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카톡방을 중심으로 정체 불명의 괴문자가 떠돌아 다녔습니다.
발신인 ‘NHK 서울지국’으로 금일(1/11) 새벽, 북한 영변 핵시설 폐기물 보관소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했다는 내용입니다. 플루토늄 분리 시험 도중 폭발한 것으로 평양에는 봉쇄령까지 내려졌다는 건데요.
NHK와 국방부, 그리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출처불명의 문자 메시지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정보당국에서도 현재까지 특이 징후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야말로 해프닝입니다.
|
|
|
👀 그럼에도 언제부턴가 뉴스 속보들이 심상치 않습니다.
‘전쟁준비’, ‘한미 합동 핵훈련’,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검토’ 등등…
일각에선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기에 적절치 않다 비판하지만 불안은 ‘감정’의 영역입니다. 전운이 감도는 수사에 불안을 느끼는 이들 만큼이나 카타르시스를 맛보는 이들도 많은 게 현실입니다.
게다가 한국이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점차 힘을 받고 있습니다.
잔인한 진실입니다만, 평화는 평화적인 방법으로만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칠 순 없겠죠.
피할 수 없다면 전쟁도 불사해야 합니다. 사회적 폭력에도 정당방위가 인정되듯, 적이 밀려오는 때에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총칼을 버리는 무모한 행동을 할 순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최근의 속보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듭니다. 체스말처럼 급박하게 돌아가는 요즘의 한반도 정세에 관해 “완벽하고 간결한” 한 편의 보고서가 간절해집니다. |
|
|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연말의 비밀작전을 마지막으로 현재 저희는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습니다만, |
|
|
🇰🇵 조선(북한)의 움직임이 이상합니다.
- 지난 해 6월부터 미사일 시험발사 횟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더니 급기야
- 지난 달엔 북측 무인기가 DMZ를 남하해 서울 상공을 활보했습니다. 이런 때에,
🇯🇵 일본은
- ‘적 기지 반격능력’ 보유를 ‘국가안보전략’ 문서에 명기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 대만은
- 군 복무 의무기간을 4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하고 징집병의 훈련 강도를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 중국에선
-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후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하며 대내외적으로 불안이 증폭됩니다.
- 한국은 중국 국적자들의 단기 비자 발급을 1월 한 달 동안 제한했고, 일본 역시 중국발 모든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 이와 달리 관광산업이 국가경제의 한 축을 차지하는 나라들은 중국발 입국자들을 환영하는 제스쳐를 취합니다.
- 때문에 중국은 한국과 일본 국민들에 대한 일반 비자 발급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방역 조치를 둘러싸고 새로운 양상의 갈등이 불거집니다.
|
|
|
별개의 사건들처럼 보이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 “북핵과 대만은 1+1 셋트 상품입니다.”
- 북측은 국가전략을 재편하며 새롭게 열린 기회의 창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막연한 불안이나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사안을 조밀하게 해석하는 눈을 길러야 할 시점입니다.
때문에 겨울방학 중임에도 특별 비밀작전으로 편성해 보내드리는데요. |
|
|
시작하기 전에 질문 하나만 할게요.
비밀요원님은 아래 두 항목 중 어떤 문구에 마음이 더 끌리시나요?
- 1️⃣ 핵전쟁을 수행한다는 발상은 난센스
- 2️⃣ 핵무기가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무책임
마음 속에 1️⃣ 혹은 2️⃣ 중 하나를 꾹 눌러 담고~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
|
|
- 조선(북한)이 왜 그럴까?
- 북핵, 왜 위협적인가?
- 북측, 대범한 행동의 원천?
-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
|
|
지난 몇 년 간 북측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이든 코로나 팬데믹 때문이든 군사 활동을 자제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해 중순 이후로 ‘전략 변화’라 규정지어도 무리가 없을 만큼 대범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2년 북측의 안보 관련 움직임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
|
첫째, <핵무력정책법> 제정입니다 . 2013년에 선포한 <핵보유법>에 이어 두 번째 법률인데요.
