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관계는 윤석열 당선인이 직면하게 될 가장 힘든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 올해 초 중앙일보가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와 공동으로 한국인의 아시아 인식 조사를 진행했다. 

  당신은 한국인이냐, 아시안이냐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해 어디까지를 아시아로 인식하느냐 등의 질문을 돌렸는데 동북아 3국은 확실히 아시아라고 답한다. 그러나 아세안 국가인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으로 가면 아시아라고 인식하는 비율이 급격하게 낮아진다.

  이들과 경제 협력의 필요성도 국민적 여론이 굉장히 낮다. 즉, 이들과 같은 아시아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절반에 불과하다. 아시아 정체성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고 개념도 확립되어 있지 않다. 공공외교 측면에서 아시아 인식부터 확고하게 잡아 나가는 게 중요하다. 

  다만 인상적이었던 건 트위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외교안보 사건으로 미얀마 쿠데타와 아프가니스탄 미 철군이었다. 즉, 인도주의적 측면으로 관심사를 넓히는 것도 한 방법이라 볼 수 있다. 또한 북측이나 일본, 중국 등 이곳 외교에만 관심을 갖지 않고 시선을 더 넓히는데 시민사회가 도와주면 좋겠다. 

🧭 아세안 국가들이 굉장히 여러 나라로 묶여 있는데 각각의 다양한 모습을 그동안 우리가 접근하기 어려웠다. 

 

  하나의 외교정책으로 규정하기가 어려운 지점도 있었다. 경제적인 교류는 이뤄졌지만 문화적 교류가 약하다. 아세안에서 K-pop 등의 수요는 높지만, 한국은 이곳 문화를 잘 모르기에 우리도 그들의 문화를 많이 접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치나 정부 교류가 적다. 외교안보적인 차원에서 아세안 국가들의 중요도가 높아진다라고 하면은 사실 정치 진출이 이루어지는 게 맞다. 외교관만이 아니라 국회의원, 기재부, 검찰 등 다양한 조직 단위에서 교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 지난 해에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합의문을 다시 조명할 필요가 있다. 

  굉장히 전향적인 내용이 많아서 이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이행하느냐에 따라서 동북아시아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의 역할이 굉장히 많이 바뀔 수 있다. 

  대만 해협도 명시되어 있고 코로나에 대한 책임 규명까지도 나와 있다. 이는 호주-중국 간 무역 갈등을 맺었던 사안이기도 하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 당시 한미정상회담 합의문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이행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외교 지형이 굉장히 크게 달라질 수 있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또한 한국이 많이 놓쳤던 게 기후외교다. 우리나라 환경 구조로 봤을 때 친환경 산업이 굉장히 어려운 건 사실이다. 비용도 많이 들고 효율성도 떨어진다. 탄소 에너지 비중이 즉, 화력 에너지라든지 이런 발전 에너지의 비중을 25%에서 갑자기 0%로 확 줄여야 하는데 이를 2030년까지 따라잡기 어렵다. 탄소중립위원회 위원조차도 무리한 목표 설정이라 말한다.

  EU는 탄소국경세를 법제화하려고 한다. 어떤 제조품을 판매할 때 제조 과정에서 탄소가 발산됐는지, 측정이 가능한지, 중국의 공장이나 화력 발전을 이용했는지 등을 다 추산해 관세를 물리겠다는 개념이다. 또다른 녹색제국주의가 아니냐는 논란도 있지만 EU는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탄소중립에 대한 메커니즘을 설계해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는 탄소포집 기술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해주겠다라고 했는데 윤석열 당선인이 이를 계속해서 지원할 의사가 있는지, 어느 산업에 맞춰 이를 지속할 건지 등을 따져 봐야 한다.

  기후변화와 맞물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한국의 나프타(Naphtha) 수입이 어려워졌다. 러시아가 한국의 나프타 수입량 50%를 차지하는데, 나프타는 한국의 저탄소 산업을 추진하기 위한 원료 중 하나다. 석유화학 물질이지만 친환경 소재인 것이다. 따라서 기후외교 측면에서도 러시아 원유 제재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 

  그런데 국제정치의 틀 안에서 남북관계를 인정해 버리거나 한미동맹에 묶여 버리면 북측 변수를 우리가 관리하기 어렵다. 지금의 미중 관계라든지 미러 갈등 구조로 보면, 결국 남북관계는 현상유지로 가기가 굉장히 쉬운 상황이다. 

  현재 한국의 외교역량이 굉장히 커져 있는 만큼 비전을 재셋팅하고, 방향을 재설정하고, 그 가치나 비전을 재설정하는 것 등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는 신냉전 구도에서 열외를 선택했다면, 윤석열 당선인은 신냉전 구도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어떤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인상이다. 그러나 역할이 무엇인지에 따라 한국의 미래는 굉장히 많이 달라질 수 있기에 어떤 위치와 역할이 국익에 부합하는지, 대중이 다같이 공감할 수 있는 건지 등에 대해 토론이 많이 이뤄져야 한다. 

  즉, 현재는 자발적으로 비전을 선택하고 셋팅해야 하는 상황이다. 윤석열 당선인과 인수위는 이런 비전에 대한 로드맵을 좀 더 정교하게 제시해 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