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 위기, ESG 딜레마인가 과도기인가?

2021. 10. 14.

🌦 “기후 위기 관련해서 도대체 무슨 말을 믿어야 할까”

얼룩소에 윤수영 트레바리 대표가 올린 글이에요. 델타 월딩은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는데요. 적지 않은 비밀요원님들도 비슷한 마음일 거라 짐작해요.

쓰레기 분리 수거라든지 일회용품 사용 안하기, 대중교통 및 중고용품 적극 활용하기 등은 오래 전부터 실천하고 있지만 더이상 뭘 할 수 있을지, 해야할지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아요. 하지만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큰 일이 날 것처럼 말하는 언론을 보면 괜한 죄책감을 느끼게 돼요.

그렇다고 외면하거나 회피할 수만은 없어요. 무작정 비관주의자가 되고 싶진 않지만, 삐딱한 회의주의자도 내키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는지라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기후변화, 저희도 몰라서 정리했어요>라는 특집 비밀작전을 만든 바 있죠.

솔직히 지금도 기후・에너지 의제를 깊숙이 알지 못해요. 그럼에도! 아니 어쩌면 그래서 더더욱 공부하는 마음으로 함께 얘기해야지 않나 생각해요. 특히 지난 9월 중순부터 외신에서는 ‘에너지 위기’라는 헤드라인이 심심찮게 올라와요. 탄소중립선언에 발맞춰 화석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중에 천연가스, 석유, 석탄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 가격이 급등하고 전기요금도 인상된다는 소식인데요.

도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동시에 어떤 이슈를 우리가 놓치고 있는 지를 다뤄보려고 해요. 이번 주 Sunday Seesaw 에도 특별한 손님을 모셨어요. Giup 비밀요원님과 함께 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우리가 꼭 기억하고 챙겨야 할 과제 등을 나눌 예정인데요. 잘 알아서가 아니라 모르기 때문에 절대 놓쳐선 안 되는 시간! 이번 주 일요일 오후 3시 클럽하우스와 음에서 만나요. 👋

비밀요원님과 목요일의 Deep Dive를 함께 하는 🎨공삼이에요! 여전히 ‘우리도 잘 몰라서 정리하는’ 기후・에너지 의제의 세계로 풍덩~ 빠져 보실까요? 🤗

기후・에너지 의제 초간단 개요도
중국과 유럽에 무슨 일이?

1. 기후・에너지 의제 초간단 개요도

💬 에너지, 탄소배출권과 탄소세 그리고 교통!

기후변화와 관련해 무수의 이야기들이 오가지만 핵심 키워드는 ①에너지 ②탄소배출권・탄소세, ③교통(수송) 이렇게 세 가지로 수렴해요.

우선, 논리 구조부터 확인할게요.

(현상) 지구 온도 상승

산업혁명 이후 지구 온도가 1℃ 상승했대.
바다에 히로미사 원자폭탄이 매초 약 1.5개씩 폭발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의미!

(원인) 에너지 energy

이산화탄소(CO2) 등 온실가스*가 문제야.
탄소 배출의 주범인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천연가스 및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해!

* 이산화탄소(CO2), 이산화질소(NO2), 메테인(CH4) 등

** 석탄・석유 → 태양・바람・지열・물・바이오매스 + 수소 등

(결과) 기후변화 climate change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궁극적으로 1.5℃, 최소한 2℃ 이상 더 상승되지 않는 걸 목표로 다함께 움직여 보자고~ (2015 파리협정)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탄소배출권을 거래하거나 탄소세를 징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순환 메커니즘) 환경 environment

산업혁명 이후 인간이 거주하는 지구생태 다양성이 많이 훼손됐고 이 또한 기후변화에 영향을 끼쳐.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연대해야만 할 거야!

‘기후 약속’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과제는 세 가지 부문으로 나눠볼 수 있어요.

산업
공동체(지역사회)
생산-소비 단계

이를 아우르는 궁극적 가치는 ‘지속가능성’ 이에요. 즉, ♻️지속가능한 산업, 공동체, 생산과 소비로 정의한 후 이에 따라 정부 정책 및 기업 경영 방침이 수립돼요; 그리고 지금까지의 논리 구조를 하나의 이미지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아요.