크게 달라진 점은 ‘핵무력☢️ 사용 조건’입니다.
👈🏽 과거에는 방어 전략으로서
- 침략과 공격을 포기하게 만드는 전쟁 억제에 충실했다면,
👉🏻 앞으로는 적대 세력의 침략이 림박할 시
- 공격기 격퇴 등을 위해 선제 타격이 가능하다 명시합니다.
즉, 이전의 북측은 전쟁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줄이는데 집중했다면 <핵무력정책법>은 핵을 통한 전쟁 억제가 깨졌을 경우의 대비책도 강구해 놓았음을 시사합니다. |
|
|
둘째, 미사일 발사 횟수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델타 월딩에서도 정리했듯이 다음의 메커니즘을 따릅니다.
- 코로나 팬데믹 종식 → 5년 만에 한미연합훈련 재개 → 이에 대한 군사적 맞대응
특히 주목해야 하는 건 이 부분🎯입니다.
- 군사훈련 주체를 전술핵운용부대라고 콕 집어 밝히고,
- 미사일의 정확성과 위력을 검증했음을 끊임없이 강조・반복
|
|
|
다만 여기까지는 우리들의 피부에 와닿는 이슈는 아닙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물리적 위협이 실재적으로 가해지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셋째, 북측 무인기 이슈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 정찰을 목적으로 다섯 대의 무인기가 여섯 시간 가량 DMZ를 남하했습니다.
- 즉 영토 침범이 이뤄졌고, 천만 인구 서울 상공마저 활보했습니다.
- 그러나 우리군은 이를 육안으로 식별했으며, 몇몇 방공무기는 탐지조차 못했습니다.
|
|
|
대통령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겼기 때문에 안보 공백이 발발했다는 논쟁은 접어둡니다.
저희가 궁금한 건 북측으로 하여금
- 이토록 대범한 행동을 하게 만드는 원천입니다.
- 세 가지 활동을 관통하는 궁극적 메세지입니다.
늘 하는 말, 진단이 정확해야 처방도 구체적입니다. 북측의 행동 원천과 메세지를 알아야 우리도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솔루션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
|
|
오늘 우리가 묻고 답하려는 건 북측의 대범한 행동 원천과 궁극적 메세지입니다. 그런데 이를 풀기 전 비밀요원님에게 한 가지 여쭤볼게요.
국제사회에서 북측이 골칫거리가 된 가장 큰 이유는 핵 때문입니다. 핵이 없었더라면 우리가 고민하는 많은 질문들이 사라질 겁니다.
그러나 북측은 핵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핵을 갖고 있는 조선(북한)이 왜 위협적인지에 대한 답부터 먼저 갖고 있어야 합니다. |
|
|
①‘핵이라서 위협적이다’라는 주장은 근거가 빈약합니다.
공식・비공식이든 핵보유 국가가 이미 10개나 됩니다. 원자력발전소를 갖고 있는 한국도 잠재적 핵보유국으로 분류됩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양차 세계대전 이후로 핵이 문제가 된 건 체르노빌 원전사고(1986)와 도쿄 대지진(2011)이었습니다.
핵이라서 위협적이라면 경험적으로 원자력발전소가 더 큰 위협이겠죠. 그렇다면 모든 원자력발전소를 없애야 마땅할까요?
|
|
|
②‘북측이 핵을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는 주장은 평가가 분분합니다.
한국은 종심거리가 짧아 제한적 핵전쟁이 불가능합니다. 핵을 한 번 사용하면 통제되지 못하고 모두가 공멸합니다.
게다가 역사적으로 핵을 전쟁에 동원한 국가는 미국 하나 뿐입니다. 이런 미국을 상대로 핵을 사용한다는 건 자살행위에 가깝습니다.
또한 핵전력은 핵탄두로만 구성되지 않습니다. ICBM・SLBM 등의 운반수단은 물론 조기경보시스템과 C4I 등의 정밀보조체계도 갖춰야 완성됩니다.
