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사는 40대 기계제조 중소기업 기술책임자이자 민주당 당원인 제가 오늘 델타 월딩을 제일 열심히 읽었습니다. 제가 고민하는 다양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그런 것 같네요.

  저희 회사에도 생산직에 수 십명의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습니다. 몇몇은 그 나라에서 대학교를 나오고 영어를 유창히 하는 직원들입니다.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필리핀 등등 국적도 다양했습니다.

  제가 과거형으로 쓰는 이유는 저희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이슬람 국적의 노동자들과는 더 이상 계약갱신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외국인기숙사를 제공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 국적별로 나뉘기 시작하더니 상대적으로 수가 적은 이슬람 국가 출신들이 종교적으로 뭉치더군요. 그러다보니 외국인 기숙사 내에서 크리스천과 이슬람의 갈등이 강화되어 일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밤이나 주말에 자기들끼리 싸움이 벌어져 경찰이 충돌하는 일도 있었구요.

  가뜩이나 회사 내부적으로 불만이 많은 찰나에 코로나 기간 동안 이슬람 국가 출신 노동자들이 계약기간이 끝나고 출신국가로 돌아가게 되었고 저희가 연장을 원해도 그 나라 행정력 미비로 돌아오지 못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해 결국 이슬람 국가 출신들이 자연스럽게 당사에서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현재 당사에는 이슬람 국가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명도 없습니다. 아마 새로 외국인노동자를 채용하더라도 당분간은 이슬람 국가 출신이 당사에 채용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회사 내부에서 일어나는 이 갈등 조차 해결 못하는 상태에서 어떻게 200만이 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걱정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대현동 이슬람 사원의 가장 큰 갈등은 주무행정기관인 북구청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법원 판결까지 나온 상태에서 북구청이 행정력을 동원해서 갈등을 조정하고 행정집행을 해야하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행정이 갈등 조정을 못하는 상태이다 보니 갈등은 커지고만 있습니다.

  아마 조만간 알자지라와 같은 유수의 이슬람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어 외교문제가 되지 않을까합니다. 걱정입니다.ㅠㅠ

  암튼 오늘 뉴스레터 잘 읽었습니다. 원래 이런 글에 답장하는 사람이 아닌데 오늘은 피드백을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바뀌는 건 숫자 뿐이라지만 그럼에도 싱숭생숭한 기분이 드는 2022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안녕하세요, 비밀요원님~ 🔍갤갤이 인사드려요. 그동안 저희는 2022년을 총체적으로 회고하는 비밀작전 두 편을 보내드렸어요.

  ▲국제질서가 완전히 돌이킬 수 없는 새로운 질서로 들어섬에 따라 ▲유연하고 빠르게 산업구조의 체질 전환을 요구하는 이때에 ▲한국사회는 인구고령화라는 또다른 장벽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맞부딪히는 생생한 고민을 들려주신 C 비밀요원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구요. 또다른 비밀요원님들은 이런 의견을 남겨주었어요. LINK

• 정치계의 무관심에 일조하는 것 같습니다.
• 서울 성북구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으면 ‘커뮤니티’에서 가만히 있었을까?” 

👉🏼 “정말 암울한 건 중앙 정계가 개입해

• 전국적 이슈가 된다고 쳐도 최근 다른 이슈들을 볼 때 오히려 그들이 더더욱 강대강 대결을 부추길 것 같다는 점입니다.
• 그나마 공무원들이니까 갈등을 봉합하고 싶어하지만 정치인들 중에는 갈등을 부추겨 이득을 얻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이민・이주정책이 필요하다는 비밀작전에 고개를 끄덕이는 비밀요원님도 계실 테고, 잘 몰랐던 주제에 새롭게 눈 뜬 비밀요원님도 있을 텐데요.

  2023년 선데이 시소를 통해 인구고령화와 이민・이주정책에 대해 전문가를 모시거나 정치권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와 관련해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든지 부담 없이 이곳에 남겨주세요~

오늘은 예고드린 대로 2022 델타 월딩 송년파티 후기와 외교안보 어벤저스가 직접 들려준 2023 전망과 비전을 전해드릴 텐데요.

