세하고 쉽게 정리가 잘 된 글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정말 유용했어요.
토론회를 나가거나 이런 이슈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 이거 하나만 줘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제가 익숙하다고 남들도 잘 아는 건 아니거든요.
북한이 싫고 짜증나고 혐오하는 감정과 달리 법률적인 문제나 실질적인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 많지 않다는 인상을 평소에 받기도 해요.
그래서 델타 월딩이 이런 내용을 다뤄준 게 정말 적절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북한 문제는 한 두 번 얘기하고 끝날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니까요.
시리즈로 이런 글을 계속 써서 책으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토론회 자료로 쓰기에 이보다 좋은 글이 있을까? 싶어요. 단행본 형태로 나온다면 저는 반드시 구매할 거에요.

안녕하세요, 비밀요원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크리에이티브 그룹 건강한 에너지에서 무려 탐정(!)을 맡고 있는 🔍갤갤이라고 해요.

오늘은 🎨 공삼을 대신해 인사드려요. 보건소에선 음성으로 판정했지만 코로나로 염려될 정도로 꽤 아팠거든요. 그래서 다 나을 때까지 무조건 쉬기로 했어요. 코로나와 한파 때문에 많이들 지치고 힘든 때에 비밀요원님도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랄게요.

지난 비밀작전 <어쩔통일부, 폐지?!>를 비밀요원님은 어떻게 보셨나요? 이유 불문 통일부 무용론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었고, 통일부 폐지 이슈가 잘 정리되어 있어 좋았다는 분들도 있었어요. 제겐 조선(북한)과 통일부 이슈는 익숙한 듯하면서도 늘 새롭게 다가오는 문제였고요.

오늘 만나보실 비밀작전도 그래요. 익숙하면서도 낯설고, “방 안의 흰 코끼리(white elephant in the room)”처럼 난감한 그런 주제인 데요. 바로 징병제 이슈에요. 델타 월딩 5대 어젠다일 만큼 한국사회에서 아주 중요한 화두죠. 그럼 목요일의 Deep Dive, 시작할게요!

징병제-모병제 이슈, 왜 중요한가?
해결을 방해하는 요소와 질문들

1. 징병제-모병제 이슈, 왜 중요한가?

↑ KBS 더라이브 <모병제, 남녀평등복무> w/김성회, 이준석 (’21.04.19.)

3월 9일 대선을 앞두고 모병제-여성징병제가 한국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남성들의 의무복무를 둘러싼 찬반 토론은 한 두 해 일이 아닙니다. 다만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된 경향이 있었지만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사회적 과제가 된 건 인구구조의 변화 때문입니다.

2020년 기준으로 군 병력이 55.5만 명입니다. 간부(장교・부사관 등 직업군인)를 제외하고 의무적으로 군에 가는 병사가 35만 명 가량인데요.

문제는 20세 남성 인구가 2020년엔 33만 명이었지만 2025년 23만 명, 2040년엔 13.5만 명에 그칩니다. 20년 동안 20세 남성 인구 20여만 명이 증발하는 것입니다.

즉, 병사로 징병 가능한 남성 인구가 60% 이상 감소함에 따라 군이 원활히 작동하기 어려워지고, 안보 공백이 발생합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현행의 군 구조를 바꿔야 하는 거죠.

논의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나뉩니다.

<군 병역제도, 이렇게 바꿔요>

군 복무가 일방의 희생이 돼선 안 되며 AI 등 첨단기술이 발달한 만큼 전체 군 병력을 35±𝛂만 명 선으로 줄이고 자발적 선택인 모병제로 전환
북측이 핵・미사일 시험을 이어가며 한반도의 위협 요인으로 남아 있는 만큼 여성도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하고 지금처럼 50만 명 선 유지
사회적 합의와 예산 등을 고려할 때 완전한 모병제든 여성징병제든 모두 비현실적인 만큼 35±𝛂만 명 규모의 징병제+모병제 혼합형으로 전환

델타 월딩에서도 여러 차례 군 복무제 이슈를 다뤘었죠. 관련 비밀작전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성 군 복무, 뭣이 중헌디? (’21.04.27.)
Sunday Seesaw 후기 (’21.05.03.)
BTS 군 면제와 D.P. (’21.09.09.)
Sunday Seesaw 후기 (’21.09.20.)
외교안보 2021 adieu PART3. (’21.12.11.)