재생에너지의 주 원천인 🌞태양, 💨바람, 💦물 등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산업, 🏘공동체, 🛒생산-소비를 추구하면
🌦‘기후 약속’을 실현하고, ♻️지구생태계도 산업화 시대 이전으로 회복

할 수 있다는 의미에요.

한편, ‘기후 약속’을 위한 정책 수단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어요.

<기후 약속 정책 수단>

(공급 조정)

화석에너지 → 신・재생에너지

(수요 조정)

수량 억제: 탄소배출권 거래
가격 억제: 탄소세 부과

공급 측면에서 에너지 종류를 전환하거나, 수요 측면에서 탄소 배출 수량을 억제하든지 세금을 부과해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품은 비싼 값을 매겨 버리는 거죠. 여기에 더해 델타 월딩이 ‘교통(수송)’을 특별히 주요하게 평가하는 이유는 다음 때문이에요.

* 출처: 세계와 미국은 비영리 뉴스 조직 Climate Central, EU는 유럽연합통계국, 한국은 환경부 인벤토리 보고서를 바탕으로 항목에 맞게 재정리. 한국의 도시(건축) 항목이 공란인 이유는 해당 수치가 별도로 공개되어 있지 않기 때문.(단, 산업 부문에 편입)

위 표는 국가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부문 별로 정리*한 거에요. 보다시피 미국, EU 등 선진국에서 전력 발전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교통(수송)이에요. 반면에 교통(수송)의 전 세계 평균 비중은 낮은 편이에요.

미국과 EU는 제품을 생산하는 굴뚝은 개발도상국 등 해외로 이전했지만 그 상품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상당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것이죠. 더하여 국토 규모가 크거나 하나의 무역 단위로 통합됨에 따라 물류・유통이 발달하고 수송 과정이 온실가스의 주범이 되어 버렸어요.

실제로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발표한 그린성장전략은 ‘수송(교통), 에너지, 탄소조정세’ 세 가지에 집중되어 있어요. EU는 6개 대과제에 에너지와 수송(교통)이 포함되어 있으며, 지난 7월엔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탄소국경세) 결의문을 발표키도 했어요.

중국은 배출량 격차 자료를 구하지 못해 위 표에는 빠져 있지만, 중국 역시 탄소중립 3대 과제로 수송(교통), 에너지 그리고 탄소배출권 거래제의 전국적 시행을 내세워요. 유럽과 미국, 그리고 중국이 주요 무역국인 한국은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 및 수소에너지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어요.

한편 EU는 제품에 탄소국경세를 부과하는 것에 더해 해양・항공에도 탄소배출권 거래제에 편입시킬 계획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일각에서는 기후・에너지 의제가 보후무역주의를 강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제기키도 해요. 한국은 저탄소 제품을 생산하는 것에 더해 국외 유통 과정과 방식에 대해서도 조속히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거에요.

또 하나 빠트려서 안 되는 건 UN에서 매해 12월에 발표하는 <배출량 격차 보고서(Emissions Gap Report)>에 실린 수익 그룹 별 이산화탄소(CO2) 소비 배출 비중이에요.

<수익 그룹 별 이산화탄소 소비 배출 비중>

수익 상위 1% → CO2 소비 배출 15%
수익 상위 ~10% → CO2 소비 배출 48%
수익 중위 ~40% → CO2 소비 배출 44%
수익 하위 ~50% → CO2 소비 배출 7%

보다시피 수익 상위 10% 그룹이 이산화탄소를 60% 이상 배출하고 있죠. 즉, 현재의 기후변화 담론은 수익 상위 그룹이 보다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 하며, 특히 선진국 그룹은 수송(교통) 부문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할 의무가 있어요.

기후・에너지 의제를 둘러싼 논리 구조와 정책 방향 그리고 3대 핵심 키워드를 정리해 봤어요. 늘 그렇듯 이번 작전 역시 델타 월딩이 직접 기획・제작한 거라 다른 곳에선 결코 볼 수 없는 내용이라는 건 안 비밀~ ㅎ 기후변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면 널리널리 알려 주세요. 😉

🌦 초간단 개요도 리뷰 남기기~

2. 중국과 유럽에 무슨 일이?