하지만 북측은 이러한 수단들이 군사적으로 완전히 검증된 건 아닙니다. 보유하고 있다와 우월적 실전 능력을 확보했다는 건 동의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
|
|
③‘북측이 적국이기 때문에 위협적이다’라는 주장은 핵보유 여부와 인과관계가 없습니다.
핵이 없더라도 적국은 언제나 위협적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본디 이불밖은 위험합니다.
한편 적국을 위협 인식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북측과 적국이 아닌 국가들은 한반도 비핵화 이슈에 관심 가질 동인이 크지 않습니다.
적국이란 수사는 내국인들에겐 충분할 순 있어도, 국제사회를 설득하고 협력을 촉구하는 데엔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
|
|
이상한 노릇입니다.
핵을 갖고 있는 북측이 위협적이라는 말들은 많지만 구체적으로 왜 어떻게 위협적인지에 대해선 누구도 명쾌히 설명하지 못합니다. |
|
|
그럼에도 왜 위협적인지는 이미 오늘 비밀작전에서 밝혀졌습니다. 서두였었죠.
영변 핵시설 폐기물 보관소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괴문자가 빠른 속도로 카톡방에 퍼지며 사람들이 동요했습니다.
북측이 핵실험을 하거나 동해 상으로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더라도 끄떡도 않던 한국인들이 ‘붕괴사고’ 괴문자엔 불안을 느낍니다.
즉, 핵이 위협적인 건 핵이 가진 본래적 위력보다 우발적 사고로 인해 예견되지 않은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불확실성 때문입니다. |
|
|
실제로도 국제사회에서의 핵 관련 논의의 많은 수는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비해 핵을 어떻게 관리하고 통제할 것인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합리적 중앙정부를 전제하는데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핵이 공포의 균형을 이룬다는 이론도 있습니다. 상호확증파괴(Mutually Assured Destruction), 줄여서 MAD라고 하죠.
이런 논리입니다.
핵은 한 번 사용하면 승자 없는 공멸만 남습니다. 때문에 합리적 중앙정부라면 우발적 핵전쟁을 막기 위해 갈등을 잘 관리할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 아슬아슬한 평화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역사가 증명합니다. 양차 세계대전 이후 핵무기를 실전에 사용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으니까요. |
|
|
핵무기가 평화를 이뤄낸다는 주장을 선뜻 받아들이긴 어렵습니다. 당연히 반론도 있습니다.
국제정치학계의 거두 케네스 왈츠와 군비통제(arms control) 전문가인 스콧 세이건이라는 두 학자가 핵무기를 두고 찬반 논쟁을 벌였습니다. |
|
|
📍 케네스 왈츠는 핵무기 확산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주장합니다.
국가란 합리적 판단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리며 불량국가 지도자도 예외가 아닙니다. 대내외 위협에도 장기간 생존한 독재자들이 무자비할 순 있지만 무모하진 않다는 거죠.
결과적으로 핵무기는 재래식무기보다 훨씬 낮은 비용으로 전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
|
|
📍 스콧 세이건은 핵무기 확산이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그는 911 테러 이후의 극단적 테러리스트나 신생 핵보유국에 포커싱을 맞추는데요. 신의 이름으로 테러를 자행하는 그들에게 합리적 억제전략이 유효할지 반문합니다.
즉, 중앙정부의 손을 떠난 이들에게 흘러들어가는 핵무기는 양날의 검이 될 뿐입니다. |
|
|
비밀요원님은 어느 쪽이 더 설득력 있다고 여겨지나요? 영원히 끝나지 않고 끝날 수 없는 논쟁으로서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두 학자 모두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게 있습니다. 핵무기가 정책 결정자의 성급한 판단에 의해 사용된 적은 한 번도 없다는 겁니다.
즉, 핵무기 이슈는 합리적인 중앙정부로부터 안전하게 관리 및 통제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찬반이 갈립니다. |
|
|
[참고문헌] 케네스 왈츠・스콧 세이건. 2022. 『핵 무기 전파, 그 끝없는 논쟁』. 서울: 박영사. 원서 번역본 |
|
|
북핵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은, 911 테러의 여파였죠. 북을 이란・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이자 불량국가로 규정하며 어떤 언행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합니다.
