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델타 월딩 주제는 “국가”입니다.
국가의 정의를 논하는 건 아닙니다만 국민의 안녕과 번영을 책임지고,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주체로서의 ‘국가의 현존’을 다양한 스냅샷으로 그려내고 있는데요.
공교롭게도 헌법에 따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익’이라는 단어를 언급했습니다.
11월 11일부터 4박 6일 간의 아세안 순방 일정 중에 MBC 기자들’만’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문자로 통보하며, 그 이유로 국익을 언급합니다.
- "국민들의 세금을 쓰며 해외 순방을 하는 것은 중요한 국익이 걸려 있기 때문"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즉각 쏟아졌습니다. 조선일보마저 “방송사는 시청자가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비판 행렬에 동참했는데요.
델타 월딩은 ‘외교안보 전문 뉴스레터’니까! 두 가지로 얘기할 수 있을 듯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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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HOW의 문제입니다. 사랑에 정답이 없듯, 외교에도 모범답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 문제가 발발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 위기에 직면하면 뚫고 나갈 최선의 전략을 강구할 뿐이죠.
필요하다면 적과의 동침도 불사해야 하는데요. 흔히들 하는 말~
-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 혹은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고도 합니다.
외교는 좋고 싫음, 옳고 그름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대한민국에 최대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며 다양한 카드를 활용해야 하는 건데요.
이런 기본적인 전술조차 구사하지 못하는(안하는) 태도에서 과연 ‘어떻게 국익’을 끌어올리겠다는 건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백번양보해 복수(?)를 하고 싶었다면 세련되게 했어야죠. 삼국지의 장비가 아무리 힘세고 용맹한들 누구도 그에게 국가 원수로서의 역할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걸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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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WHAT의 영역입니다. 국익이 도대체 뭐냐는 물음인데요.
‘바이든 vs. 날리면’ 이슈가 일었을 때 비밀작전을 통해 지적했듯이 여전히 많은 이들이 국익 혹은 국가능력을 부국강병, 즉 부와 군사적 자산으로만 한정해 인식하는 오류를 범합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국력은 무엇을 소유하는지로만 측정되지 않습니다. 기업에서 대차대조표를 만들듯 국력 역시 자원을 통해 획득한 수익에서 비용을 제한 순익으로 평가됩니다.
즉, 주어진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지가 실질적 국력이자 궁극적 국익입니다. 그리고 이를 형성하는 기초 조건인 ‘자원’에는
- 기술이나 교육수준 등의 인프라 스트럭쳐는 물론 시민사회의 성숙도, 언론의 자유, 정치적 민주주의 지수가 포함됩니다.
- 정부가 시민사회의 요구에 적절히 화답하고, 절차에 따라 법을 집행하는지 여부도 국가능력을 측정하는 주요 지표입니다.
누군가는 이번 사태로 카타르시스를 느꼈을지 모르지만, 프리덤하우스에서 내년에 공개할 자유주의 지수와 언론 자유지수가 어떻게 나올지 복합적 의미로 자못 기다려지는데요.
그래서 이번에도 바이든에게 망신살 뻗쳐야 하냐구요? 음… 대부분의 국가 지도자는 일상적인 해프닝으로 치부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가십을 좇는 언론사의 사정은 다를 지라도,
국제정치는 기본적으로 ‘국가 간’ 이슈입니다.
- 인권 침해나 식량・의료・내전 등의 특수한 사정이 아니고선 국내정치엔 개입하지 않는 게 국제사회 규범이죠.
- 의회제 국가에선 총리는 대내적, 대통령은 대외적 권한을 가짐에 따라 ‘국가인격’이 자연스레 분리되기도 하죠.
때문에 민주주의 국가라면
- “당신도 (나처럼) 고생이 많네. 그럼에도 받아 들여야 할 숙명!”이라 여길 테고
권위주의 혹은 독재체제라면
- “그러게 왜 민주주의를 해서 사서 고생이냐”고 혀를 끌끌 차겠죠.
비밀요원님은 대한민국이 어떤 국가로 인식되기를 원하시나요? 자유와 민주라는 두 기둥이 조화롭게 굴러가는 국가를 바라 마지않으리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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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비밀요원님~ 🎱 핑크쵸코입니다. 원래는 화요일에 찾아뵙지만 마법학교를 준비하느라 토요일의 서핑 서머리로 인사드려요~
오늘은 대외적 이미지로서의 국가를 이해할 수 있게, 두 개의 글을 준비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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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 아라비아의 실권자이자 후계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11월 17일(목)에 한국에 온답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호텔 객실을 무려 400여개나 빌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죠.
