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시대 핵인싸! 인도

2022. 4. 5.

🌏⛵️ 요즘시대 핵인싸!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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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달로리안을 보지 않은 사람과는 대화하지 말래요.. 제 친구가”

어제 비밀작전에서 드라마 얘기를 했었는데요. 방배동물개님이 남긴 댓글이에요. 영화 <스타워즈> 세계관을 바탕으로 제작된 미국 드라마 <만달로리안>을 얼른 보라는 거죠.

묵언수행의 길로 접어들 것인가, 정주행을 할 것인가! 친소관계에 따른 선택의 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어요. 그런데 선택을 요하는 건 이만이 아니에요.

지난 주였어요. 한국정부가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어요.

빠르면 5월 초에 출범할 IPEF는 ▲공정하고 회복력 있는 무역, ▲공급망 회복력, ▲청정에너지·탈탄소화·인프라, ▲조세·반부패 등 4개 분야에서 협력을 추구하는 건데요.

핵심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의 공급망을 안정화시키는 거에요.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과 일본, 한국 등 주요 반도체 생산국을 묶는 칩4(Chip4) 동맹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사실 인도・태평양 지역엔 IPEF 말고도 이미 두 개의 커다란 경제협력체가 존재하고 있어요.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RCEP)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그러나 RCEP는 중국이 참여 중이고, 일본이 주도하는 CPTPP는 과거엔 미국이 참여했지만 트럼트 정부 때 탈퇴한 후론 현재는 빠져 있어요. 그 공백기를 틈 타 CPTPP엔 중국이 가입을 타진 중이에요.

즉, IPEF가 새롭게 출범한다는 건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제질서를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어요. 미국의 가장 약한 고리인 경제 리더십을 회복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해요.

그런데 재미있는 게 두 가지 있어요.

하나는, 정작 미국은 IPEF가 반중동맹으로 인식되는 걸 꺼려한다는 점이에요.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제질서라지만 인구수가 가장 많은 인도와 아세안 국가의 참여 가능성은 낮게 점춰지고 있어요. 현재 IPEF 초기 회원국으론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이 전망될 뿐이에요.

CSIS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IPEF의 성공 여부는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국들의 가입 의지와 중요한 약속에 달려 있다고 평가해요. 그래서 IPEF가 정치화될 것을 우려하는 국가들을 위해 대만의 참여는 다른 국가들과 협의할 것을 제안할 정도죠.

두 번째는 인도가 빠져 있다는 점이에요.

지난 해 이맘 때를 기억하시나요? 미국이 주도하고 호주・일본・인도가 참여하는 인도・태평양 안보 이니셔티브인 쿼드(QUAD) 관련 기사가 연일 쏟아졌어요. 델타 월딩도 비밀작전 발행은 물론 Sunday Seesaw 도 진행했었는데요.

해가 바뀌어 미국 주도의 또다른 인도・태평양 이니셔티브가 창설될 예정이지만 쿼드 회원국 중 하나인 인도는 거론조차 되지 않아요.

원래 쿼드는 안보 4자대화를 지향했지만 백신・기후・신흥기술 등 워킹그룹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어요. 게다가 지난 해 가을이었어죠. 미국-영국-호주가 AUKUS를 출범시킨 이후로 유명무실한 상태가 되버리기도 했어요.

안녕하세요 비밀요원님! 화요일의 Tea Talk 을 함께 하는 🎱 핑크쵸코에요.

오늘은 요즘시대 핵인싸, 혹은 풍운아 인도에 대해 짧게 다룰 거에요. 도대체 인도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함께 확인하러 가실까요?

인도, 지난 2년 간 세계를 들썩이게 만든 3대 사건
차세대 신흥강국의 특징
인도, 지역 리더를 꿈꾸다

1. 인도, 지난 2년 간 세계를 들썩이게 만든 3대 사건

간단 퀴즈입니다. 지난 2년 간 세계를 들썩이게 만든 인도’s 3대 사건을 꼽으라면 뭐가 떠오르나요? 정답이 있는 건 아닙니다만, 델타 월딩은 세 가지를 말하고 싶어요.

우선, 최근 비밀작전에서도 다뤘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규탄하는 유엔 결의안이 지난 3월 2일에 채택됐는데요. ①기권표를 던진 35개국 중에 인도가 포함됐습니다.

이유는 중국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국에 우호적이어서가 아닙니다. 중국과 영토 분쟁을 겪는 인도로선 러시아가 힘의 균형추로 작용했기에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러시아는 인도의 최대 무기 공급국이기도 합니다.

인도를 흔히들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라고 하죠. 인도가 쿼드 회원국일 수 있었던 이유도 이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모두의 기대를 져버린 채 인도는 권위주의 체제인 러시아에 손을 들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비밀작전에서 몇 차례 얘기했듯이, 인도는 더이상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학계 용어로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Illiberal democracy)라고 하죠. 투표를 통해 정치 지도자를 선출하지만 법과 원칙대로 권력이 행사되지 않는 건데요.

