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20과 춘추전국시대” 비밀작전 내용 정말 좋았어요.
👉🏼 지금의 어지러운 국제관계를 폭넓게 볼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 정리하느라 고생하셨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을만큼 유익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 Great great overview and review!!
- 세계 외교관계 속에서 향후 인도네시아의 중요도가 올라가는 것이 보이는군요. 외교는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다라는 정석에 배울 것이 참 많았습니다.
- 일상생활에도 갈등을 봉합하고 동일 아젠다로 이끈다는 리더십을 적용할 수 있는 거 같아 개인적 레벨에서도 배운 점이 많구요.
- 한국도 지금의 세계 속에서 한국이 가진 지위와 위치를 기회로 살려 실리도 챙기고 보편적 인류 가치 실현도 함께 하며 또 리드할 수 있는 모범국가가 되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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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비밀요원님~ 🧠 별샛별이 인사드려요. 롱타임노씨였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저희는 연말이라 2022년을 총체적으로 회고하고 있습니다. 지난 비밀작전에선 다음과 같은 얘기를 했었죠.
🌏 “G20과 춘추전국시대”
- 국제사회가 완전히 돌이킬 수 없는 새로운 질서로 들어서고 있으며,
- 누가 더 유연하고 빠르게 산업구조의 체질 전환을 이뤄내는가가 작금의 쟁점
그런데 국제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을 얘기하다 보면 자연스레 한국은 어떤지를 되물을 수밖에 없습니다. 본능적 불안감 혹은 위기감이랄까요?
100여년 전 구대륙에서 신대륙으로 향하는 물결은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었습니다. 다만 타이타닉의 운명은 피하고 싶은 게 우리 마음이죠.
좋든 싫든 내 고향, 내 조국이고 작은 번영일 지라도 세세무궁토록 후대에 물려주고 싶습니다. 멋진 신세계도 만들면 금상첨화일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2022 외교안보 ADIEU - 두 번째 시간으로 한국의 현존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즉 앞으로 일어날 변화들에 우리는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를 되묻는 국내외 이슈를 몇 던져 보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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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슈를 기계적으로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국적 비전을 나누는 작업입니다. 주제도 더욱 고심해서 선정하게 되는데요.
비밀작전이 다소 띄엄띄엄 발행되고 평소보다 분량이 긴 점, 진심으로 양해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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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용의 빛과 그림자(feat. 인도네시아)
- 인구고령화에 직면한 일본과 한국, 해법은?
- 이슬람 사원 앞에서 통돼지 바비큐 파티
- 정치의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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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비밀작전에서 인도네시아의 존재감이 커졌고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오늘은 시선을 살짝 비틀어 보겠습니다.
비밀요원님도 잘 아시겠지만 인도네시아는 10년 내에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에 이를 것으로 점쳐집니다. 2050년엔 중국・인도・미국・브라질과 함께 5대 경제대국으로 우뚝 올라설 전망인데요.
지정학적 위기, 즉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은 인도네시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현재 바이든과 시진핑은 “갈등은 하되 관리하며 물리적 분쟁으로 치닫는 상황은 막겠다”는 입장이지만 우발적 요인으로도 일어나는 게 전쟁입니다.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국내 요인이 양국의 갈등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 미국 하원 다수를 차지하는 공화당은 바이든이 중국을 향해 더욱 강경한 발언을 하길 원하고 있으며,
- 중국은 나날이 커져가는 빈부격차라든지 제로 코로나 정책 실패에의 책임을 묻는 여론을 돌리기 위해서라도 공세적 외교를 쉽사리 중단하기 어렵습니다.
외교는 국내정치의 연장이라는 말을 새삼 되새기게 되는데요. 인도네시아 역시 크리티컬한 국내 변수가 있습니다.
다름 아닌 후계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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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대통령제 국가로서 5년 임기, 그리고 한 번만 연임할 수 있습니다.
조코 위도도가 처음 대통령으로 당선된 게 2014년으로 현재는 두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이며, 다음 대선일은 2024년 2월 28일입니다. 14개월 가량 남았는데요.
문제는 조코위를 이을 유력 대선 후보가 없습니다. 정확히는 집권여당인 투쟁민주당(PDI-P)*에 경쟁력 있는 대선 후보가 없는 거겠죠.
*중도좌파 성향
현재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장관입니다. 그러나 그는 집권여당이 아니라 경쟁정당인 그린드라당 소속입니다.
- 잠시만요. 경쟁정당의 정치인이 다른 것도 아닌 국방장관으로 함께한다구요? 왜 때문이죠? 쿠데타라도 일으키면 어떡하려구요?
경쟁정당 정치인을 내각에 기용했다는 사실이 한국으로선 낯설디 낯선 풍경입니다만, 이는 인도네시아의 환경적 특성에서 비롯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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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17,000개가 넘는 섬이 국토 좌우로 5,000km에 걸쳐 있습니다.
- 서울에서 자카르타까지 비행기로 7시간이 걸리는데요.
- 인도네시아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가 그 정도입니다.
인구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2억 7천만 명이구요. 소수 종족이 1,300여 개, 언어도 자바어를 포함해 650여 종에 이릅니다.