이와 달리 북측은 UN회원국이자 정상국가로서 우발적 사고로부터 핵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통제할 역량이 있다는 걸 증명하는데 주력합니다.
미사일 시험발사나 핵 관련 선포는 군사적 맞대응의 의미도 있지만, 핵무기를 ‘안전하게’ 사용할 매뉴얼을 갖췄음을 드러내는 장치기도 합니다.
사실 미국과 국제사회가 긴장하는 건 조선(북한)이라는 하나의 국가 때문만은 아닙니다. 관련 기술이나 무기가 국제사회로부터 통제가 어려운 국가와 조직에 확산될 가능성을 상당히 경계합니다. |
|
|
그래서일까요?
지난 해 제정된 <핵무력정책법>에는 흥미로운 지점이 있습니다.
- 핵무기의 안전한 유지관리 및 보호 규정을 명시하고 있으며,
- 핵 관련 기술과 무기를 다른 나라에 전파하지 않겠다고도 밝힙니다.
즉, 핵보유국으로서의 책임감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하고 있는 거죠. 이런 행보를 통해 궁극적으로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었는지는 다른 차원의 일입니다만,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 있습니다.
만약 북측이 테러리스트에 준하는 불량국가라면 굳이 핵 관련 활동을 모두 공개할 필요가 있을까?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겠죠. 기습 공격을 통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그들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군사훈련 관련 정보를 대부분 공개합니다. 이유는, 정상국가로서의 위상을 선전하고 동시에 차곡차곡 근거를 쌓기 위함입니다. 일종의 명분 싸움인데요.
향후 국제사회에 책임을 전가하기에 꽤 좋은 구실이 됩니다.
|
|
|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①핵이 위협적인 건 핵의 본래적 위협보다 우발적 사고로 인해 예견되지 않은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불확실성 때문입니다.
②따라서 핵무기 이슈는 합리적 중앙정부로부터 안전하게 관리 및 통제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찬반이 갈립니다.
③북핵 역시 조선(북한)이 핵무기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통제할 역량을 갖춘 국가인지 아닌지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합니다.
④북측이 군사훈련 관련 정보를 대부분 공개하는 이유는 정상국가로서의 위상을 선전하고 동시에 차곡차곡 근거를 쌓기 위함입니다. |
|
|
오늘 특별 비밀작전은 지난 해부터 유난히 대범해진 북측의 행동 원천을 찾아내는 겁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정리만으로는 원천이 설명되진 않습니다.
뷰파인더를 살짝 돌려보겠습니다.
지난 달에 흥미로운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조선인민군의 군 복무기간이 9~10년에서 최근에 7~8년으로 조정됐다는 겁니다.
군인의 수가 줄어든다는 건데요. 이것이 갖는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잠시 웃픈 일화를 들려드리겠습니다. |
|
|
우선 숫자들.
한국인구가 5,200만 명이고 상비군이 50만 명을 조금 넘습니다. 의무 복무기간은 18~21개월입니다.
반면에 북측 인구가 2,600만 명이고 상비군이 128만 명입니다. 인구는 반 밖에 안 되는데 군인은 두 배를 훨씬 웃돕니다. 군 복무기간도 앞서 말했듯 9~10년이나 됐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조선(북한)을 ‘군대의 나라’라고 오인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졌듯 조선인민군은 안보적 기능이라기보다 ‘그냥’ 직장에 더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그냥’ 직장으로서의 군은 양국의 군비통제(arms control) 협상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실무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양국의 사회적 현실이 극명하게 드러나 서글퍼지는데요.
|
|
|
🇰🇷 남측의 가장 큰 어려움은 주민들의 반대입니다.
부대재편에 따라 작전 반경이 달라지는 만큼 지휘부대 등을 이전하기 위해 새로운 부지를 물색해야 합니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군부대가 기피 시설로 분류된지 꽤 오래됐죠.
2007년입니다. 서울에 위치하던 특전사와 기무부대가 경기도 이천시로 이전키로 확정되자, 반대하는 주민들이 용산 국방부 앞에서 시위를 하며 새끼돼지의 사지를 찢겨 죽인 전적이 있습니다.