💡 한동안 중국 발 정전 기사가 한국 언론을 휩쓸었어요. 영국에선 석유 가격이 올랐고, 유럽은 천연가스로 전전긍긍했죠.

우선, 중국부터. 사실 중국의 정전은 최근의 일만은 아니에요. 올 해만이 아니라 몇 해 전부터 수시로 일어났는데요. 일각에선 호주와의 무역분쟁으로 석탄 수입량이 줄어들어 발생한 일로 설명키도 해요. 하지만 델타 월딩이 직접 석탄 교역량 등을 조사해 본 결과 이는 다소 과장된 오해에 가까워요.

* 출처: 에너지경제연구원 <2019년 세계 석탄 수급 동향>, 국제에너지기구(IEA) <Coal 2020>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생산된 석탄량을 220이라고 한다면 중국 내에서 생산・소비되는 석탄량이 무려 100(46.6%)이라고 해요. 국외에서 수입되는 석탄량은 8에 불과해요.(중국 내 석탄 소비량 총108/49.1%) 또한, 호주와의 무역전쟁 이전에도 중국의 석탄 수입국 1위는 인도네시아였다고 해요.

그럼에도 중국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한 이유는 정책과 이를 시행하는 방식 때문이에요.

중국은 중국식 30・60 탄소중립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 성별로 에너지 감축 목표를 할당했어요. 석탄이나 천연가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할당하고, 사용량도 한도를 만들어 버린 거죠. 여기에 내년도 베이징 동계 올림픽까지 맞물리며 지난 해보다 할당 목표가 상향됐어요.

* 2030년을 정점으로 탄소배출량 감축, 206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

이에, 할당 목표를 맞추기 어려워진 성(城)에선 아예 전기를 끊어 버린 거에요. 즉,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중국은 공급을 조정하는 정책을 활용했는데 급격하게 시동을 걸어 버리자, 정전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거에요.

사실 중국에 주목해야 할 건 석탄이 아니라 천연가스*에요.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사실상 중단한 이유는 화웨이로부터 촉발된 갈등도 있지만, 석탄화력발전을 줄이고 저탄소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이 겹쳤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중국은 석탄과 달리 호주産 천연가스는 수입 중단을 하지 않았어요.

* 천연가스는 신・재생에너지는 아니지만 석탄・석유 등과 달리 탄소 발생량이 월등히 낮아 청정에너지원으로 각광 받아왔음.

<중국의 에너지원 소비 및 전력생산 비중>

①에너지원 소비 비중(2019)

석탄 57.7%, 석유 18.9%, 천연가스 8.1%, 신・재생에너지 15.3%

②전력 생산 비중(2021)

화력 71.9%, 수력 14.1%, 풍력 6.8%, 원자력 5.0%, 태양열 2.2%

중국 전력 발전에 있어 석탄이 여전히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지만, 천연가스 사용량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요.

2016년

수출: 카타르(29.9%), 호주(17.2%), 말레이시아(9.7%), 나이지리아(7.2%), 인도네시아(6.4%)
수입: 일본(32.3%), 한국(13.1%), 중국(10.4%), 인도(7.4%), 대만(5.8%)

2020년

수출: 호주(22%), 카타르(22%), 미국(13%), 러시아(8%), 말레이시아(7%)
수입: 일본(21%), 중국(19%), 한국(11%) 인도(7%), 대만(5%)

위 자료는 천연가스 중에서 LNG* 수출・수입량인데요. 불과 5년 전인 2016년만 해도 일본, 한국에 뒤이어 수입 3위에 불과했던 중국이 2020년엔 한국을 앞질러 2위를 차지하고 있어요. 중국은 PNG를 포함해 전체 천연가스 수입량으로 따지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해요.

** 천연가스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이동하는 PNG와 해상 운송을 하는 LNG로 구분할 수 있음.

특히 2020년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유럽 등에선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했어요. 하지만 중국은 오히려 증가했으며,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는 과정에서도 천연가스 수요가 가장 빠르게 늘어났어요. 그리고 이러한 점이 영국과 유럽에 결국 영향을 주게 돼요.

영국과 유럽에서 발생한 에너지 위기는 천연가스 공급 부족 이전에 몇 가지 사건이 순차적으로 맞물리며 발생했어요.