현재 한국사회는 군 복무제를 둘러싸고 완전한 모병제와 여성징병제, 혼합형 모병제가 평행선을 달리는 양상입니다만 앞서도 말했듯이 반목을 반복하기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 KIDA <2022 국방정책 환경 전망 및 과제>(’21.12.23.)

그래프에서 보다시피 인구구조에 두 차례의 웨이브가 있습니다. 바로 지금과 2035년입니다.

현재 국방부는 2025년까지 이어질 1차 웨이브를 대비해 군무원과 민간인력을 확충하고 여성 간부 비율을 늘리고 예비군 등을 활용해 부족한 군 병력을 보충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기존에 병사가 하던 업무를 다른 인력으로 ‘대체’하며 50만 명 선으로 군을 유지하는 겁니다.

몇 해 전부터 군무원 채용이 증가했다는 걸 체감하실 텐데요. 바로 이때문입니다. 과거엔 PX병이 있었지만 지금은 민간 편의점이 입점합니다. 지난 해에 화제를 모았던 넷플릭스 드라마 <D.P.>를 기억하실 겁니다. 탈영병을 쫓던 D.P.병도 이제는 부사관으로 바뀝니다.

즉, 전투와 관련한 필수보직을 제외하곤 간부나 군무원, 민간인력 등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35년에 닥쳐올 2차 웨이브는 이러한 방식으론 유지하는데 한계가 뒤따릅니다. 20세 남성 10명 중 6명이 증발함에 따라 2030년대 중반부터는 전체 군 규모를 35±𝛂만 명* 수준으로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인데요.

*35±𝛂만 명 = 간부 (20±𝛃)만 명 + 병사 (15±𝛄)만 명

*병 복무기간: 12개월/30만 명, 18개월/35만 명, 25개월/40만 명

간부를 더 뽑아서 50만 명을 유지하면 되지 않냐구요?

20세 남성이 20만 명 가량 줄어들면서 간부에 지원할 생물학적 남성도 부족한 건 매한가지입니다.
직업군인에의 선호도가 계속해서 떨어지는 사회적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우수 장교와 부사관을 확보하는 게 지난 10년 간 한국군의 최대 과제 중 하나였습니다.

여성이 군에 가면 50만 명이 유지된다구요?

델타 월딩은 병력 부족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성평등 관점에서라도 여성의 군 복무를 다양한 형태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뒤에서 정리하겠지만 ‘여성 자원의 효율적 활용’ 측면에서 논의가 여러 갈래로 갈리고 있어 O/X로 구분짓기엔 어려움이 뒤따릅니다.

한편 군 규모가 50만 명에서 35±𝛂만 명으로 줄어드는 건 단순히 숫자가 바뀌는 게 아닙니다.

부대구조, 지휘구조 및 편제 등은 물론 군 복무기간, 급여・연금, 예비군 등 다양한 부문에서 새로운 개념과 운용체제를 재설계해야 합니다.
기존 제도와 충돌할 가능성을 검토하는 등 과도기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간도 충분히 필요합니다.

즉, 지금으로부터 13년 뒤인 2035년 경에 발발할 2차 웨이브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2~3년이 분기점입니다. 특히 2010년대 이후로 2세를 만들었거나 계획이 있는 분들에겐 피할 수 없는 나의 일입니다.

쉽게 말해 비밀요원님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35±𝛂만 명 수준의 모병제로 갈 것이냐
50만 명을 유지하기 위해 여성징병제를 채택할 것이냐
35±𝛂만 명 규모의 징병제+모병제 혼합형으로 갈 것이냐!

2. 해결을 방해하는 요소와 질문들

델타 월딩은 이를 공론화하기 위해 몇 차례 비밀작전을 발행했습니다만 메일함을 타고 어떤 묵직한 기운이 전달됩니다.

“음… 중요하다는 건 알겠지만, 왜 문제라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지금처럼 하면 안 되나요?”