실로 야만적입니다.
🇰🇵 이와 달리 북측은 실업률이 복병입니다.
부대재편을 하려면 그만큼의 군인들이 사회로 방출돼야 하지만, 이들을 받아줄 곳이 없습니다. 북측과의 군비통제가 성과를 얻으려면 청년인구를 소화할 수 있는 대체산업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만 하는 거죠.
때문에 군비통제 협상에 늘 난항을 겪어 왔습니다만, 지금은 군 복무기간을 단축함으로써 북측이 자진해서 군대 규모를 줄이고 있습니다.
왜 때문일까요?
|
|
|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입니다. 다름 아닌, 북측도 인구고령화에 직면했습니다.
이미 북측은 2004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를 넘어서며 고령화 사회로 들어섰고, 지금은 10%에 달합니다.
2035년에는 전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합니다. 참고로 한국은 2025년에 초고령화 사회가 됩니다.
한국에서도 군에 갈 인구가 없어 문제가 되는 것처럼 북이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부대구조를 스스로 재편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인 겁니다.
|
|
|
또하나 간과해서 안되는 건 조선(북한)은 핵을 보유했지만 동시에 전 세계에서 아주 가난한 국가 중 하나라는 사실입니다.
지난 3년 여를 코로나 방역을 명분으로 국경을 꽁꽁 걸어 잠그기도 했죠. 경제사정이 좋지 않다는 건 누구나 짐작할 수 있습니다.
즉, 가난한 국가인 북측으로선 인구구조의 변화마저 직면하며 현실적으로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때에 <핵무력정책법> 제정은 대내적으로 꽤 훌륭한 명분이 되어 줍니다.
- 군사훈련 주체를 전술핵운용부대라고 콕 집어 밝힌다든지 미사일의 정확성과 위력을 검증했음을 끊임없이 강조・반복하는 이유도
- 재래식무기로 운용되는 대규모 군대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를 만들어 줍니다.
|
|
|
그러나 ‘선택과 집중’ 전략만으로 북측의 대범한 행동을 온전히 설명하긴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북핵은 국제정치입니다.
가난과 고령화라는 인구구조의 변화는 대내적으로 불가피한 요인일 뿐 국제사회에서 북측이 원하는 걸 얻게 해주는 건 아닙니다.
다양한 국가의 개별적 행위는 결국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 때문에라도 대외적 요인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대만입니다.
|
|
|
잠시 시계추를 돌려 지난 해 11월의 인도네시아 발리로 가봅니다.
G20 정상회의 중에 무려 세 시간 30분 동안 미중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원론적으로 미국과 중국은 다음의 입장에 동의합니다.
- “서로 경쟁하되 우발적 충돌로 치닫지 않도록 소통의 문을 열어두며 갈등을 관리하겠다”
그럼에도 대만에 대해서는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습니다.
- 대만을 미국이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이라 못 박으며,
- 성명문의 상당 부분을 ‘하나의 중국’을 설명하고 중국의 정치체제를 옹호하는 것으로 채웠습니다.
- 중국과의 신냉전은 없는 것은 물론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해서도 변함 없이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 다만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는 반대한다는 걸 강조했습니다.
대만이 미중 간 대립의 가장 극단에 서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대만이 양국 간 갈등의 씨앗으로 작용하는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특별히 새로운 이슈는 아닌 거죠.
|
|
|
흥미로운 이야기는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들과 가진 기자회견 중에 나옵니다.
어느 기자가 묻습니다. 중국이 북핵과 관련해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가?
이에, 바이든이 이렇게 답합니다.
- “중국이 북한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기 어렵다.”
북핵 이슈에 관해 미국과 중국 간에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
|
|
또하나 눈여겨 봐야할 건 발리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 로드맵을 담은 ‘담대한 구상 ’에 대해 중국이 더욱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구하자, 시진핑 주석은 이렇게 답합니다.