믿기지 않겠지만 ‘바람’이 평년보다 적게 불었기 때문이에요. 풍력 발전은 2020년 기준 유럽 전체 발전량의 13%를 담당했지만, 올해는 5% 미만 수준으로 격감했다고 해요. 그래서 천연가스로 눈을 돌렸지만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권에서 이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있는 상황이죠. 유럽은 카타르에서도 천연가스를 공급받는데 올해엔 중국으로 더 많이 전달될 예정이라고 해요.

중국은 앞서 설명했듯이 천연가스 사용 비중이 그리 높은 국가는 아니에요. 수력 발전 비중도 14%나 이르죠. 하지만 올 해에 가뭄이 들었고, 석탄 채굴을 인위적으로 줄이기도 했어요. 여기에 노르웨이 LNG 공장에 불이 났는데 이런 복합적인 효과들로 인해 전 세계 LNG 공급량을 5% 감소시키는 결과를 자아냈대요.

세계에너지기구(IEA)는 지난 해 6월에 발표한 <Gas 2020> 보고서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이 30% 이상 증가함에 따라, 천연가스 이용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라 전망했어요. 유럽의 가스 수요가 큰 변화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거라는 거죠. 하지만 이러한 변수들은 전혀 예상치 못했거나, 고려하지 않은 분석이었어요.

그래서 뒤늦게 원유로 눈을 돌리지만 유가가 3% 가량 급등해요. 그래서 수요국가는 OPEC이 공급량을 늘려 원유 가격을 내려주길 원해요. 하지만 OPEC은 원유 공급량을 늘릴 뜻이 없음을 내비췄어요. 사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전 세계적으로 수요 충격이 발생했을 때 원유라고 예외가 아니었어요. 석유 산업 역시 수만 명의 노동자를 해고하고, 수십 개의 회사들이 파산하거나 부채를 떠안았다고 해요. 그래서 당시 손실분을 이번 기회에 다시 채우고 싶어해요.

여기에 영국은 두 가지 변수가 가중되며 공급의 병목현상까지 발발했어요. 우선 석유를 운반할 운전수가 없다는 거에요.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에 시달려 왔다고 해요.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서, 이주 노동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트럭 운전사의 20%가 영국을 떠나 10만 명이 감소했어요. 여기에 코로나마저 겹치며 3만 명의 트럭 운전사가 더 줄었어요.

한편, 영국은 2014년에 에너지 회사를 쉽게 설립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었어요. 소규모 공급업체들을 시장에 합류시켜 경쟁을 유도하고, 소매가를 낮추겠다는 전략인 거죠. 그래서 당시엔 12개 미만이었던 에너지 회사가 1년 만에 70개 가량으로 늘어났는데요. 코로나 팬데믹과 에너지 위기를 거치며 적지 않은 기업이 파산 신청을 했어요. 내년 봄에는 10개로 조정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해요. 어쨌든 영국의 일부 시민들은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회사가 갑자기 바뀌며 필요 서류를 다시 작성하는 상황에 직면했어요.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들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이 9월 이후 130% 이상 오르고, 작년 8월과 비교했을 땐 8배 이상 올랐다고 해요. 영국에선 휘발유 가격이 4배 가량 올랐으며, 독일과 프랑스의 전기 요금도 2주 동안 40% 가량 급등했어요.

즉, 재생에너지가 기대만큼 발전 효율을 나타내지 못함에 따라, 천연가스와 석유 등으로 순차적으로 눈을 돌리게 된 거죠. 가장 뼈 아픈 건 석탄을 다시 사용하게 됐다는 거에요. 물론 석탄도 일시적으로 수요가 몰리며 가격이 폭등하고 있어요. 전력용 연료탄이 1년 새 3배 가까이 올랐다고 해요.

나아가 에너지와 전기요금만 오르는 게 아니에요. 2014년 이후 최고의 인플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요. 이로 인한 피해는 중산층이 아니라 저소득층이 고스란히 껴안게 되겠죠. 그래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EU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해요.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생에너지로 너무 빨리 전환했다는 거에요. 일종의 ESG 딜레마인 거죠.

일각에서는 민간 투자가 너무 빠르게 ESG 자산으로 몰린 걸 지적키도 해요. 가스와 석유 산업에 투자하는 걸 꺼린다는 거에요.