  그 전에 세 가지 안내사항입니다.

• 일시: 2023년 1월 14일(토) 09~13시(KST)
• 장소: 백악산(경복궁 뒷산)
• 신청: LINK

둘째, <피크재팬> 독서모임을 진행합니다.

  게다가 지난 16일이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적 기지 반격능력’ 보유를 ‘국가안보전략’ 문서에 명기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북측 무인기마저 서울 상공을 활보하는 등 동아시아 안보와 평화가 부유하는데요. 관련 내용은 2023 신년 첫 비밀작전을 통해 종합적으로 전해드리도록 하구요. 

  팝업성 독서모임인 만큼 누구나 제약 없이 참여 가능하구요. 델타 월딩이 직접 개발한 4C 독서노트 양식도 제공해 드립니다. 현재 11명의 비밀요원님이 신청해 주셨구요~ 동행을 원하면 여기에 남겨 주세요. 이메일로 안내사항 등을 보내드립니다.

마지막! <귀국 환영 학술 대회>를 진행합니다.

  델타 월딩엔 해외에서 유학하거나 근무하는 비밀요원님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겨울에 한국으로 귀국하는 비밀요원님들과 현지에서 체득한 인사이트를 나눌 예정인데요.

  비밀요원님도 이번 겨울에 한국으로 돌아왔거나 돌아올 계획이라면 <귀국 환영 학술 대회>에 함께 해요~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며 가슴 깊이 쌓아둔 이야기들을 델타 월딩이 귀 기울여 듣겠습니다.

  참고로 모로코・세르비아・라트비아에 머물렀던 세 명의 비밀요원님이 참여 의사를 밝혀주셨답니다. 신청은 이곳에서 해주시면 완료!

그럼 올해의 마지막 공식 비밀작전!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12월 11일 일요일에는 외교안보 어벤저스와 함께 하는 송년파티가 있었습니다. 40여명의 비밀요원이 삼청동에 모여 저녁 식사를 하고 북촌 한옥에 도란도란 둘러 앉아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는데요.

  외교안보, 정확하게는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에 대한 고민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가 쏟아집니다. 짧게는 오후 5시부터 밤 11시까지, 길게는 오후 2시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이어지며 겨우 뜯어 말리듯 끝이 날 수 있었습니다.

2021년 3월 2일 미얀마 비밀작전을 시작으로 2년만에 처음 갖는 대규모 행사였습니다.

  준비하는 저희로서도 긴장되고 설레는 시간이었고, 이렇게나 많은 비밀요원들이 뜨겁고 행복한 밤을 보내주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진짜 감동은 이러한 숫자들에 있지 않습니다.

  94년생의 Y 비밀요원은 미국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현재 푸드테크 스타트업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는 국제사회 이슈를 이렇게까지 고민해 본 적이 있었던지를 자문하며, 유학 당시 다양한 국가에서 온 친구들이 들려주던 이야기가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게 너무 재미있고 신이 난답니다.

  두 사람은 살면서 서로를 마주칠 확률보다 그렇지 않을 확률이 더 높습니다. 30여년의 나이차는 물론이거니와 이과와 문과라는 또 다른 갭이 있습니다. 살아온 환경도 하는 일도 참 많이 다릅니다.

  그러나 델타 월딩 송년파티에서 여섯 시간을 함께 머물며 SNS 친구를 맺고, 2023년엔 중국 스터디를 함께 해보자고 뜻을 모았습니다.

여기 또다른 두 사람이 있습니다.

  89년생의 유영준 비밀요원은 베트남 현지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 지낸 3년여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한 권 썼구요. 요즘 국제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분야 중 하나죠. 방산 관련 무역업체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90년생의 이한규 비밀요원은 사진작가로서 개인작업을 진행하는 것과 동시에 정치적 폭력을 수집 및 연구하는 비영리단체 ACLED에서 동아시아・태평양 리서치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델타 월딩을 통해 처음 만난 두 비밀요원은 아세안을 향한 공통된 관심사를 확인하고 이와 관련된 새로운 프로젝트를 협력하여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외에도 대사관 연구원, 자동차 설계사, 스마트폰 엔지니어, IT기업 개발자, 빅테크 컨설턴트, 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 기업 인사 담당자, 콘텐츠 기획자, 신・재생에너지 기업 담당자, 해운업 빅데이터 담당자, 그리고 대학생도 있었는데요.