윤석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11월 15일(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회의에 참석한 후 한국과 일본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인데요. 단순 관광은 아니구요, 비지니스 트립입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총사업비만 5000억 달러(약 703조 원)로 추산되는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삼성과 현대차그룹, SK그룹 총수 등을 만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중동은 여전히 머나먼 이웃입니다. 그럼에도 국익이 걸려 있다면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 알아봐야할 텐데요. 사우디 아라비아가 국제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포린 어페어스에 실린 따끈따끈한 글 하나를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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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가 궁금한 또 다른 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조선(북한)입니다.
수시로 울리는 속보를 보면 미사일 발사 횟수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열흘 전(11/2)에는 울릉도에 공습경보가 내려지는 것은 물론 7차 핵실험 이야기도 언론에 자주 언급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왜 때문인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을 지난 달에 이코노미스트에 실린 글을 바탕으로 재구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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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 아라비아가 세상을 보는 시각
- 북과의 핵협상을 위해 포기해야 할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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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우디 아라비아가 세상을 보는 시각
How Saudi Arabia Sees the World The Foreign Affairs | 2022.11.01. | Karen E. You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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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는 계속해서
사우디 아라비아와 미국 양국간
외교 정책의 일부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리야드와 워싱턴은 곧 그들이
파트너가 아니라
석유시장과 경제발전모델에서
더 자주 경쟁자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Oil will continue to be
a part of foreign policy
for both countries.
But it is clear that
their country and the United States are preparing
for two different global economies.
Riyadh and Washington may soon find that
they are more often competitors
—in oil markets and models of economic development—
than partn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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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일명 MbS를 빠르게 이해하고 싶다면 단연코 이것을 추천합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이 세 달 전 매일경제에 기고한 글인데요. 3분이면 충분합니다.
오늘 델타 월딩에서 소개해 드리는 글은 이달 초에 포린 어페어스에 실린 것으로 핵심은 간결합니다.
- 사우디 아라비아와 미국은 우방국으로 통했지만 현재는 파트너십 약화 中
- 사우디 아라비아에게 앞으로의 미래는 (미국이 아닌) 신흥시장에 있기 때문
- 또한, 서방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통제하는 건 그들만의 카르텔로서 사우디에게도 위협적으로 인식됐음.
- 따라서 양국은 석유시장과 경제발전모델에서 더 자주 경쟁자가 될 가능성 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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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의 분열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노골적으로 표면화된 건 지난 7월이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MbS를 직접 만나 석유 증산을 요청했지만 단칼에 거절 당한 일화는 이미 잘 알고 계실 텐데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 폭등과 40년만의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 문제를 조속히 풀어야만 했던 바이든 정부로선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급기야 10월 5일이었습니다. 사우디 주도의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협력국은 석유 생산량을 하루에 2백만 배럴씩 줄이기로 합의했습니다. 미국으로선 예측가능한 결정이었음에도 중간선거를 한 달 여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큰 충격에 빠졌는데요.
미국에선
- 사우디를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로 규정짓거나
- 바이든 정부의 오만함이 사우디와의 관계를 악화시켰다는 의견이 양분합니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으로 MbS가 이끄는 사우디의 외교안보 전략이 변화한데서 기인합니다.
사우디는 앞으로의 미래는 (미국이 아니라) 신흥시장에 있다고 판단하고, 행동합니다.
- 현재 세계는 에너지 불안의 시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 화석에너지는 향후 20년 동안 수요가 지속됨에 따라
- 사우디에 더 많은 힘을 실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국제시스템이 점점 더 유동적으로 변하는 이때에
- 사우디는 독자적인 길을 개척하고,
- 다른 종류의 경제발전을 모색하며,
- 글로벌 문제에서 더 실질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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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우디 또한 신흥시장국가에 속합니다.
1인당 GDP가 높은 큰 경제의 본거지이며, 세계 에너지 가격에 영향을 미칠 만큼 충분한 석유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탄소 연료에 의존하지 않고도 모든 기후 위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미래도시 비전 2030을 공개키도 했는데요.
- 한국 방문 목적인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입니다.