즉, 국가를 구성하는 기본 요건인 국토・인구・언어 등이 큰 폭으로 흩어져 있습니다. 때문에 지역 특색에 기반한 정당이 상당히 많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의원을 배출한 원내정당이 10개, 원내 진입에 실패했거나 지역 내에서만 활동하는 정당을 포함하면 20개나 됩니다.
그 결과, 제1정당도 의석수가 20%에 불과하기에 국정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선 의회제처럼 연립정부를 구성해야만 합니다.
유의미한 원내정당이 3개 남짓에 불과한 한국과 사뭇 다른 풍경이죠.
여기에 도농 간 인프라 격차가 큰데다 1967년부터 98년까지 30여년 간 수하르토 독재 치하를 보냈기에 여전히 군부가 정・재계에 포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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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도네시아가 지금의 모습이 된 건 기적에 가깝습니다.
- 다원화된 정치환경과 군부 독재의 긴 그늘을 물려받은 것은 물론
- 1997년엔 아시아를 휠쓸었던 외환위기를 정면으로 겪었죠.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이런 난제를 딛고서 제 손으로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이룩했다는 사실에 자부심이 상당히 큰데요.
경제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해선 정치・사회적 안정이 중요합니다. 조코위로선 경쟁정당까지 아울러야만 합니다.
그래서입니다. 대통령 연임에 성공한 조코위는 국민통합을 내세우며 경쟁정당의 프라보워를 국방장관으로 임명했고 지금에 이릅니다.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조코위가 G20에서 성공적인 외교를 펼칠 수 있었던 저력도 태생적으로 다원화된 정치환경에서 다년 간 학습된 결과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점들이 인도네시아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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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코위로선 자신을 이을 정치적 후계자가 소속 정당에 없다는 점이 리스크입니다. 앞서도 말했듯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인 프라보워는 경쟁정당 소속입니다.
그런데 웃픈 건 조코위의 지지율이 프라보워의 지지율을 무려 두 배 이상 웃돈다는 사실입니다.
’22년 8월 조코위 지지율이 72.3%였다면, ’22년 11월 프라보워는 31.8%에 머뭅니다. 조사 기관과 방식에 따라선 프라보워가 1등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은 고작 10~20%대에 그칩니다.
쉽게 말해 헌법 상 결코 다음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이에 대한 신망은 넘사벽으로 두터운 반면,
- 고만고만한 인기를 얻는 다수의 대선 후보가 난립하듯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현재는 프라보워 국방장관이 1위로 손 꼽히지만 2024년 2월 28일엔 예상치 못한 인물이 대통령이 될 수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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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요?
조코위가 3연임을 할 수 있게끔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잠시 커졌는데요. 앞서도 말했듯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히 큽니다.
올해 4월입니다. 헌법 개정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결국 조코위는 임기 연장을 부인하는 성명을 발표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달입니다.
조코위는 프라보워가 다음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무려 두 차례나 지지 선언을 했습니다.
- 두 사람은 두 번의 대선에서 경쟁자로 맞붙기도 했지만
- 인도네시아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갈수록 사이가 돈독해지고 있답니다.
만약 이런 흐름이 대선 때까지 유지된다면 ‘정치 후계자 선정과 리더 교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비용은 다소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코위가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프라보워가 당선된다는 보장은 없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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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인도네시아가 잠재력이 풍부한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미래에의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 태생적으로 다원화된 정치지형은 정치・사회적 불안과 분열을 초래할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 조코위의 비전과 정책을 계승하는 후계자가 확정되지 못하거나 다른 인물이 대통령이 된다면,
- 현재 추진되는 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리고, 인도네시아의 야심을 주저 앉힐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려는 해외 기업인들로선 한 번 생각할 걸 두 번, 세 번 더 고민하게 되겠죠.
어쩌면 조코위의 진짜 정치력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이 아니라 ‘NEXT’ 즉, 후계자 문제를 어떻게 매듭 짓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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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 대해 또하나 주목해야 하는 건 국제사회를 향해 품고 있는 그들의 야망과 달리 문화・사회적으로 보수적인 법안도 채택한다는 사실입니다.
인도네시아의 요즘 핫이슈는 ‘혼외 성관계 금지법’입니다. 12월 6일에 의회를 통과했는데요. 놀랍게도 조코위는 이토록 보수적인 형법을 2019년부터 통과시키길 원해 왔다는 점입니다.
응? 왜 때문이죠? 국제사회의 커먼센스에 배치되는 법안에 왜 조코위가 동의한단 말이죠? 의문이 들 수도 있을 텐데요.
오히려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태생부터 다원화된 인도네시아 정치지형을 조코위는 어떻게 핸들링 해왔을까? 조코위가 정치 천재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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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의 선택지 앞에서 유리한 판단을 내린 최종 행위자가 조코위라는 점에서 수완 좋은 정치인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다만 그 방식인데요. 그동안 조코위는 경제 목표를 달성하고 사회 통합을 이루기 위해 일부 제도와 정책 등에서는 여러 정당과 흥정 및 거래를 해왔습니다.
사실 이러한 흥정 및 거래는 조코위만의 몫이 아닙니다. 정당이 20개나 되는 인도네시아는 총선과 대선에 이르면 양 극단의 정당들도 손을 맞잡는 진풍경이 수시로 연출되는데요.