군을 경험하지 않은 이들은 징병제나 모병제 같은 단어조차 버겁습니다. 군에 다녀온 이들은 당시의 경험이 복합적으로 뒤엉키며 굳이 관심을 쏟고 싶지 않아 합니다. 그래서 여전히 ‘그사세’로 남아 있는데요.

사실 어려운 이야기인 것도 맞습니다.

군 복무제를 모병제 혹은 여성징병제로 바꿔야 한다는 논의엔 인구구조 변화 외에도 두 가지 쟁점이 함께 뒤엉켜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다음입니다.

징병제의 사회적 정당성이 약화
조선(북한)이라는 존재의 모호성

🤔 군대는 사회적 손실!

앞서 2035년 이후로 20세 남성이 급감함에 따라 50만 명에서 35±𝛂만 명으로 군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군 규모가 줄어든다는 이유만으로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병역제도까지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처럼 남성들만 의무적으로 군에 가도 35±𝛂만 명은 유지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군 복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증가하면서 강제로 끌려가는 징병제가 아니라 가고 싶은 사람이 가는 모병제로 바꿔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군 복무기간 및 대학 휴학 기간까지 포함해 가장 꽃다울 20대에 2.5년이 사라지는 만큼 이에 대한 개선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원치 않는 군 복무로 인해 제대 후에도 겪어야 할 개인의 트라우마는 물론 숙련되지 않은 병사들로 군대를 유지하는 건 사회적 손실이기도 합니다.

실제 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갤럽이 지난 해에 성인남여를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군 생활이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물음에

2003년, 84% → 2021년, 68%

로 16%p 가량 떨어집니다. 게다가 세대 별 인식차도 상당히 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20대) 남성 49%, 여성 63%
(30대) 남성 70%, 여성 59%
(40대) 남성 63%, 여성 56%
(50대) 남성 74%, 여성 76%
(60대) 남성 84%, 여성 73%

남성 기준으로 연령이 높아질 수록 군 생활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전역 후 40여 년이 지난 60대 남성은 84%에 이르는 데요. 대학 진학률이 낮았던 그 시절엔 군대가 사회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학은 물론 다양한 매체가 이를 대체하고 있기에 군 조직의 교육적 효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즉, 징병제를 긍정적으로 기억하는 윗세대 남성과 손실이라고 판단하는 젊은 세대 남성 간의 인식차로 인해 건설적인 논의로 이어지기 힘듭니다.

“사내 새끼가 그런 것도 하나 못 참고 말이야.”

상당히 폭력적인 어휘죠. 남성이든 여성이든 힘든 건 매한가지입니다.

🇰🇵 그런데 조선(북한)은 어쩌고?

논의를 또 한 번 꼬이게 만드는 건 바로 조선(북한)이라는 존재의 모호성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북측 위협을 인식하는 수준에 따라 의견이 나뉘는 데요. 냉전기에는 체제 경쟁도 있었고, 남파 간첩이 존재키도 했습니다. 청와대 바로 뒷산인 북악산엔 김신조 등이 침투하거나 강릉에선 잠수함이 발견되기도 했죠.

또한 이 자리를 빌려 두 차례의 연평해전과 천안함 침몰 등으로 영면에 이른 전사자들에게 깊은 추모의 마음을 바치며 머리 숙여 명복을 빕니다.

다만 포인트는 분단 체제나 국가 전체를 위기와 혼란에 빠트릴 만큼의 분쟁은 없었다는 겁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7・4 남북공동성명서>(1972)를 시작으로 <남북기본합의서>(1991), <6・15남북공동선언>(2000),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2007), <판문점 선언>(2018), <9월 평양공동선언>(2018)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긴장 상태를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 등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약속이 파기되기도 했습니다. 북측은 여섯 차례의 핵실험을 당행한데 이어 2020년에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사건도 있었죠. 지난 1월에만 미사일 발사시험을 일곱 번이나 했습니다.

쉽게 말해 국가안보를 뒤흔들 만큼의 치명적인 충돌은 없지만 위협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태라는 점 때문에 35±𝛂만 명이 과연 적절한 숫자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들의 주장은 명료합니다.