  나이든 하는 일로든 공통점보다 다른 게 더 많은 40여명의 비밀요원들이 다른 날도 아닌 “일요일 밤”에 모여 새롭게 친구가 됐습니다.

🎄 “송년파티에 참여하는 것도 하나의 도전”이었다는 말!

  

이 자리를 빌려 하는 말이지만 저희로서도 상당한 도전이고 실험이었습니다.

  이런 고민들.

  그래서 이런 과정을 과감히 없앴습니다. 대신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소소하지만 다채로운 이벤트를 많이 만들었습니다. 그리그 이 모든 걸 비밀요원님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해 주셨는데요.

  

  첫 번째로 조별 대항 ‘도전 골든벨’을 진행습니다. 2년 간 발행된 델타 월딩 비밀작전 중에서 Luna 비밀요원님이 직접 엄선한 총 여덟 문제를 함께 풀며 덕분에 조별 간 우애와 팀웍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특별한 미션 게임도 진행했습니다.

  델타 월딩은 어떤 경우에도 인위적인 자기소개를 하지 않습니다. 다만 네 번째 세계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든든한 동지이자 속 깊은 친구, 비밀요원을 나만의 언어로 소개토록 했습니다.

저희도 처음 시도하는 미션 게임이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뻘쭘하고 어색해지면 어떡하나라는 기우는 웬말! 매 순간 빵빵 터지며 웃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대안가족의 새로운 형태를 현실적이면서도 따스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영화죠. <말임씨를 부탁해>를 연출한 영화감독, 박경목 비밀요원님의 표현을 빌리면 이렇습니다.

🚀 2023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의 첫 번째로 ‘평균 실종‘이 선정됐다고 합니다.

  한국만의 특징은 아닙니다. 전 세계적 현상으로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며 중산층이 옅어지고 사회양극화가 심화됩니다.

  취향과 개성 등 좋아하는 것들도 모두 달라 공동체의 접점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세대・성별・종교・정치 갈등마저 극에 달하며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자리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요.

  늘 하는 말입니다만, 지금 시대의 위기는 좋은 콘텐츠가 없어서 생기는 게 아닙니다. 함께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게 진짜 위기입니다.

  이런 시대에 델타 월딩이 인위적으로 평균을 만들어낼 순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만의 강점이라면 신구의 조화를 이뤄낼 수 있습니다. 20대 대학생부터 60대 이상의 고위공직자까지 전 세대가 델타 월딩을 통해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비밀요원이 모여 있다는 점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정치외교안보 전공・비전공을 가르는 게 무색할 정도로 저마다의 관점과 서사의 밀도가 높아 오프에서 만날 때면 항상 시간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직업・지역 등도 전 세계 거의 모든 영역을 망라합니다.

🌏⛵️ 가장 안전하게, 가장 멀리 떠날 수 있는 여행은 ‘추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송년파티에서의 시간이 2023년을 힘차게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길 바라구요. 비록 함께 하지 못했더라도 비밀요원님 또한 사랑하는 이들과 연말을 뜻깊게 마무리하며 새로운 결기로 2023년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삼청동 길운구락부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별빛 고즈넉한 북촌 한옥마을을 구비구비 돌아 자운당 북촌에서 2022년의 마지막이자 47번째 선데이 시소를 가졌습니다.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던 선데이 시소를 처음으로 오프에서, 그것도 한옥에서 진행하니 그 자체만으로도 운치가 깊었는데요.

  가장 좋았던 건 그동안 델타 월딩을 빛낸 외교안보 어벤저스들을 얼굴을 마주하며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 2022년 외교안보 핫이슈를 돌아 본다면?