이번에 통과된 형법도 자세히 뜯어 보면 이렇습니다. LINK
- 대통령 모욕죄 3년 이하 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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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관 모욕죄 1년 6개월 이하 징역
- 미신고 집회 6개월 이하 징역
- 허위사실 유포 6년 이하 징역
- 혼전 동거 6개월 이하 징역(친고죄)
- 혼외 성관계 1년 이하 징역(친고죄)
- 흑마술(저주) 1년 6개월 이하 징역
- 만취 상태 사람에게 술 판매 1년 이하 징역 등
포인트는 대통령 및 정부기관 모욕죄 그리고 미신고 집회에 있습니다. 조코위와 정부 관계자들은 비행기로만 7시간에 달하는 국토와 2억 7천 명에 이르는 인구를 좀 더 효율적으로 통제하길 원합니다. 1년 뒤 대선을 앞두고 후계자 이슈도 아니 고려할 수 없었을 겁니다.
마침 이슬람 계열 정당은 이슬람 가치가 좀 더 구현되는 법안을 원합니다. 민족주의 계열 정당은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의 일환으로 네덜란드 식민 시절 만들어진 형법을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바꾸길 바랍니다.
이렇게 3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며 지금과 같은 형법이 지난 12월 6일 의회를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태생적으로 다원화된 인도네시아를 조코위가 조화롭게 핸들링해 온 방식이며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저력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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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것이 실용의 빛과 그림자입니다.
“모든 것에 동의하지 않지만 반대할 수만도 없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는
-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민주주의 국가이자
- 세계 5위권을 향해가는 자본주의 국가이자
-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이자
- 세계 5대 온실가스 배출 국가이자
- 해외로 이주노동자를 많이 보내는 국가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가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핵심 멤버 중 하나가 되는 미래를 조우하게 됩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춘추전국시대로서의 국제사회는 이미 우리를 ‘완전히 돌이킬 수 없는’ 새로운 질서로 이끌고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이같은 신흥국과 파트너십을 유지하는데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되물어 봐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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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뷰 파인더를 살짝 돌려 보겠습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시대입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리고, 중앙정부는 긴축재정에의 압박을 받습니다.
이에 역행하던 어느 총리는 영국경제를 패닉에 빠트리고선 45일만에 총리직을 사임하고야 말았습니다. 고금리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입니다.
그런데 이런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국가가 있습니다. 다름 아닌 일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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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잃어버린 30년이라고도 하죠.
- 장기간 디플레이션을 겪어 오며 인플레이션보다 경기침체를 더 우려하기에 여느 국가들처럼 금리를 급격히 올리지 않습니다.
- 일본에 여행을 다녀오거나 거주해 본 이들이 공통적으로 증언하는 저렴한 물가는 30년 경기침체의 우울한 그림자입니다.
만병통치약과도 같은 해법이란 존재하지 않기에 모든 국가가 고금리와 긴축재정을 선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일본이 빠져 있는 덫이랄까요?
계속해서 말하지만, 요즘 국제사회의 쟁점은 산업구조를 유연하고 빠르게 전환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본은 경제구조의 체질을 바꾸고 싶어도 인구고령화로 인해 쉽지 않습니다.
일본이 초저금리 정책을 고집하는 건
- 정책입안자들이 능력이 없어서 무모한 판단을 하는 게 아니라
- 인구고령화 등으로 인해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는 거에 가깝습니다.
즉, 인구고령화로 인해 변화를 따라갈 동력을 상실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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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최근에 실린 이코노미스트 글에선 일본이 더 많은 이주노동자를 받아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290만 명의 외국인이 일본에 있지만 일본정부가 목표로 하는 1~1.5% 정도의 GDP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2040년까지 670만 명이 필요하답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이민・이주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을 할 의지는 물론 여력도 되지 않는다며 이코노미스트는 따끔히 꼬집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이런 상황을 두고 한국이 웃을 때가 아닙니다. 비밀요원님도 잘 아시겠지만 인구고령화는 한국이라고 예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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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의 인구는 5100만 명 선이지만
- 2050년엔 4700만 명,
- 2070년엔 360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인구가 50년 새에 30% 가량 급감합니다.
더욱 치명적인 건 생산가능인구(16-64세)의 감소폭이 더 크다는 겁니다.
- 2020년 3,738만명에서
- 2030년 3,381만명으로 감소
- 2070년에는 1,737만명으로
2020년의 46.5% 수준입니다. 이를 고령화 비율로 전환하면
- 현재는 25% 미만이지만 2050년엔 75%, 2070년엔 100%를 넘습니다.
- 2020년에 태어난 신생아는 2070년이 되어도 누구에게 부양 받기는커녕 한 명의 고령자를 직접 책임져야 합니다.
즉, 경제구조의 체질을 전환하는데 있어 한국도 난관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코노미스트는 한국도 함께 언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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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이 생산가능인구(16~64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2030년까지 약 4백만 명의 외국인이 필요하답니다.
- 2019년 기준,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250만 명 가량이었지만,
- 2021년에는 코로나 영향으로 200만 명 밑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즉, 7년 동안 현재보다 두 배나 더 많은 외국인 인구를 받아 들여야만 합니다.
이민・이주정책은 더이상 선택의 문제거나 최우선 과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늦었습니다.
상황이 이런 데도 이민・이주정책에 강력한 의지가 없는 건 일본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아니, 엄밀히 따지면 한국의 상황이 더 안 좋습니다.