여성도 징병제를 하면 50만 명이 유지될 수 있다!

🙋🏻 여성들도 의견이 제각각

모병제-징병제에 대해 흥미로운 조사를 발견했습니다.

지난 2019년입니다. 여성정책연구원에서 성인남여 2천여 명을 대상으로 병역제도 개선에 대해 설문한 것인데요.

징병제가 남성차별이다라는 주장에 여성 51.8%, 남성 67.5% 동의
모병제 도입에 대해 여성 81.0%, 남성 79.2% 찬성
여성도 군대를 가야하냐는 물음에 여성 53.7%, 남성 67.5% 동의
여성은 남성과 동일한 방식으로 의무복무가 어렵다는 항목에 대해 여성 82.8%, 남성 69.3% 동의

즉, 국민의 1/2 이상이 징병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다섯 명 중 네 명이 모병제 도입을 찬성합니다. 여성이 군대에 가야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여성의 1/2, 남성의 2/3이 동의합니다. 여성의 복무형태에 대해서도 남성과 동일한 방식은 어렵다고 답한 비율이 2/3 을 넘습니다.

다만 여성의 구체적인 복무형태에 대해선 동일 성별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 여성의 군 복무형태?

(여성) 사회복무제 34.0%, 현재와 같은 방식 25.6%, 남성과 동일한 복무 20.5%, 단기간의 군사훈련 18.6%
(남성) 사회복무제 36.5%, 남성과 동일한 복무 29.2%, 현재와 같은 방식 18.2%, 단기간의 군사훈련 16.1%

여성의 군 복무형태에 대해 남여 모두 사회복무제를 선호합니다.

그러나 재미있는 건 2순위 아래 답변들의 비율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현재와 같은 방식(남성징병제)이든, 여성과 남성이 동일하게 복무하든, 단기간의 군사훈련이든 다섯 명 중 한 명 꼴로 비슷한 비율로 선호하고 있습니다.

즉, 여성의 복무형태에 대해선 여성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기에 일률적으로 하나의 방식을 강제하기 어렵습니다.

비밀작전을 제작하기 위해 가진 2030 여성들과의 인터뷰에서도 이러한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성의 신체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남성과 동등한 형태로 복무하는 걸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반면에
여성이 사무보조로만 배치된다면 국방의 의무를 다하면서도 “내가 내 가족과 내 나라를 지켰다”라는 자부심을 남성들처럼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복무형태에 있어 남성과 차별이 없기를 바란다는 요구도 있었습니다.

모병제냐 여성징병제냐에 앞서 여성의 복무형태에 대한 논의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 데요. 다만 20대만을 대상으로 하면, 성별 간 선호도가 크게 갈립니다.

(20대 여성) 현재와 같은 방식 33.3%, 사회복무제 27.0%, 단기간의 군사훈련 18.6%, 남성과 동일한 복무 16.2%
(20대 남성) 남성과 동일한 복무 45.8%, 단기간의 군사훈련 22.3%, 사회복무제 21.1%, 현재와 같은 방식 10.8%

사회복무제는 2위, 3위로 떨어지는 반면 1위에 있어 20대 여성은 현재처럼 남성징병제를, 20대 남성은 압도적으로 남여 모두 동일하게 군 복무를 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KIDA에서 군 미필자인 18~20세 남여 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여성은 현재와 같은 방식(36%)을, 남성은 남성과 동일한 방식(41%)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군 복무제가 바뀌더라도 실제 적용되는 건 2030년대 이후입니다만 여성의 군 복무형태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만큼 한 가지 방식을 강제하는 게 되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애당초 모병제 논의는 의무적으로 징병하는 방식에 대한 비판과 ‘군에 가고 싶은 사람’이 가는 군대를 만들자는 데서 시작됐으니까요.

🤖 AI 시대의 군대란?

지금까지 논의에 사실 한 가지가 빠졌습니다. 바로 첨단무기 도입입니다.

육군 보병 숫자가 군사력의 척도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첨단 레이더를 동원한 방공망이라든지 스텔스 전투기, 심지어 미사일을 막는 미사일(KAMD)까지 등장합니다. 머리 숫자만으로 군사력을 평가하는 건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입니다.