자연스레 두 번째입니다. 프리덤하우스에서 발간한 2020 보고서에 따르면 ②인도는 세계 자유지수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국가입니다. 힌두 민족주의의 선동과 무슬림 탄압 때문입니다. 공교롭게도 민주주의가 후퇴한 대표 사례로 미국, 이스라엘, 이탈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헝가리, 폴란드 등이 함께 거론됩니다.

그럼에도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BJP, 인도국민당)의 인기는 드높기만 합니다. 지난 2~3월에 인도 5개 주에서 의회 선거를 치렀는데요. 5개주 중 4개주에서 BJP가 승리했습니다. 2024년 총선에서도 BJP가 재집권할 가능성이 큽니다.

선거라고 하니 슬며시 오버랩되는 세 번째 사건. 코로나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③델타 변이가 처음 관측된 곳이 인도였죠.

2021년 5월 초 기준입니다. 공식 집계된 확진자만 하루에 40만 명이 넘고 일 사망자도 4,000여 명에 달했습니다. 누적 사망자 역시 20만 명이 넘어서며 인도 인구(13.66억 명)의 0.015%가 코로나로 인해 생사를 달리했는데요.

인도가 코로나에 속수무책이었던 이유는 선거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해 5월 예정됐던 지방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모디 총리와 BJP는 ‘코로나를 잡았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집단 방역에 소홀했습니다. 그 결과 다섯 개 지역 중 세 곳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올해는 사정이 다릅니다. KIEP에 따르면 최근 인도의 코로나 상황이 안정화되고 경제도 회복함에 따라 불안정한 요소가 많이 해소됐다고 합니다. 또한 팬데믹 시기에 실시한 보조금 지급과 영세업종 구제책 등의 복지 정책이 유권자들로부터 집권여당에 대한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2. 차세대 신흥강국의 특징

또하나의 간단 퀴즈입니다. 인도와 한국의 공통점으로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요? 역시 정답은 없습니다만, 델타 월딩은 다음 세 가지를 말하고 싶습니다.

우선 콘텐츠 강국입니다. 한국은 K-pop, 드라마 등으로 한류 붐을 불러 일으켰는데요. 인도는 특유의 뮤지컬 영화로 인해 이미 오래 전부터 발리우드라고 불리워왔습니다. 전 세계에 매니아들이 포진해 있을 정도죠. 인도 영화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구요? 입문자를 위해 <세 얼간이>를 추천합니다.

두 번째는 IT 및 서비스 강국입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실 겁니다. 다만 인구가 13.8억 명이기에 산업 규모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스타트업은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하며 2020년 기준, 인도 내 스타트업은 약 28,000개 이상으로 핀테크, 전자상거래, 운송,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존재합니다.

세 번째는 핵개발을 추진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한국은 중도에 포기했습니다만, 인도는 개발에 성공해 핵보유국으로 남아 있습니다.

사실 2차 세계대전 이후 핵개발을 추진한 국가는 30여개 정도됩니다. 그러나 국제원조라든지 무역 등으로 부를 창출하는 국가 대부분은 조기에 핵 프로그램을 중단했습니다. 경제제재를 견딜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 대만이 그렇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경제제재가 가해지더라도 이를 견딜만한 경제 규모라든지 산업적 특징을 갖고 있는 국가는 핵 프로그램을 지속했는데요. 인도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그런데 이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아래 그래프를 한 번 볼게요.

경영・회계 컨설팅펌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2017년에 발표한 자료입니다.

2050년엔 인도가 PPP 및 명목 GDP 모두 세계 2위에 이를 거라 추정합니다. 또한 보고서에선 인도를 포함해 브라질, 중국, 인도네시아, 멕시코, 러시아, 터키 등 신흥시장 국가(E7)가 세계 경제의 50%를 차지한다고 전망하는데요.

혹시 이들 국가에 유사점이 보이시나요? 중국, 인도, 미국은 핵보유국입니다. 브라질은 1970년대부터 1990년까지 긴 시간 동안 핵 프로그램을 지속한 바 있었죠.

모든 핵개발 추진 국가가 신흥강국이 되는 건 아닙니다. 모든 신흥강국이 핵개발을 추진했던 것도 아닙니다. 다만, ‘경제제재가 가해지더라도 이를 견딜만한 경제 규모라든지 산업적 특징’ 즉, 충분히 큰 내수시장을 형성하고 있거나 공급망 체인에서 원자재 보유국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비교를 해볼게요. 냉전기 동안 빠르게 성장한 한국, 대만, 일본 등은 수출주도형 국가였습니다. 자유무역시장이라는 든든한 뒷배도 있었죠.