- 일본은 80년대에 전 지구급으로 정점을 찍은 전례가 있기에 기본 체급이 큽니다.
- 인구가 1.26억 명이기에 내수시장도 단단하고, 중소기업층도 건실하고 두텁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뭐가 있나요? 내수시장도 작습니다. 일본처럼 강소기업 군단이 튼실한 것도, 글로벌 시장이 넓은 것도 아닙니다. 무역도 미중 간의 전략적 경쟁으로 흔들립니다. 반도체를 비롯해 몇몇 첨단기술이 하드캐리한다지만 장기적인 미래를 전망하고 비전을 그리는 데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인구구조와 산업이 연계된 종합적 청사진이 제시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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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비밀요원님도 잘 아시겠지만 한국은 다문화 수용성이 상당히 낮습니다.
그런데 두 가지 특이점이 있습니다.
동아시아연구원(2020)에 따르면 우선, 외국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거나 자녀의 국제결혼을 거부하는 비율은 줄어들어 외국인에 대한 무지나 막연한 공포는 감소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배타성은 과거보다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 2010년만 하더라도 다문화 수용성이 60%를 넘었지만
- 2020년엔 44.4%로 큰 폭으로 떨어집니다.
즉, 무지와 공포는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배타성은 늘었다는 건데요. 보고서는 그 이유로 (미디어에 알려진 것처럼) 문화・종교적 차이라기보다 경제적 이유가 더 크다고 지적합니다.
쉽게 말해 외국인노동자의 증가를 일자리의 위협으로 느낀다는 겁니다. 특히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건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라고 합니다.
또한 외국인에게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거나 한국 국적을 쉽게 취득할 수 있게 하는 것에 대해 과거보다 더욱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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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입니다.
- 한국이 현재와 같은 경제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선 외국인이 두 배 가량 더 필요하지만
- 그만큼 일자리의 위협으로 느끼며 배타적인 태도를 취하는 40대 이상이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국이 타이타닉과도 같은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이같은 갭을 제도적으로 어떻게 잘 풀어나갈 것인지가 앞으로의 숙제가 될 텐데요.
동아시아연구원은 두 가지를 제안합니다.
- “세계 속의 한국”만이 아니라 “한국 속의 세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토론이 벌어져야 하며
- 감정에 호소하는 온정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맥락에서 이민자 정책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실용의 빛과 그림자. 앞서 얘기한 대로
“모든 것에 동의하지 않지만 반대할 수만도 없다.”
는 태도를 우리가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지 무엇보다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를 전 사회적으로 진지하게 숙고해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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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뷰 파인더를 이제 국내로 돌려 보겠습니다.
지난 주 대구 북구 대현동에서 날아든 소식입니다. 공사중인 이슬람 성원(모스크) 앞에서 인근 주민들이 통돼지 바비큐 잔치를 벌려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슬람 문명권에서는 돼지고기를 먹는 걸 죄악으로 여기는 만큼 해당 종교를 모욕하기 위한 의도가 다분합니다. 공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두 달 전부터 가져다 놓은 돼지머리도 어느새 세 마리에 이르는데요.
“미개하다”는 표현이 절로 나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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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정합니다.
저는 이와 유사한 갈등을 일상에서 경험한 일이 거의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내 나라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해당 이슈의 진짜 이방인이자 외부인은 정작 저였습니다.
심심찮게들 말합니다. 이제 한국의 농촌이나 중소기업은 외국인노동자가 아니고서는 돌아갈 수 없는 구조라고요. 세계 속의 한국이라지만 국내에서 글로벌화가 가장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곳은 지방의 중소도시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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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월딩에서도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급격히 오른 인건비나 열악한 주거 시설 등의 문제를 지적한 바 있었죠.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여전히 일상적이진 않습니다. 저는 그들을 풍경처럼 마주할 뿐 매일의 삶을 공유하는 건 아니니까요.
우연히 눈이 마주치면 목례는 합니디만, 이런 공포도 공존합니다.
- 나의 눈길이 혹시라도 그들을 타자화하는 시선으로 비춰지진 않을까?
적어도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진 모르겠지만 누군가를 차별하거나 혐오하거나 포용하지 못하거나 구별짓기를 하는 그런 옹좁은 사람이 되고 싶진 않거든요.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듭니다.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는 욕망은 나에게만 허락된 특권일까?
비밀요원님도 타인에게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살지 않나요? 대구 북구 대현동 주민은 그런 욕망이 전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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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은 따로 있습니다만,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비밀요원님에게 퀴즈 하나를 내어 볼게요.
한국에는 몇 개의 이슬람 성원(모스크)이 있을까요? 일단 이태원에 중앙성원이 하나 있구요. 그렇다면 두 개? 아니면 10개 정도?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2018년에 발표된 연구논문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최소 150여 개의 지역성원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심지어 대구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북구만이 아니라 달서구 등지에 최소 7개의 지역성원(모스크)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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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건 모스크라고 다같은 모스크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태원 중앙성원은 1970년대 오일머니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 등 중동국가와 한국정부가 외교적인 목적으로 협력하여 건립했습니다. 그만큼 규모도 크고 으리으리합니다.
