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레쉬 기간이었습니다. 한 주 동안 잘 지내셨나요? 저는 미뤄둔 약속들을 챙기느라 뉴스레터를 만들 때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오랜만에 옛 동료도 만났는데요. 저는 모 방송국 외교통일 보도본부에 몸을 담은 적이 있었습니다. 기자는 아니었고 ‘이노베이터(Innovator)’라고 불리웠습니다. 

  보통의 기자들은 발발하는 이슈를 쫓아가며 기사를 쓰다 보니 맥락과 배경을 깊이 있게 다룰 여력이 없었습니다. 탐사보도팀이 별도로 존재하지만 상호 간에 원활한 교류가 이뤄지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보도본부 내에 긴 호흡으로 연구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두기로 했고 저에게 추천이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왜 ‘이노베이터’라고 칭했냐면 당시 언론사에서는 이런 시도 자체가 혁신이었기 때문입니다. 기자가 아닌데 취재를 한다고? 기자가 아닌데 외교・통일・국방 3개 부처를 자유롭게 출입한다고? 기자가 아닌데 기자와 수평적 관계를 유지한다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3주 만에 그곳을 관뒀습니다. 이후 취업 시장의 찬 바람을 쐬며 땅을 치고 후회했지만, 그때의 저는 언론이라는 분야에 별다른 흥미가 없었습니다. 보다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몇 년을 돌고 돌아 네! 뉴스레터도 언론이죠. 저널리즘의 철학과 사명을 매만지는 일을 매일 하고 있습니다. 

  다만 델타 월딩(∆worlding) 은 레거시가 아닌 뉴미디어입니다. 그렇기에 시선의 방향과 층위가 다릅니다. 

델타 월딩(∆worlding) 은 건강한 미디어 환경과 온라인 담론 공간에의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외교안보 담론에의 접근 문턱은 낮추고 지적 영감은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건강한 담론 생태계를 구축하고 님의 씽킹파트너가 되기를 자처합니다. 미래를 고민하는 저널리즘을 추구합니다. 

  그런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이 님의 눈높이에 서 있어야 합니다. 님이 머무르는 공간을 깊이 이해하고 님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호흡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시대의 변화를 섬세하고 빠르게 감지하며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정적으로 콘텐츠를 자유자재로 기획할 수 있는 조직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 외에는 규칙없음. 

지난 한 달 동안 웰컴 메일과 네 통의 비밀 편지를 통해 델타 월딩(∆worlding) 의 미션과 비전 등을 공유해 드렸는데요. 이를 좌표계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이것은 당연히 지적 활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에서 예로 든 '모든 기업은 디자이너 집단이 되어야 한다'는 테제에는, 장차 기업에 그런 지적인 작업을 실행하기 위한 환경이 얼마나 잘 갖추어져 있는가 하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는 내용이 암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