네옴시티는 단지 부유한 국가의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사우디는 물론 다른 걸프 국가들에게도 그들만의 독자적인 경제발전모델을 가질 수 있다는 자부심의 상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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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포스트-아메리카 시대를 대비하게 위해 동맹의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데요.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OPEC+로 확장하고 사우디-러시아 간의 파트너십은 사우디의 새로운 외교 정책을 드러내는데요.
코로나 팬데믹으로 잠시 소원해지긴 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양국 간 파트너십이 공고해지는 계기가 됩니다.
-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통제하고 억제하기 위한 서방의 조율된 행동이
- 사우디에겐 자국의 석유 경제를 위협하는 서구인들의 카르텔로 비춰졌기 때문입니다.
OPEC+는 이념이나 조약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공동의 이익에 따라 함께 비지니스를 할 수 있는 국가들 간의 동맹이며, 그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에 도전할 용의도 갖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춘 채 경제・정치적 파트너십을 민주주의와 비민주라는 두 가지 트랙으로만 나눌 뿐입니다.
- 왕정국가인 사우디는 미국의 민주-비민주로 이원화된 국가안보전략 기조가
- 사우디의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판단하며 거리두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우디는 미국과의 관계를 단절하려는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미국 또한 다른 국가들과 다를 바 없이 협력의 문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러시아로 말이죠.
그렇다고 안보를 전적으로 미국에 의존하는 건 아닙니다. 요즘 중동에서는 국가 간 안보관계가 재조정되고 있는데요. 다만 사우디가 미국이 제공하는 무기마저 포기하진 않을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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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라비아의 석유 감산 결정은 국제 이슈만이 아니라 국내적 이해관계도 달려 있습니다.
사실 OPEC+ 국가들의 석유 감산 결정은 상징적인 제스쳐에 불과합니다. 왜냐하면 원래 그들은 새롭게 감축된 할당량보다 낮은 비율로 석유를 생산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실질적인 석유 생산량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석유 감산 결정이 중요한 이유는, 유가의 급격한 변동을 막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현재 사우디는 세계경제가 더 깊고 광범위한 경기 침체에 빠지면서 석유 수요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걸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은 미국석유 수출 금지와 석유 가격 담합에 대해 주권국가를 고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논의 중인데요. 이로 인해 석유 및 가스에 대한 모든 신규 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에 대해 깊이 염려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사우디의 주요 고객인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리면서 사우디의 시장 점유율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중국의 제로 코비드 정책과 저성장 국면은 사우디가 세계석유시장 안정의 원동력이라는 정당성을 흔들리게 만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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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사우디의 젊은 엘리트들은 러시아와 협력하고 미국의 우선순위를 낮춤으로써
- 급격한 유가 변동에 맞서 자국의 내구성을 갖추고
- 독자적인 경제발전모델에 대한 비전과 계획이 보호되기를 희망합니다.
이들의 전략이 성공할지는 불분명하지만, 사우디와 미국이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건 확실합니다.
- 사우디는 국제정치와 신흥시장에서 더 강력한 역할을 원하고 있으며,
- 미국은 국내이슈로 방향을 전환하고 국내 에너지 독립에 집중합니다.
석유는 계속해서 양국 외교 정책의 일부가 되겠지만, 리야드와 워싱턴은 곧 그들이 파트너보다 석유시장과 경제발전모델에서 더 자주 경쟁자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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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편의 글로 사우디의 모든 걸 알 순 없지만,
- MbS 왕세자가 한국을 방문하는 목적인 라옴시티 프로젝트가
- 사우디와 걸프국가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업인지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기를 바랍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글은 이곳에서 보실 수 있으며 늘 그렇듯 델타 월딩의 요약글보다 원문이 더욱 훌륭함을 안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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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북한과의 핵협상을 위해 포기해야 할 세 가지
Nuclear weapons give him more leverage.
The Economist | 2022.10.18. | 델타 월딩 재가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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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한국이 비효율적인 도발에
만족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북한은 더욱 강해집니다.
핵무기는 김정은의 안보를 강화하고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며
양보를 위해 흥정할 수 있는 칩을
축적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 by,이코노미스트
The longer America and South Korea content
themselves with ineffective bluster,
the stronger North Korea gets.
Nuclear weapons bolster his security,
give him more leverage and
help him build up the stock of chips
he could bargain away for concessions.