이외에도 부산은 리비아, 경기도 광주는 쿠웨이트, 전북 전주는 이집트, 경기도 파주와 포천에 위치한 지역성원은 카타르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졌습니다. LINK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로 지어진 많은 수의 지역성원은 공단이나 대로변에 집중적으로 분포합니다. 위에서 설명한 지역성원들처럼 독립된 건물로 존재하는 건 전국적으로 20개 남짓에 불과하며 대부분 상가나 원룸을 임대해 사용합니다.
즉, 모스크 분포의 계층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독립된 건물을 지을 정도면 해당 국가에서 사회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엘리트이자 중상층 이상의 분포가 높은 센터라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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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18년에 발표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국내 성원(모스크)은 한국이슬람중앙회(KMF), 인도네시아무슬림협회(KMI), Faizan e Madina(파키스탄 무슬림), Al-Huda Foundation 등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수는 적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지역성원도 있구요.
흡사 개신교에 감리교・침례교・장로교・성공회 등 여러 계파가 존재하는 것과 비슷한데요. 개신교와 유사점은 이만이 아닙니다.
개신교도들이 목사님을 따라 교회를 옮겨 다니듯 무슬림도 이맘을 따라 모스크를 이동한답니다. 주로 자국 출신의 이맘이 있는 곳으로 다니는데요. 이렇듯 모스크는 종교시설이지만 국가별 커뮤니티 센터로서의 역할도 병행합니다. 한국인들이 해외에서 한인교회부터 찾아가듯이 말이죠.
그래서 당연한 얘기지만 국내에는 외국인노동자의 분포에 따라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와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 출신과 파키스탄・방글라데시(서남아시아),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중앙아시아) 출신의 무슬림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흔히들 떠올리는 중동 출신의 무슬림은 국내에 그 수가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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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실(무살라)로 가면 그 숫자는 훨씬 더 많아집니다.
청계천 1가에 있는 한국관광공사를 비롯해 잠실 롯데월드・용인 에버랜드・한국 민속촌・가평 쁘띠프랑스 등의 문화시설 등에도 기도실이 설치되어 있으며 서초구도 기도실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사실 기도실은 기도할 수 있는 작은 공간과 최소한의 시설만 있으면 되기에 통계를 산출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의아해집니다.
- 전국적으로 성원과 기도실이 수백 개 이상 운영 중에 있으며 점차 확충되는 추세입니다.
- 하지만 문제가 된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지금보다 단일민족 성향이 강했던 8~90년대에도 말이죠.
그럼에도 왜 유독 지금 대구 북구 대현동에서 2년 째 문제가 되고 있는지, 그래서 이 이슈를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해야 하는지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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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말하는 쟁점은 주택가에 성원(모스크)이 지어진다는 점입니다.
앞서도 말했듯 기존에 건립된 성원의 75% 가량은 공단이나 상가 밀집 지역에 분포하기에 내국인과 갈등을 빚을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대구 북구 대현동에 공사중인 성원(모스크)은 경북대학교 대구캠퍼스 후문에서 5분 거리로 원룸촌이자 주택가 한가운데입니다.(사진 속 오른쪽 운동장이 경북대, 왼쪽 아래 붉은색 철골이 성전)
해당 성원도 방글라데시・파키스탄에서 경북대로 유학온 석・박사들이 최소 5~6년 전부터 원룸에서 기도 모임으로 시작한 후 2년 전이었습니다. 인근 다세대 건물을 매입해 성원을 짓기 시작했는데요.
대현동 주민은 방음(찬송 및 기도) 이슈를 들며 주택가와 떨어진 곳에 지어주길 바랍니다. 또한 이곳에 성원이 지어진다면 더 많은 무슬림들이 몰려와 주차 문제 등이 발생할 것을 우려합니다.
하지만 유학생들은 비슷한 조건 즉, 학교와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무엇보다 부지 매입 비용도 저렴한 대체지를 찾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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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으로는 성원(모스크) 건립에 어떠한 문제도 없습니다.
종교시설은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되기에 2020년 12월에 착공 허가를 받기까지 결격사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이미 3분 거리에 비슷한 규모의 교회가 주택가 한 가운데에 위치합니다.
게다가 대구에는 최소 6개 이상의 지역성원이 달서구 등에 존재하기에 주민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더많은 무슬림들이 몰려들 가능성이 아주 높지 않습니다. 앞서 말했듯 국적 이슈가 큰데요.
대구는 인도네시아무슬림협회(KMI)의 거점 모스크가 있을 정도로 이곳 출신들이 강세이며 지역 별로 커뮤니티 센터도 상당히 잘 조직화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대현동 주민들이 성원 건립을 반대하는 데에는 법적으로든 현실적으로든 근거와 명분이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이들로 인해 공사가 2년 가까이 지연되고 있으며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심각한 갈등이나 분쟁으로 치닫기 전에 해결을 해야만 합니다.
일각에서는 유럽의 사례를 들며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 말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무슬림들과 갈등이 벌어질 것이 자명하다며 결사항전에의 의지를 불태우기도 하는데요.
정말로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면 그래서 더더욱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만 할 것입니다.
거듭 한국은 지금보다 두 배 더 많은, 즉 200만 명 이상의 외국인을 7년 내에 더 받아 들여야만 하는 운명에 처해 있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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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해결!
대현동 주민들이 요구하는 대로 주택가를 떠나 다른 지역성원들처럼 대로변이나 상가로 가면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일까요? 혹은 신도의 다수가 경북대 석・박사들인 만큼 경북대 안에 성원을 지으면 괜찮아질까요?