그러나 앞으로의 신흥강국은 원자재와 제조업이 하나의 국가 안에서 해결됩니다. 시대적 변화에 힘입어 디지털 테크놀러지와 관련 서비스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비밀작전에서 한 차례 설명했었죠. 인도네시아는 배터리의 원재료인 니켈 생산국인데요. 이를 발판 삼아 자국에서 배터리는 물론 전기자동차까지 생산하는 로드맵을 구축합니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아이오닉5 생산공장도 건설을 완료했습니다.

게다가 인도네시아는 디지털 이코노미로의 전환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후발주자의 잇점이기도 합니다만, 마그네틱 신용카드를 건너뛰고 바로 모바일에서 시장이 형성되고 거래가 이뤄집니다. 아세안에서 K-콘텐츠가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인도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사실 인도는 제조업 중심 국가는 아닙니다. 전 세계의 콜센터라 불리울 정도로 서비스업이 GDP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습니다(62%). 그러나 모디 총리는 2020년 ‘자립 인도’를 국정비전으로 제시하며 수입 물품의 국내생산 비중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고용 창출을 꾀함과 동시에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건데요. 특히 의약품 및 의료 관련 물품, 농업식품 가공에 집중합니다.

3. 인도, 지역 리더를 꿈꾸다

이러한 변화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세계가 자유시장이 아니라 보호무역주의로 전환되더라도 별 영향을 받지 않는 구조로 재편된다는(혹은 하려는) 거겠죠. 소규모 국지전이나 핵개발 등 안보 위기가 발발해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제재를 받더라도 큰 타격이 없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미중 간 전략적 경쟁으로 인해 세계가 두 개의 블럭으로 나뉠 것이라 전망하지만 어쩌면 그 수는 더 많아질 겁니다.

인도는 국제문제에 있어 독자노선을 걸어온 오랜 역사가 있습니다.
라틴 아메리카 역시 최근들어 독자외교를 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아세안 역시 아세안의 관점(AOIP)을 내걸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원유 증산 요구를 거부한 바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어디에도 서지 않겠다는 거죠. 그리고 이들은 원자재와 제조업이 하나의 국가 안에서 해결 가능한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인도는 일본 총리, 중국, 영국, 러시아, 멕시코, 그리스, 오만, 오스트리아 외무장관, 미국 국무부 차관보, 국가 안보 부보좌관, 독일 총리 선임보좌관 등의 방문으로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문자 그대로 ‘요즘시대 핵인싸’로서의 인기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거죠.

그러나 인도는 여전히 러시아의 손을 들어줍니다. 러시아 석유를 구매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는데요. 인도가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석유 비중은 총 석유 수입의 0.2%에 불과합니다만 행위가 메세지인 셈이죠.

인도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문제이며 서방세계가 아프가니스탄을 탈레반에게 몰아붙임으로써 인도를 실망시켰는데, 왜 인도가 우크라이나 문제를 걱정해야 하느냐는 겁니다.

실제로도 인도는 우크라이나-유럽 이슈가 아닌 인도 주변국 현안을 챙기는 모습을 보입니다.

지난 4월 2일엔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스리랑카에 쌀 30만 톤을 공급키로 발표했습니다. 또한 연료, 식량, 의약품 등 필수 품목의 심각한 부족분을 완화하기 위해 10억 달러의 신용공여 한도를 제공하기로도 합의했습니다.

이만이 아닙니다.

인도는 스리랑카, 네팔, 부탄, 방글라데시, 미얀마, 태국 등 뱅골만 연안에 위치한 국가들과 빔스텍(Bimstec, 벵골만 다분야 기술경제협력 기구)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지난 3월 30일에 열린 회의에서 인도는 해상 안보를 담당할 것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지역 강국으로서 핵심 역할을 하겠하다는 선언입니다.

가히 요즘시대 ‘핵’인싸다운 행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의견은 이곳에 남겨 주세요. 우리는 목요일에 다시 만날게요~

오늘 델타 월딩, 어땠나요? 😎

👋 Sunday Seesaw 포럼 안내

⏰ 2022.04.10.(일) 15:00-16:30

🎙 Junchy Shin 중동석유회사 오일트레이더

⛵️ 나누는 이야기

기후변화 시대의 화석 에너지와의 동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유가 영향
나프타와 친환경?

델타 월딩은 비밀작전을 발행한 주의 일요일 오후 3시마다 클럽하우스에서 Sunday Seesaw 외교안보 포럼을 진행합니다. 한 주 동안의 비밀작전을 함께 읽고 생각하고 대화합니다. 시소 놀이하듯 캐쥬얼하게 즐기며, 차이는 좁히고 이해의 폭은 넓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아이폰・안드로이드 전 기종 사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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