민간투자에서 탈탄소 혹은 친환경만으로 분류된 자산 및 펀드 규모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자료를 찾진 못했습니다만(혹시 알고 계시는 비밀요원님 계시면 공유 부탁드릴게요~ 😊) 블룸버그에 올해 2월에 실린 기사에요.

ESG 총관리자산(AUM)이 올 연말에 37.8조 달러, 2025년에는 53조 달러에 이를 전망이라고 해요. 게다가 이는 전 세계 자신의 1/3에 달한다고 해요. ESG 채권과 부채 역시 2018년 대비 2배 가량 증가했다고 해요. 한편, ESG 펀드의 27%가 환경에 특화해 투자중이라고 해요.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민간투자가 빠른 속도로 전환된 결과로 판단할 근거는 부족하지만 ESG 가치가 이미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됐으며 이는 불가역적인 현상이 될 거에요. 따라서 지금의 현상은 ESG 과도기일 뿐 장기적인 관점에선 재생에너지로 빠르게 전환하는 게 에너지 위기로부터 탈출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해요. 하지만 올 겨울을 극복하기엔 너무나 멀리 있는 당신이에요.

전혀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에요. 바로 러시아 천연가스에요. 러시아는 유럽의 천연가스 공급의 40%를 책임지고 있어요. 사실 아시아보다 유럽에서의 천연가스 인상분이 더 높은데요. 러시아가 유럽으로 보내는 천연가스 공급량을 줄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돼요.

이유는 ‘노드스트림2’라는 가스관 공사 때문이에요. 러시아는 북해를 거쳐 독일로 가는 가스관을 확충하는 사업을 2015년부터 추진해 오고 있었어요. 기존보다 두 배나 더 많은 양의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보낼 수 있는데요. 미국은 줄곧 이를 반대해 왔어요. 유럽이 러시아 가스에 의존도가 높아지는 걸 우려해서에요.

다만, 이면에는 천연가스 생산량 1, 2위를 다투는 국가 간 경쟁도 깔려 있어요. 또한 바이든 정부가 국내적으로는 트럼프와의 차별성을 구축하고, 대외적으로는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기후변화와 에너지안보를 핵심 외교 의제로 꺼내든 결과기도 해요.

출처: 세계에너지통계 2021

설상가상으로 올해 7월에 독일은 가스 생산법인과 운송법인이 분리되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어요. 가스관 완공에 차질을 주는 건 아니지만, 외교적 갈등의 소지가 될 순 있는 사안이에요.

즉, 기후변화 의제는 에너지를 빼 놓고 고민할 수 없다는 걸 새삼 실감하게 돼요. 그래서 김백민 부경대 교수는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해요.

“기후위기는 과학자들의 언어라기보다 사회적인 용어입니다. 저는 기후위기라는 표현보다 기후・에너지 위기라는 말을 쓰면 좋겠습니다. 인류가 화석연료를 쓰기 시작하면서 기후와 에너지는 한 몸이 되었거든요.”

- 김백민 부경대 교수

<기후변화, 몰라서 정리했어요> 시리즈 2탄! 기후변화 의제 초간단 개념도를 정리하고, 중국과 유럽의 에너지 위기를 살펴 봤어요. 중국은 정부 주도로 에너지 할당량을 강제하면서 정전 사태가 발발했고, 유럽 역시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한층 더 추운 겨울을 맞이하게 됐어요. 재생에너지 발전이 기대만큼의 효능을 발휘하지 못한 거죠.

비밀요원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현재 중국과 유럽적 현상이 ESG 정책 전환 과정 중에 발생하기 마련인 과도기인가요? 아니면 근본적인 한계가 수반된 딜레마인가요? 전자라면 정책 집행 속도를 늦추기보다 더욱 빠르게 밀어 붙여야 할 거에요. 후자라면 정책 수정이 필요한데요. 이곳에 의견을 남겨 주세요. 다음 주 m&m을 통해 더 많은 비밀요원님들과 함께 나눌 게요.

그리고 이번 주 일요일 오후 3시, 클럽하우스와 음에서의 Sunday Seesaw 도 잊지 마세요. 현장 전문가만이 알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을 비밀요원님을 위해 준비했어요.

♻️ ESG 딜레마? 과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