종교의 자유나 인권 등과 같은 담론은 이 자리에선 논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지극히 현실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우리가 이 이슈를 바라볼 때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200만 명이라는 숫자
- 그리고 앞으로 더 받아 들여야 할 200만 명이라는 또 다른 숫자의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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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첫 번째 200만 명의 의미입니다.
*한국국적 취득자 제외
- 중국인이 84만 명으로 외국인의 42.9%를 차지하고 있으며
- 베트남 20만 명(10.7%), 태국 17만 명(8.8%), 미국 14만 명(7.2%)입니다.
- 이 외 우즈베키스탄・필리핀・일본・기타 국적의 외국인이 30%를 차지합니다.
- 산업단지에 고용된 노동자는 220만 명
- 무슬림 추정 인구는 20만 명 정도됩니다.
전체 외국인으로서든 노동자로서든 무슬림은 10±α% 정도를 차지합니다. 전체 한국인에 대해서는 0.4% 안팎입니다.
한편 지난 5년 동안 한국에 체류한 외국인은 연간 200~250만 명을 오갔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편차는 있지만 연평균 220만 명의 외국인이 한국에 거주했는데요. 이러한 숫자는 현재의 한국인구 5100만 명에 최적화된 외국인 비율입니다.
쉽게 말해
- 한국의 인구구조에 변화가 없고 산업구조 역시 변화가 없다면
- 연간 220여만 명의 외국인이 한국에 체류할 것이고 무슬림 규모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다소 무심히 말하면 인구구조와 산업구조 변화에의 압박이 없다면 갈등구조 역시 큰 차이 없이 흘러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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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두 번째 200만 명, 이코노미스트가 지적한 대로 한국이 7년 내에 더 받아 들여야 할 외국인 수는 다른 층위의 담론입니다.
1️⃣첫 번째 200만 명은
- 과거엔 한국인이 종사했지만 언제부턴가 한국인이 기피하는 직종의 노동자를 저렴한 가격으로 대체하기 위해 필요했다면,
2️⃣두 번째 200만 명은
- 한국의 경제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즉, ‘한국의 생산가능인구(16-64세)’를 대체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생산가능인구를 대체한다는 건 특정 업종만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2022년 11월 기준, 대구광역시 인구가 236만 명 쯤 되는데요. 이보다는 조금 적은 규모의 그러나 광역시급의 새로운 도시 하나를 건설하고 유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모든 이미지를 떠올리면 됩니다.
병원과 은행도 필요할 거구요. 학교도 만들어야 합니다. 법률 서비스 및 경찰이나 소방공무원도 있어야겠죠. 디지털 이코노미의 시대에 개발자도 필수적입니다. 콘텐츠 강국인 한국으로서 콘텐츠 제작과 관련된 다양한 업종도 있을 겁니다.
쉽게 말하면 앞으로의 200만 명은 안산이나 대구공단을 채우는 노동인력이 아니라 오늘 비밀작전을 읽고 있는 비밀요원님의 업무를 함께 나눠할 가능성이 높은 외국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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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요원님이 40대 이상이라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생산가능인구를 대체하는 만큼 가급적 유능하면서 젊은 인구를 많이 받아 들이려 할 테니까요.
즉, 델타 월딩을 읽을 정도로 외교안보 이슈에 관심 많은 40대 이상과 앞으로 한국으로 유입되어야만 하는 200만 명이 질 좋은 일자리를 두고 경쟁할 일은 많지 않다는 뜻입니다.
오히려, 똑똑하고 열정 넘치지만 훈련이 덜 된 젊은 인구가 많아진다는 건 40대 이상의 관리자급에 대한 수요를 높일 가능성이 큽니다. 현지 사정을 잘 알면서 경험도 풍부한 이가 일을 가르치는 게 기업으로선 이득이기 때문이죠.
물론 모든 40대 이상에게 해당하는 건 아닙니다. 인종과 국적이 다양해지는 만큼 다문화 수용성이 높은 관리자가 더 선호받습니다. 따라서 비밀요원님이 이러한 변화를 받아 들일 용기가 충분하다면 앞으로의 200만 명은 40대 이상에겐 위험이 아니라 기회가 됩니다.
한편 앞으로의 200만 명 중 일부는 시민권을 취득해 뿌리를 내리고 살 수도 있을 겁니다. 가정을 이루고 2세도 낳을 텐데요. 이런 질문입니다.
“외국인 자녀와 내국인 자녀가 서울대를 놓고 경쟁하게 될 미래, 비밀요원님은 받아들일 수 있나요?”
그러나 답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받아 들이는 것 외에 한국은 어떠한 선택지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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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대구 북구 대현동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전혀 틀린 얘기가 아닙니다.
해당 지역성원의 다수 무슬림은 경북대 석・박사 유학생들입니다. 즉, 파키스탄이나 방글라데시 등에서 이미 ‘Well-educated’된 인재들입니다.
게다가 앞서 말했듯 독립된 건물로 지역성원을 짓는 게 한국에서는 워낙 드문 일이기에 경제적으로도 중상층 이상일 확률이 큽니다. 또한 이들은 학위가 끝나면 본국으로 돌아가 직장을 구하겠죠. 미국으로 떠났던 한국인 유학생들이 고국으로 돌아왔듯이요.