- “북측의 의향이 관건… 북측이 호응해 온다면 적극 지지하고 협력할 것이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중국은 3자 혹은 4자의 틀 안에서 북핵을 함께 관리하겠다는 태도를 내비췄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한 발을 뺍니다. 한국이 먼저 나서야 하며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지 말라는 겁니다.
|
|
|
북측과 중국이 사전에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단정지을 근거는 없습니다.
다만 중국으로선 북측의 대범한 행동이 대만 이슈를 자국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가는데 도움이 됩니다. 대만과 한반도에 두 개의 전선이 형성된다면 미국으로선 억제력이 분산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미국으로선 북핵과 대만 둘 중 어느 하나를 취하고, 버리는 선택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 북핵은 동맹국인 한국・일본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는 미국이라는 국가의 신뢰와 직결됩니다.
- 대만은 중국을 견제하는데 있어 마지막 보루로 기능합니다. 미국의 번영이 시험당하는 거죠.
그러나 궁극적으로 어느 지역에서든 전쟁은 막아야 합니다. 실제로 바이든은 기자들에게 미국과 동맹국들을 방어하기 위해 북측에 분명한 메세지를 보내되, 이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합니다. 미국의 전략적 선택지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G20과 춘추전국시대” 비밀작전에서도 설명했듯이 현재 국제사회는 중진국・신흥시장국 등만이 아니라 EU 국가들까지 제 목소리를 내며 다극체제를 형성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도 세계는 분열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새롭게 열린 기회의 창을 북측이라고 손 놓고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대범한 행동의 원천이 존재합니다.
|
|
|
오늘 특별 비밀작전은 지난 해부터 확연히 대범해진 북측의 행동 원천을 찾는데에 있습니다.
대내적으로는 가난한 국가인데다 고령화사회에 직면함에 따라 군 구조 조정에의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 전략의 명분을 쌓기 위해 핵무력을 강조합니다.
대만과 이어진 두 개의 전선도 북측으로 하여금 한층 더 대범한 행동을 유도합니다. 전략적 환경의 변화가 미국의 억제력을 분산시키며 새로운 기회의 창을 열어주는 거죠.
그렇다면 이러한 대범한 행동을 관통하는 메세지는 무엇일까요? 그리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
|
|
지난 해부터 북측이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워딩을 다시 되짚어 보겠습니다.
👈🏽 과거에는 핵을 보유함으로써
- 적의 침략과 공격을 방어적으로 억제하는데 주력했다면,
👉🏻 앞으로는 전쟁 억제가 깨졌을 경우를 대비해
- 적대 세력의 침략이 림박할 시 선제타격이 가능하도록
- 미사일의 정밀타격능력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가장 빠르게 반응한 건 일본입니다. 지난 12월, 기시다 총리는 ‘적 기지 반격능력’ 보유를 ‘국가안보전략’ 문서에 명기하겠다고 발표했었죠.
내용은 단순합니다.
적의 핵공격 징후가 자명하면 선제적으로 적국의 미사일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겠다는 것입니다.
|
|
|
놀랍게도 북측과 일본 모두 선제타격을 거론합니다.
선제타격이 과거의 전략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와닿지 않을 수도 있을 텐데요. 결정적 차이는 타격 시점입니다.
- 과거, (적이 공격한 이후) 보복적으로 타격
- 현재, (적이 공격하기 전) 선제적으로 타격
그리고 이것이 현재 동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큰 변화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살펴봐야 하는데요.
이는 비밀작전 서두에서 $%name%$ 비밀요원님에게 여쭤봤던 질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 1️⃣ 핵전쟁을 수행한다는 발상은 난센스
- 2️⃣ 핵무기가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무책임
또한 앞서 소개했던 케네스 왈츠와 스콧 세이건의 논쟁과도 연결됩니다.
|
|
|
비밀요원님이
- 1️⃣ 핵전쟁을 수행한다는 발상은 난센스를 선택했다면
케네스 왈츠의 낙관론, ‘공포의 균형’을 더욱 유효하게 평가합니다. 섣부른 도발은 자칫 핵전으로 이어지며 모두가 공멸하는 길이라 판단하는 거죠.