- by, The Econom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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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의 미사일 발사 횟수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단순히 느낌 탓이 아닙니다. 이코노미스트가 정리한 이미지만 봐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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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사실관계를 말하자면 올해 8월 22일부터 본격적인 한미연합훈련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 도널드 트럼프는 2018년 싱가포르에서 김정은을 만난 뒤 1950년대 시작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 이듬해 하노이 회담은 결렸됐지만 화해 희망의 여지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연합훈련은 계속해서 취소・축소됐습니다.
실제로 2018년에는 미사일 발사가 단 한 건도 없었으며, 2019년은 회담 결렬에 따른 후과로서 미사일 발사가 몇 차례 있었으나 2020년과 2021년은 최근 10년의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횟수를 나타냅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와 조금씩 증가하더니 여름을 거쳐 9월부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데요. 조선중앙통신은 미사일 발사 목적을 아래와 같이 명확하게 밝힙니다.
- 련합군의 대규모해상전력이 조선반도수역에서 위험한 군사연습을 벌리고있는 시기에 진행 LINK
- 미국남조선련합공중훈련《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한 조선인민군의 군사작전진행 LINK
즉, 북측의 미사일 발사는 ▲5년 만에 재개된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대응의 성격이 짙다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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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실관계를 두고 입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 북측이 도발 수위를 올리는 만큼 우리도 강대강으로 맞서야 한다
- 한반도 긴장 수위가 고조되는 만큼 계속해서 대화를 제안해야 한다
그러나 분석과 논의를 여기서만 그친다면 우리는 중요한 사실 두 가지를 간과하게 됩니다.
우선, 북측의 핵미사일 기술이 날로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10일 조선중앙통신은
-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보름 여간 진행된
- 조선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을
- 상세하면서도 종합적으로 보도했는데요.
흥미로운 지점은
- 군사훈련 주체를 ☢️전술핵운용부대라고 콕 집어 밝힌 것은 물론
- 미사일의 🎯정확성과 위력을 검증했다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강조하고 반복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두 가지 메세지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 임의의 시각,불의의 정황하에서도 맞대응을 할 수 있으니 선제공격하지 말아라
- 군사훈련의 목표가 단순 과시용이 아니라 전술핵과 전투태세 검증에의 한 단계
- 독재자 김정은이 참석해 이전의 기술 시험보다 더 높은 인지도를 얻었음.
- 그 목적은 전술 무기의 전쟁 시나리오에서의 사용을 시뮬레이션하는 것
즉, 강대강 전략은 오히려 북측으로 하여금
- 군사훈련의 정당성과 명분을 제공하고,
- 그만큼 핵미사일이 고도화될 수 있는 시기를 앞당깁니다.
그리고 핵미사일이 고도화될수록
- 이를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 제시해야 하는 당근 혹은 채찍의 규모는 더욱 커집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역설을 아래처럼 신랄하게 꼬집습니다.
- 윤석열 한국 대통령도 북한이 “핵무기로 얻을 것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은 그런 식으로 상황을 보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하다.
- 핵무기는 김정은의 안보를 강화하고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며 양보를 위해 흥정할 수 있는 칩을 축적하는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도 짧게는 10여 년, 멀게는 수십 년의 남북관계를 되짚어 봤을 때 강대강 전략이 전례가 없었던 게 아닙니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한편, 북측을 강압하는 데엔 군사적 강대강 전략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국제사회는 다양한 방식으로 경제제재를 가해왔지만 이또한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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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주목할 건 북측은 대화에의 의지가 희박하다는 점입니다.
지난 10월 10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선 이렇게도 말합니다.
-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적들이 군사적위협을 가해오는속에서도 여전히 계속 대화와 협상을 운운하고있지만
- 우리는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 지역의 정세를 격화시키는 적들에게 더욱 명백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하시였다.
여기서의 대화는 한국이 아니라 바이든 정부가 제안한 것인데요.
중간선거를 앞둔 지난 달에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 전략소통조정관을 통해 북측에 조건 없는 대화를 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 이번 달 미국은 "조건 없이" 앉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히고 "도발의 시대에서 실용적 포용의 시대로의 전환"을 표명했다.
- 그러나 수십 년 동안 실패한 플레이북을 고수하는 것은 의심스러운 전략이다.