향후 한국이 이민・이주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아니, 이제는 나서야만 하는데요. 서로 조건만 맞다면 그들은 한 차례 거주 경험이 있는 한국에서 일하는 걸 고려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한국기업으로서도 한국에 거주 경험이 있는 외국인이 좀 더 편할 겁니다. 여러모로 서로에게 윈윈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말.
이번엔 백번 양보해 해당 성원을 다른 곳으로 옮겨 짓더라도
- 앞으로 자그마치 200만 명입니다. 게다가 생산가능인구를 대체하기 위한 200만 명입니다.
- 그렇다면 그때에 또다시 건건이 사유를 만들며 반대할 건지를 우리는 되물어야 합니다.
물론 그 200만 명이 모두 무슬림으로 채워지는 건 아닙니다. 인도인도 있을 거고, 중남미나 아프리카, 유럽, 미국 등 실로 다양한 국가에서 우리는 받아 들여야 하는데요.
문화나 종교가 다른 만큼 서로에게 낯설 수밖에 없는 특이지점들이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갈등 양태도 우리가 상상도 못한 다양한 범주로 드러날 텐데요. 그때마다 법적 근거나 명분 없이 반대만 할 것인지를 냉철하게 되물어야 합니다.
일각에서는 골라 받으면 된다고 주장합니다만, 맞습니다. 조건 없는 이민・이주정책이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상은 유토피아가 아닙니다. 이민자・외노자들의 천국이라 호평받는 캐나다와 호주조차 학력이나 전문성, 자본 등 심사 기준을 엄격히 제시하고 있죠.
하지만 그 조건에 인종이나 국적, 종교가 있는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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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유럽 사례를 들지만 유럽에서 현재 이슈가 되는 건 이라크 전쟁이나 시리아 내전 등으로 급격히 빠른 속도로 유입된 난민입니다. 계획된 이민・이주정책의 결과가 아니라는 거죠.
그렇다면 이런 반론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 난민과 이민・이주자는 다르게 취급해야 하는가?
- Well-educated된 노동자와 그렇지 않은 단순 노동자는 다르게 대우하자는 것인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경로로 한국에 들어와 어떤 일을 하든 그들 모두가 한국의 경제규모를 유지하는데 필요하고 또한 될 수 있도록 제도설계를 해야 합니다.
다만 오늘 델타 월딩의 초점은 지극히 현실적인 시선으로 실용의 빛과 그림자를 되묻자는 겁니다. 앞서 얘기했듯
“모든 것에 동의하지 않지만 반대할 수만도 없다.”
는 태도를 과연 우리가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지 무엇보다 준비되어 있는지를 전 사회적으로 다함께 숙고해야만 하는 시점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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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미개합니다.
이슬람 사원 앞에서 통돼지 바비큐 파티를 벌려서가 아닙니다. 보통의 사람들이 제한된 정보와 경험만으로 편협한 판단과 행동을 하는 걸 온전히 그들 탓으로만 돌릴 순 없습니다. 모든 시민이 모든 사안을 깊숙이 알기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번 이슈는 애당초 ‘주택가에 지어지는 이슬람 모스크’가 쟁점이 아닙니다.
- 경북대학교 석・박사로 유학올 정도의 인재조차 종교를 사유로 수용하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배타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 인구구조가 급격히 변화하는 시대에 200만 명의 외국인 이민・이주정책에 한국이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걸 드러내고 있습니다.
일부는 주민을 비난하고 일부는 인권쟁이라는 표현도 서슴치 않는데요. 정작 책임을 물어야 하는 곳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정치인입니다.
인구구조의 청사진과 산업에의 비전으로 맞대응해야 하는 이슈를 극단적 테러리스트와 보통의 무슬림을 동급으로 취급하는 목소리에 주눅 들어 눈치만 보던 지자체와 정치인들에게 지난 2년 간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분노하고 소환하며 책임을 따져야 합니다.
이런 이슈는 표가 안 된다지만 표심에 일희일비할 사안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미래가 달린 문제입니다. 인구절벽과 인구고령화를 누구보다 우려하는 정치인들이라면 이토록 준비되지 않은 한국사회에 비통함을 느끼며 가슴 치고 울부 짖어야 마땅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들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정치가 실종되고 보통의 사람들 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서로를 미워하고 증오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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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한해를 되돌아 보면 “정치의 실종”은 이만이 아니었습니다. 정치가 나서야 할 자리에 보통의 사람들이 반목하는 일이 빈번했는데요.
대표적으로 화물연대를 들 수 있습니다. <안전운임제>의 개정 여부를 두고 윤석열 정부가 업무개시 명령으로 초강수를 둔 것도 있지만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한 점도 큽니다.
잔인한 현실이지만 많은 운전자들에게 대형화물차란 한문철TV에서 운전 매너와 사고 과실을 몇 대 몇으로 검증받아야 할 도로의 무법자에 더 가깝습니다. 안전이라는 단어가 공허하게 들리는 대목입니다.
민노총 파업 무산은 한국 노동시장에 깊숙이 드리운 이중성, 즉 ▲20% 남짓한 공공부문・민간대기업 종사자와 ▲그렇지 않은 80% 사이에 놓인 견고한 성벽이 노조라는 집합단체 안에서도 허물어지지 못한 결과입니다.