  작년 이맘 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즉 국경선을 변경하려는 전면전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양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되어오던 균형과 국제질서가 무너지는 게임 체인저로 작용하고 있다.

  좀 더 멀리서 보자면 몇 년 전부터 이어져오던 미중 갈등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더욱 날카롭고 깊어지고 넓어졌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쳐지며 지난 20년 동안 이어져온 글로벌라이제이션이 주춤해지고 미국이 리드해온 국제질서에 제동이 걸렸다. 

  즉, 국제사회가 단극체제에서 다극체제로 변화하는 것이다.

🌏 극단의 대립의 끝단으로 대만과 북핵이 연동되어 있다는 얘기가 개인적으로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일본도 미들 플레이어로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델타 월딩 신년 비밀작전으로 종합적으로 그려낼 계획이고, 극단의 대립이 국내정치와 대외정책에 발현되는 과정에 대해 좀 더 얘기를 나눠보자. 올해 미국에선 중간선거도 있었다.

⛵️ 선거 초반에는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압승할 것이라 예상됐지만

  국가마다 리쇼어링과 온쇼어링이라는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제조와 대외수출로 경쟁력을 확보했던 한국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가로 고민이 깊어진다. 

  다만 국제질서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했다는 건 기회가 될 수 있다. 미국만이 아니라 유럽에서도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하고 있기에 동아시아에서 아세안, 인도로 이어지는 이 지역에서 한국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논의될 필요가 있다.

  덧붙여 요즘 무쓰 므네미쓰의 <건건록>과 하영선의 <한국 외교사 바로 보기>를 함께 읽고 있는데, 한국의 외교적 태도가 100여년 전 청일전쟁 당시와 여전히 달라지지 못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국제사회도 바뀌었지만 한국의 입지와 위상도 과거와는 크게 바뀌었다는 걸 인정해야 다음을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국제질서가 큰 축으로 변화하지만 아시아로 중심이 옮겨진다는 사실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을 곱씹게 된다. 그렇다면 한국이 가지고 있는 강점 중 하나인 콘텐츠 산업이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미칠 영향력에 대해서도 얘기해 보고 싶다. 올초 조병제님과 진행한 선데이 시소에서 2022년 국제정세를 전망하며 문화 콘텐츠가 한국의 강점이라 꼽았었다.

  <오징어게임>이나 여타 한국 드라마가 성공한 건 양날의 검이다. 한국의 문화 콘텐츠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기도 하지만, 계약을 자세히 뜯어 보면 저작권을 넷플릭스가 모두 가져간다.

  즉, 제조업이 글로벌 밸류체인에 편승해 성장했던 것처럼 문화 산업 역시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공급망 안에 편입됐다는 얘기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한국의 문화 콘텐츠 산업을 어떻게 재편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단언할 수 없다. 한국이 스토리텔링의 원천으로서 더한 힘을 발휘할 것인지 넷플릭스의 하청업체가 될 것인지는 앞으로 한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글로벌 OTT에서 한국 작품이 승승장구한다고 막연히 국뽕에 취해 있을 시기가 아니다. 글로벌 OTT로선 영화 제작사나 영화진흥위원회 같은 곳은 체급이 맞지 않아 대화가 될 수 없다. 정부 단위로 전 산업을 총괄해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큰 변화에 한국이 빨려 들어가고 있지만, 우리가 알 수 있는 게 사실 많지 않다. 중심축은 미국과 중국이지만 국제사회를 움직이는 플레이어가 워낙 많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분위기를 감지할 순 있다. 특히 아세안이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를 눈여겨 봐야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비판성명을 발표하자는 얘기가 나왔을 때 많은 국가들이 딱 잘라 이렇게 말한다.

“그건 유럽의 일이야.”

  전쟁이냐 침공이냐로 정의하는 것으로도 국가마다 입장이 다르다. 유럽도 러시아 규탄결의안을 발표하지만 핵전쟁을 하지 말라, 나토를 건드리지 말라 정도지 우크라이나 전쟁의 핵심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미묘한 스탠스가 있다. 