즉, 누구도 자살행위와도 같은 선제공격을 감행할 수 없기에 신중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관리된다면 억제는 쉽게 깨지지 않는다고 믿습니다.
다만 선제공격(1st. strike)을 막기 위해선
- 전쟁을 먼저 치른 걸 후회할 만큼
- 확증파괴적인 응징보복(2nd. strike)을 당할 수도 있다는 걸
- 상호 간에 확실히 증명해야 합니다.
우리를 먼저 건드리면 후회할 일이 생길 거라고 메세지를 내보내는 겁니다. ICBM이나 SLBM과 같은 전략자산도 응징보복의 한 사례입니다.
쉽게 말해 이 전략은 전쟁 이후에 벌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시나리오 삼아 군사적 도발과 전쟁을 원천적으로 방지합니다.
다만 우발적 도발은 막을 순 있지만, 전쟁이 벌어진 이후에는 무력해진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상대로선 어차피 대량응징보복을 당할 거라면, 핵전으로의 확산을 거부할 유인효과가 낮아지는 거죠.
또한 핵전쟁이 일어난 후에 벌어지는 응징보복이 무슨 소용이냐는 비판에도 별 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합니다. 끝없는 전쟁이 펼쳐지거나, 일방적인 항복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
|
|
[참고문헌] 김정섭. 2021. “핵전략의 내재적 딜레마와 북핵 대응전략의 선택.” 『국가전략』. 제27권 2호. pp. 33-57. LINK |
|
|
비밀요원님이
- 2️⃣ 핵무기가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무책임을 선택했다면
스콧 세이건처럼 비합리적인 주체들에 의해 핵 억제가 언제든지 깨질 수 있다는 비관론을 따릅니다. 핵전쟁의 불가피성을 전제하는 건데요.
기술의 발달도 한몫합니다.
- 요즘 시대엔 핵탄두의 위력이나 수량보다 운반수단이나 감시체계나 조기경보체계 등이 더 중요한 역량으로 평가받습니다.
- 즉, 재래식무기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달하면서 보복 능력의 비례성을 통해 이뤄지던 공포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핵이 자아내는 공포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수의 민간인을 대량 학살하겠다는 협박으로 유지되는 평화는 갈등의 영구화 혹은 패배주의 전략의 다른 이름일 뿐이라 비판합니다.
때문에 이들은 핵딜레마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합니다. 핵전쟁을 피할 수 없다면, 자국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핵전쟁을 준비합니다.
북측과 일본이 선택한 선제타격 전략이 바로 이것이죠. 한국도 10여 년 전부터 킬체인 개념을 설계해 현무 시리즈 전력을 구축 중에 있는데요.
이런 시나리오입니다.
선제타격은 전쟁의 불가피성을 전제합니다. 다만, ▲핵전으로 이어지려는 찰나에 선제타격을 가함으로써 ▲핵전쟁의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상대로 하여금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 공포의 균형이 핵을 사용하면 모두 죽는다는 걸 증명함으로써 사전적으로 전쟁을 방지한다면
- 북측과 일본이 최근에 선택한 선제타격은 전쟁이 벌어지는 중에 핵전으로의 확산을 방지합니다.
다만 이또한 한계가 있습니다.
선제타격은 전쟁이 벌어진 이후를 고민합니다. 즉, 저강도 도발을 막는데는 효과가 낮습니다.
- 때문에 한미연합훈련 때마다 북측이 군사적 맞대응을 펼치거나
- 북측 무인기가 DMZ를 남하한 것과 유사한 사례가 흔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무엇보다 선제타격은 선제타격이라는 개념 그 자체가 가장 큰 결함입니다. 적의 핵 공격 징후를 판단할 근거가 모호하기에 일반적인 군사활동을 공격 징후로 오판하면 선제타격은 선제공격이 되고 전쟁에의 책임은 아군이 짊어져야 합니다.