포스코나 대우조선 등 대기업 노조가 민노총을 탈퇴하거나 이탈한 건 민노총의 낡은 구호 탓도 있지만 판이하게 달라진 노동자들 간의 이해 관계를 민노총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입니다.
전장연 시위에서도 정치는 제몫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당위로서 동의하고 공감하는 것과 내가 막상 지하철을 제때에 탈 수 없게 되는 현실 앞에서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딜레마를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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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필요한 이유는 이때문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이 당위와 현실 사이에서 번민할 때 책임윤리를 거머쥐고 갈등을 조율하며 사회적 혼란을 줄이는 거죠. 앞서도 말했듯,
“모든 것에 동의하지 않지만 반대할 수만도 없다.”
는 실용의 감각과 태도로요. 하지만 정치인들이 이러한 현실을 정확히 읽어내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아니라 각자에게 유리한 대목만을 편취해 정쟁을 일삼을 뿐입니다. 혹은 아예 무심합니다.
다행히 전장연은 국회 예산이 통과될 때까지 시위를 잠정 중단하기로 밝혔고, 부디 예산안이 통과되길 바랍니다만 정치가 사라진 자리에 긴 시간 동안 쌓여온 갈등의 골은 전 사회의 몫이 됐고 새로운 갈등을 풀기 위해 우린 또다른 공방을 시작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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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월딩에서 왜 국내사회를 함께 말하는지 의아해 하실 비밀요원님도 계실 텐데요.
서두에서 밝혔듯 외교는 국내정치의 연장입니다. 국제사회가 완전히 돌이킬 수 없는 새로운 질서로 들어서고 있는 이때에 국내라고 안전하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2023년의 국제사회 전망은 올해보다 한층 더 어둡습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투자가 위축되고 경기 침체는 명약관화합니다. 이미 기업과 공공기업은 채용 규모를 대폭 줄이기로 밝혔습니다.
그리고 어떤 위기든 가장 먼저 무너지는 건 취약계층입니다. 공익에 대한 고민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나고 작은 파이를 둘러싸고 각자의 유불리 안에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적 상황이 지리멸렬하게 반복될 겁니다.
그런데 국제이슈와 국내문제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때때로 무모한 판단을 내리게도 합니다. 흡사 미국과 중국처럼 말이죠. 러시아는 전쟁을 일으켰고, 조선(북한)도 미사일 시험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변화들 앞에서 우리는 과연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를 되묻게 되고, 정치가 방향을 제대로 잡아주길 바라지만 크게 기대되는 바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우울해질 수만도 없습니다.
늘 그렇듯 델타 월딩은 여러 조각들을 그러모아 보여줍니다. 독립된 사건처럼 보이는 것들이 실제로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걸 그저 알고나 있자는 겁니다.
비판과 관점은 사안을 정확히 이해하고 난 뒤에 취해도 괜찮습니다. 정치의 실종을 말하지만 그럼에도 정치가 제 자리를 찾을 수 있길 가슴 깊이 갈망합니다. 어쨌든 연말・연초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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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요원님, 긴 글 읽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시길 바라구요~
다음엔 올해의 마지막 비밀작전으로 델타 월딩 송년파티 후기와 외교안보 어벤저스들이 현장에서 들려준 2022 회고와 2023 전망을 정리해 전해드립니다. 우리는 서핑 서머리로 만나요.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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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산들강으로 탐험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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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아워 2023 봄・여름
- 일정・계획 등은 내부 사정으로 변경될 수도 있음.
1/14(토), 2023 신년산행
- 서정인 멕시코 대사와 백악산을 오릅니다.
- 종로구 부암동에서 만두국을 먹습니다.
2/11(토)~12(일), 부산 1박 2일 워크숍
- 넷플릭스 킹덤길을 따라 걷습니다.
- 국제시장과 남포동 맛집을 탐방합니다.
3/18(토), 춘삼월애(春三月愛) 안양산책
- 안양천변길을 따라 걸으며 사랑과 낭만, 열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 <인생이라는 이름의 연극>을 읽고 오면 더 좋아요~
4/15(토), 실내 클라이밍
- 지식의 산맥을 넘어 실내 클라이밍에 도전합니다.
- 클라이밍이 처음이라면 이번 기회에 함께 하세요~
5/13(토), 교통약자 소풍 지도 만들기
- 휠체어와 유모차 등 교통약자들이 소풍 가기 좋은 정보를 담은 웹지도를 만듭니다.
- 장애가 무의미해지는 사회를 만드는 곳, 무의와 함께 합니다.
6/10(토), 염리동 소금장수 델타씨
- 염리동 소금장수가 되어 마포구의 로컬 근현대사를 추적합니다.
- 광흥창에서 시작해 만리재시장에서 식사를 하고 용산성당에서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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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라 소사이어티 구성
- 야외 탐험 → 🌠블루아워
- 창의성 계발 → 🪄델타 월딩 마법학교
- 요즘 핫이슈 빠르게 습득 → 👋 선데이 시소
- 특정 주제 전문가와 주기적 만남 → 🏕베이스캠프
- 시에라 소사이어티 온라인 반상회・뒷풀이 등 → 🔥캠프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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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126-549892-02-001 (후원)
네 번째 세계를 향해! 델타 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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