  한국은 주로 미국 혹은 영국 뉴스에 의존한다. 그리고 미국은 현재의 국제사회를 민주주의와 권위주의라는 대립툴을 만들며 민주주의를 권위주의 내지 독재국가에 수출해야 한다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인도네시아나 인도, 중동 등의 언론사에서 어떤 콘텐츠를 어떤 관점으로 보도하는지를 잘 알기 어렵지 않나? 민주주의와 권위주의라는 대립항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건 한국이 어떻게 하느냐다.

  즉,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한국은 핵심산업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특히 질서가 변화하는 때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국가들이 많다는 걸 우리는 간과해선 안 된다. 왜냐하면 그들도 현상의 급격한 변경은 국익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G20 정상회의와 춘추전국시대” 비밀작전에서도 정리됐듯이 인도네시아, 인도, 사우디 아라비아 등 미들 플레이어가 부상하고 있다. 터키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재하며 입지를 높이고 있고 일본도 다자무대에서도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냉정하게 한국은 플레이어일 뿐 룰체인저는 아니다. 다만 룰에 영향은 미칠 수 있다. 때문에 어떤 의제를 국제사회와 보폭을 맞추면서도 선점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

  즉, 중국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를 단기와 중장기 전망을 갖고 전략을 세밀히 만들어야 한다.

  한편 아세안이나 중남미에서 한국문화가 메인 스트림을 차지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한국의 매력이 올라가는 건 사실이지만 일본과 EU과 여전히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식당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한국식당이 한 두 개씩 증가하는 정도다.

외교부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다.

  외교관 개개인의 역량은 상당히 뛰어나지만 국가 단위로 아젠다 셋팅 능력이 떨어진다. 의제를 선도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일하는 방식 때문으로, 외교부 직원들이 노동집약적으로 일하는 게 옆에서 보면 상당히 안타깝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흔히들 한국이 팔로워가 되지 말고, 의제를 선도하는 트렌드 세터 혹은 퍼스트 무버가 되어야 한다고들 말한다. 그러기 위해선 단순히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창의적 인간으로 바뀌어야 한다. 결국 교육이 중요해진다.

  

  What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 왜 계속해서 How에 대해 얘기하는지 의아해할 수 있겠지만, 이루려는 목표와 동원할 수 있는 수단 그리고 목표와 수단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지가 한국외교의 성패를 가르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원리를 국가전략과 정책에 어떻게 적용시키고, 일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의 고민과 담론이 활발히 이뤄져야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 수단이 충분하지 않은데 목표가 과도한 것도, 수단이 충분한데 목표를 낮춰 잡는 것도 모두 합리적 판단이라 볼 수 없다.

  또한 한국외교가 지속가능하고 공고해지기 위해서는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 한국에서 이미 기후변화를 전면에 내세운 적이 있었다. 정부부처마다 녹색담당관도 있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모두 사라졌다. 이름이 바뀌고 홈페이지도 모두 바뀐다.
 

  국제사회에서도 일관성 없는 정책을 한국외교의 한계로 많이 지적한다. 정리하면 한국은 What이 없는 게 아니다. 충분히 많은 의제가 있지만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이 뒤떨어진다.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지 못하고 초당적 협력도 부족하다. 그래서 How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할 수밖에 없다.

🌏 What이 아니라 How가 중요하다는 말이 계속해서 귀에 맴돈다. 그리고 How를 고민하는 자리를 앞으로 델타 월딩이 더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도 든다. 선데이 시소를 저녁 8시부터 시작했는데 어느새 밤 11시가 다 되었다. 내년에 다시 만나 이야기 나누자. 오늘 정말 즐거웠고 감사했다.

외교안보 어벤저스가 세 시간 동안 들려준 이야기 중 주요 내용을 발췌해 정리했는데요. 2023년을 전망하고 대한민국 비전을 설계하는데 있어  비밀요원님에게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또한 선데이 시소에서 나온 추천도서와 기사 등의 목록도 공유합니다.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공식 비밀작전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겨울방학을 보내고 돌아올 예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