앞서까지 35±𝛂만 명이라고 했지만 작전개념에 따라 첨단무기를 어느 만큼 도입하고,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그 규모는 더욱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다만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하나는 첨단 무기를 도입하더라도 이를 관리하는 인력은 필요하다는 겁니다. 즉, 군에 첨단기술이 도입되더라도 군대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습니다. 다만 모든 인력이 군인일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북측과의 긴장 상태가 한층 완화된다면 다른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북측이 아니더라도 부국강병이라는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다하기 위해 최소 병력은 갖춰져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따라서 필요 인력을 추산하기 위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설계해야 합니다. 전투를 직접 수행하는 인력은 반드시 군인이어야 하지만, 전투능력을 향상시키거나 전투임무를 지원하는 보직은 군무원이나 국방부 공무원 등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즉, 반드시 군인인 보직과 아니어도 되는 보직을 재산출해야 하는 데요.

국방개혁이라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네! 이번 주 일요일 오후 3시, 클럽하우스에서 진행하는 Sunday Seesaw 주제가 국방개혁이죠. 바로 이런 걸 하는 게 국방개혁인 데요. 자세한 얘기는 Sunday Seesaw 에서 만나 나누도록 할게요!

🪖 징병제와 모병제를 혼합한다고?

다만, 모병제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완전한 모병제로 전환할 때 군 병력이 어느 만큼 충원될 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모병제를 운영하는 미국은 2018년 기준, 20세 남성의 6.7%가 병으로 지원했고 영국은 3.2%였답니다. 이를 바탕으로 KIDA에서 계산했더니 2040년 기준입니다. 20세 남성의 5~7%, 여성은 25%가 병 혹은 부사관으로 지원해 상비군 규모가 10~2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답니다.

50만 명에서 35만여 명으로 줄어드는 데에도 사회적 저항이 뒤따르는데 10~20만 명이면 첨단무기가 뒷받침되더라도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첨단무기로 운용되는 군대를 경험이 많지 않기에 상상도 쉽지 않은 거죠.

그래서 현재 가장 우세한 의견은 징병제와 모병제를 혼합하는 방안입니다. 단, 징병제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높은 만큼 의무복무 기간은 현행 18개월에서 6~12개월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짧은 기간이더라도 징병제를 하면 후일 예비군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향성은 2022 대통령 선거 후보들의 공약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네 개의 원내정당 후보 중 유일하게 윤석열 후보만 징병제-모병제 이슈에 대한 공약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만, 다른 세 후보의 공약*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료 정리: 참여연대(’22.02.16.)

<군 병역제도, 대선 후보 별 공약>

이재명(민주당)

(병역제도) 징병제+모병제 혼합
(병력규모) 40만 명 (간부 25.2만 명 + 병 14.8만 명)
(복무기간)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조정
(여성복무) 여군 간부 비율 확대

윤석열(국민의힘)

없음.

심상정(정의당)

(병역제도) 2030년대 완전 모병제로 단계적 전환
(병력규모) 30만 명 (간부 15만 명 + 모병 전문병사 15만 명)
(복무기간) 징병제 혼합 시 12개월
(여성복무) 간부+전문병사에서 여군 비율 확대

안철수(국민의당)

(병역제도) 징병제+모병제 혼합
(병력규모) 45만 명 (병력 50%를 전문 부사관으로 단계적 확대)
(복무기간) 현행 18개월 유지
(여성복무) 특정 성 할당 방식보다는 종합적 평가 통한 임명

😱 논의를 방해하는 요소들

오늘의 비밀작전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2035년 이후 군대는 지금처럼 유지될 수 없다.
징병제로 인한 사회적 손실 등으로 인해 모병제로 전환의 요구가 높다.
북측의 안보적 모호성으로 인해 여성징병제를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여성의 군 복무형태에 대해선 동일 성별 내에서도 의견이 나뉜다.
모병제든 여성징병제든 현실적 한계가 있기에 징병제+모병제 혼합이 가장 우세하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2010년대 이후에 2세를 출생했거나 현재 계획하고 있는 분들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내 자녀의 문제인 만큼 누구보다 피부에 와닿을 수밖에 없는 사안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들이 사는 세상의 이야기로 치부되며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못합니다.