북측이 대화에의 의지가 없다는 점은 수사적 표현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북측은 2020년 6월 16일,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바 있죠. 이는,
- 대화를 통해 관계를 개선하려던 문재인 정부의 입지를 힘들게 만들었으며
- 보다 근본적으로, 그러한 결과를 맞닥뜨리게 되리라는 걸 알면서도 강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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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북측은 ‘☢️전술핵운용부대의 군사훈렴’임을 명시적으로 공개함으로써 요구사항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조건 없는 대화가 아니라 핵에 관한 조건 있는 대화를 원한다는 건데요. 때문에,
- 강대강 전략과 경제제재가 수십 년의 역사 동안 성공하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로
-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구축하는 방안 또한 재점검이 필요한 시기가 온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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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의 강대강이나
- 미국의 조건 없는 대화
어느 것도 성공 여부가 검증되지 않은 전략이라 평가합니다. 두 가지 옵션을 이제는 포기할 때가 됐다는 건데요.
그렇다면 왜 이들은 쳇바퀴 돌듯 협상에 실패할까요?
애당초 목표가 상이하기 때문입니다.
- 한국과 미국은 북측의 비핵화를 궁극적 골인 지점으로 삼고 있지만,
- 북측은 핵정책을 법으로 성문화하는 것은 물론 국가의 핵 상태가 "불가역적"이라는 것을 매우 분명히 밝히고 있기에
양국이 핵포기를 주장하는 한 북측은 아무 얘기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코노미스트는 강대강이나 대화라는 두 가지 옵션보다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미국과 한국이 비효율적인 도발에 만족할수록 북한은 더욱 강해지고, 치러야 할 비용만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하는데요.
더욱 강해질 북측과 그때문에 치러야 할 높은 비용을 우려하는 건 이코노미스트만이 아닙니다.
요즘 미국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전략도 이제는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 북측의 핵보유를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 상보적으로 핵무기를 줄여 나가는 군축 논의를 하자는 건데요.
실제로 보니 젱킨스 미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지난 달 29일, 미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에서 가진 대담에서
- “북한이 대화를 원하면 군축 (협상이)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문득, 마약과의 전쟁에 실패해 대마・코카인 등을 합법화한 태국・콜롬비아와 합법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멕시코・미국이 오버랩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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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조선(북한) 핵미사일에 관해 다소 어려운 얘기를 나눴는데요, 이코노미스트가 우회적으로 전하는 메세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당신은 북한과의 핵협상을 위해 다음 세 가지를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즉, 북측의 핵보유를 인정하고 북미가 상보적으로 핵무기를 줄여나가는(군축) 전략을 지지할 수 있겠냐는 물음인데요. 이는 어떤 방식으로든 통일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길이기도 합니다.
북측의 핵보유도 한국에서 쉽사리 받아 들이기 어려운 얘기인데, 통일마저 멀어질 가능성이 높은 요즘 논의에 대해 비밀요원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곳에 의견을 남겨 주세요. 더 많은 비밀요원님과 나누겠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글은 이곳에서 보실 수 있으며 늘 그렇듯 델타 월딩의 요약글보다 원문이 더욱 훌륭함을 안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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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번 주 선데이 시소는 모든 외교안보의 시발점, 한미동맹의 현재를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과 함께 풀어갑니다. 미국 중간선거를 비롯해 전술핵・전략핵, 한미・남북・북미관계 등 그동안 궁금했던 모든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텐데요.
일요일 저녁 8시, 줌에서 만날 거구요. 줌 녹화링크와 피그마 리뷰노트를 제공해 드립니다. 이곳에서 신청하세요. 그럼 주말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비밀요원님,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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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몸만 오세요~
요즘 핫이슈, 현장 전문가가 직접 들려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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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시소 2022 가을・겨울
- 격주 일요일 저녁 8시, 줌
10/2,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정책들
10/16, 🧑🏻🦽교통약자와의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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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멕시코 한 걸음 더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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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시각 21시, 멕시코 현지시간 06시
11/13, 🪖전작권 전환과 한미동맹
11/27, 🎞 국제사회와 K-콘텐츠
- 황동미 전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원
- 스페셜 게스트
12/11, 💝2022 AIDEU + 송년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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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라 소사이어티 구성
- 야외 탐험 → 🌠블루아워
- 창의성 계발 → 🪄델타 월딩 마법학교
- 요즘 핫이슈 빠르게 습득 → 👋 선데이 시소
- 특정 주제 전문가와 주기적 만남 → 🏕베이스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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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세계를 향해! 델타 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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