또한 선제타격과 선제공격의 차이가 명확하지 않다는 사실은 적국을 더욱 고립되고 불안하게 만들기에 핵을 억제하기는커녕 오히려 핵전을 유도하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
|
|
[참고문헌] 김정섭. 2021. “핵전략의 내재적 딜레마와 북핵 대응전략의 선택.” 『국가전략』. 제27권 2호. pp. 33-57. LINK |
|
|
오늘 우리는 북측의 대범한 행동의 원천과 관통하는 메세지, 즉 선제타격을 살펴봤습니다.
북측이든 일본이든 서로에 대한 불신과 불안이 고조되며 전쟁의 불가피성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건데요. 이제 질문은 우리에게 향합니다.
어떻게 할 것인가?
보복타격과 선제타격, 모두를 취하면 좋겠지만 추구하는 목표와 수단이 완전히 다릅니다.
- 초기 도발을 막되 전쟁이 벌어지면 전면전으로 치닫거나
- 저강도 분쟁은 용인하되 핵전쟁으로 확산되는 걸 막거나
그랜저에 옵션을 넣고 빼는 개념이 아니라 세단을 살 것인가, 혹은 트럭을 살 것인가와 같은 물음인 거죠.
결국 비용의 문제가 발생하고, 군비경쟁 딜레마에 봉착합니다. 양자택일은 아니지만, 우선순위는 있어야 하는데요.
정답은 없습니다. 케네스 왈츠와 스콧 세이건이 그러했던 것처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끝없는 논쟁’입니다.
다만 설득력의 문제입니다.
- 비밀요원님은 1️⃣ 과 2️⃣ 중 무엇을 마음 속으로 꼽으셨나요?
- 그리고 모든 설명을 들은 후 지금에는 어떤 전략이 더 유효하다고 판단하시나요?
비밀요원님의 마음의 소리를 이곳에 들려주세요. 더 많은 비밀요원님과 나누겠습니다. |
|
|
그리고 안내 한 가지! 케네스 왈츠와 스콧 세이건의 논쟁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1995년부터 시작된 두 학자의 논쟁은 그동안 원서로밖에 접할 수 없었지만, 지난 해에 번역서가 나왔습니다. 꼭 한 번 읽어볼 것을 추천하구요.
핵에 관한 필독서입니다. < 피크 재팬>에 이어 2023년 두 번째 독서모임을 진행해 보려합니다.
- 핵 무기 전파, 그 끝없는 논쟁 LINK
- 2023.03.04.(토) 19~22시
- only 줌
핵전략에 대해 함께 고민하길 원하는 비밀요원님은 이곳에서 신청해 주세요~ 단, 독서노트를 작성하지 않으면 참여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 유념 부탁드려요.
|
|
|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카타르시스를 만끽할 수 있는 힘 있는 몇 문장으로 정리하고 싶지만, 핵이라는 게 본디 수학으로 따지면 기하・벡터같은 영역입니다. 짧게 쓰고 싶지만 언제나 쉽지가 않네요. 양해 부탁드리구요~
저희는 현재 겨울방학 중입니다. 설 이후에 돌아올 예정인데요. 또 재미난 이야기가 있으면 특별 비밀작전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비밀요원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안녕~ |
|
|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산들강으로 탐험을 떠납니다
|
|
|
🌠 블루아워 9th, 부산 1박 2일 워크숍 LINK
#넷플릭스 킹덤길 트레킹
- 조선시대 부산의 중심을 따라 걷습니다.
- 동래부동헌~구포나루터 (2h 30m)
#국제시장과 남포동 맛집 탐험
|
|
|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산들강으로 탐험을 떠납니다
|
|
|
🏔시에라 소사이어티 구성
- 야외 탐험 → 🌠블루아워
- 창의성 계발 → 🪄델타 월딩 마법학교
- 요즘 핫이슈 빠르게 습득 → 👋 선데이 시소
- 특정 주제 전문가와 주기적 만남 → 🏕베이스캠프
- 시에라 소사이어티 온라인 반상회・뒷풀이 등 → 🔥캠프파이어
|
|
|
delta.worlding@gmail.com
우리은행 126-549892-02-001 (후원)
네 번째 세계를 향해! 델타 월딩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