가장 큰 난관은 인식 차이입니다.

군 입대를 앞두거나 갓 전역한 20대 중반 이전 남성들에겐 폭발력 있는 이슈로 다뤄지는 것과 달리,
군을 경험하지 않거나 전역한지 오래된 이들은 피부에 와닿지 않으니 왜 이슈가 되는지를 공감하지 못합니다.

근본적인 모순도 있습니다.

국방의 의무는 모두가 지지만 병역은 남성만 이행하는 이유에 대해선 누구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분단국가라는 안보적 상황으로 징병제가 채택됐고,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따로 있다라는 고정관념으로 인해 남성만 징집 대상이 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변화된 시대에 발 맞춰 병역제도의 근본적 개선이 이뤄져야 합니다.

갈등의 골을 좁히기는커녕 외면했습니다.

군 복무제에 대한 다양한 의문이 제기되는 데도 이를 정면으로 마주하기보다 회피하는 데에 급급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남성성을 강요했고, 일각에선 백래시로 치부하며 공론화의 기회를 차단키도 했습니다.
이러한 점은 기성세대 모두가 반성해야 합니다.

⛵️ 델타 월딩이 던지는 생각

비밀작전을 준비하며 20대 남여들로부터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바로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공포였습니다.

여성은 군에 가야 한다면 가겠지만 그로 인해 내 삶이 어떻게 변화될 지 알 수 없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많았습니다. 징병제를 경험한 기성세대 여성이 없으니 레퍼런스로 삼을 만한 사회적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남성들도 낯선 건 마찬가지입니다. 징병제의 불합리함을 알지만 모병제로 바뀌게 될 한국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고 토로합니다. 모병제를 찬성하면서도 주저하게 되는 어떤 마음이 있는 거죠.

2030 남여의 이야기를 들으며 델타 월딩은 지난 해에 제작했던 젠더 특집 비밀작전이 떠올랐습니다.

혼인율이 IMF 때 한 차례, 그리고 2007~11년에 걸쳐 쌍둥이 곡선을 그리며 급감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는 데요.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선 누구나 공포를 느끼기 마련이며, 여성이 먼저 자신들에게 지어진 사회적 의무 즉 결혼과 출생이라는 재생산 구조에서 저항합니다.

몇 년의 시차를 두고 남성들 역시 사회적 의무로부터 이탈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는데요. 다만 차이라면 결혼은 선택할 수 있지만 병역제도는 그렇지 못하다는 겁니다. 강제로 따라야만 하는 거죠. 이러한 속성 때문에 정제되지 않은 설움과 한으로 분출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군 병역제도를 바꾸는 데 있어 여러 가치를 함께 고려해야지만 군 본연의 기능을 떠올리면 안보와 평화가 우선순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현재 모병제와 징병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쟁에서 젠더 갈등도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각각의 입장에 대해 서로 동의할 수 없더라도 왜 그런 주장을 펼치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귀 기울여 듣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의견 있으면 언제든지 이곳에 글 남겨 주세요. 그럼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시고 일요일(2/27) 오후 3시, 클럽하우스에서 Top Seceret 비밀요원님과 함께 진행하는 Sunday Seesaw 에서 만나요~ 🤗

징병제-모병제, 내 생각은? 😎

👋 Sunday Seesaw 포럼 안내

⏰ 2022.02.27.(일) 15:00-16:30

🎙 Top Secret

⛵️ 나누는 이야기

국방개혁과 2022년 대통령 선거

델타 월딩은 비밀작전을 발행한 주의 일요일 오후 3시마다 클럽하우스에서 Sunday Seesaw 외교안보 포럼을 진행합니다. 한 주 동안의 비밀작전을 함께 읽고 생각하고 대화합니다. 시소 놀이하듯 캐쥬얼하게 즐기며, 차이는 좁히고 이해의 폭은 넓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아이폰・안드로이드 전 기종 사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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