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소름도 안 돋네요. 너무 귀신같아서”
비밀요원님, 안녕하세요. 🧠 별샛별이 인사합니다.
2주 전 델타 월딩은 #펜타곤유출문건 을 다루며 미국 군사 기밀에의 접근 권한을 가진 이가
-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디스코드 특정 서버에서 다른 유저들과 말싸움을 벌이던 중
- 자신이 하는 일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문건을 업로드했을 가능성을 강조했습니다.
만약 이러한 의구심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 미국의 정보 관리 능력과 신뢰도가 총체적으로 의심받는 것은 물론 새로운 정보전이 펼쳐진다고 전망했습니다.
- 아울러 문건 유출이 불러 일으킨 지각 변동을 한국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 지혜를 강구할 것도 덧붙였습니다.
공교롭게도 3일 뒤였습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 기밀 문건 유출 용의자로 만21세의 잭 테세이라가 체포됐습니다.
그는 장교는커녕 연방군 소속도 아니었습니다. 매사추세츠주 주방위군 공군 일등병에 불과했습니다. 그럼에도 군사 기밀에의 접근 권한이 있었고, 디스코드 서버 운영자기도 했습니다.
|
|
|
그런데 새로운 정보전이라고 하니, 이것이 어떤 형태로 이뤄질지 궁금하실 텐데요.
이런 겁니다. 한국과 관련한 유출 문건에,
- 미국이 포탄 제공을 요청했지만 최종 사용자가 미국이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될 것을 우려하며
- 155mm 포탄 33만 발을 폴란드로 우회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대화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델타 월딩은 4월 26일 워싱턴에서 진행되는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살상무기 지원 불가 방침을 고수할 것인지 혹은 정책을 바꿀 것인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는데요.
공교롭게도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는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한겨레에 따르면 한국은 155mm 포탄을 미국에 대여키로 최근 합의했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새로운 정보전입니다.
문건이 유출되지 않았다면 소수의 업계 관계자와 전쟁 당사자들 외에는 관심 갖지 않고 묻지 않았을 155mm 포탄의 앞날을, 이제는 델타 월딩은 물론 모든 언론사 기자들이 알고 싶어합니다.
로이터 통신이 우크라이나를 묻고, 윤석열 대통령이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답하고, 러시아가 ‘간접적 전쟁개입’을 경고하는 전 과정이 ‘문건 유출’이 불러 일으킨 정보전의 한 단면입니다. |
|
|
다소 의아하게 여겨질 수도 있을 겁니다.
정보전도 전쟁의 하나인 만큼 아군과 적군이 선명하게 나뉘고, 스파이가 등장해 숨막히는 첩보 스릴러라도 한 편 찍어야 할 것 같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의 설명은 이와 동떨어지는 풍경입니다.
정보전은 심리전의 한 분류입니다.
가짜정보를 흘려 현상을 왜곡시킨다거나 특정 여론을 조성해 상대로 하여금 다른 옵션을 선택토록 유도합니다. 혹은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아측의 사기를 북돋아 주는 역할도 수행합니다.
이렇듯 정보전이란 특정 정보를 활용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임으로써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개념입니다. 때문에 정보전에선 정보가 수집・유통되는 전 과정을 통제하는 역량이 상당히 중요한데요.
문제는 민주주의 국가는 태생적으로 정보를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최초 유출은 과시적 개인의 일탈 행위 때문이었고, 그는 직업윤리를 배반한 용기에 법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나 확산은 “우주의 무질서도는 증가한다”는 열역학 제2법칙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뤄졌습니다.
아울러 문서 유출 경위와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묻는 건 언론과 시민사회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유출 문건을 분석해 정치지도자가 국민을 속여왔던 건 아닌지를 점검하는 것도 민주주의의 필수 덕목입니다.
이를 강제로 막고자 한다면 독재체제라는 비판과 저항에 직면하고 맙니다.
따라서 민주주의 국가의 정부 수반은 ‘정보가 완벽히 통제되는’ 상상계를 전제하고 발언하는 게 아니라, 정보전의 궁극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겁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내 편으로 만든다는 결의로 말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즉, 민주주의 국가는 지도자의 통치 철학이 정보 통제보다 더 중요합니다. 이것이 독재체제와 구별되는 민주주의만의 규칙이며 계약입니다. 만약 이를 어기면 다음 선거에서 정권이 교체된다는 걸 우리는 받아 들여야 합니다.
|
|
|
펜타곤 기밀 문건 유출 사태가 한국에서는 도・감청 의혹과 그에 대한 문제제기에만 그칩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게임 체인저까진 아니지만 ‘데우스 엑스 마키나’. 네이트판에 올리면 주작이라고 욕 먹기 딱 좋을 전개처럼 등장해 우크라이나 위기와 정보전의 향방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
|
|
첫째, 대응 전략을 세밀하게 수립하기 어렵습니다. 문건 유출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언론사들이 확보한 문건의 갯수와 종류도 제각각입니다. 디스코드의 폐쇄성도 진상 조사를 까다롭게 만듭니다. ‘테러 협박범, 잡고 나니 PC방 초등학생’만큼이나 황당하지만 어떤 전화가 장난이고 진짜인지는 출동을 한 뒤에라야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유출된 정보와 유출되지 않은 정보 간의 경계가 흐릿하기에 대부분의 정보가 오염됐다고 판단하고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각 국가의 정보 수집 및 분석・관리 역량도 투명하게 노출시켰습니다. 이미 미국이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고작 21살의 일등병이 기밀 정보를 손 쉽게 유출할 수 있었다는 사실도 충격이지만, 해당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관계자가 무려 125만 명에 달합니다. 또다른 잭 테세이라가 존재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을 만큼 큰 숫자입니다. 무엇보다 정보 수집 방식도 함께 드러났습니다. 미국으로선 정보 관리 체계 전반을 개편하기 위헤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어야만 할 겁니다.
정보 역량이 드러난 건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뉴욕타임스 보도 초기엔 감청으로 작성된 문건이라는 의혹이 거셌습니다만, 문재연 한국일보 기자의 기사에 따르면 감청만이 아닙니다. 내부 협조자를 통해 얻은 정보를 종합해 작성한 보고서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합니다. 게다가 대화를 나눈 바로 당일에 문건이 작성됐습니다. 때문에 대통령실 내에 정보 유출자가 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대통령실 인사의 대대적 물갈이가 불가피합니다.
마지막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우울한 풍경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300여장의 문서를 분석한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활력 넘치는 공식 브리핑과 달리
- 기밀 문건에는 당초 목표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를 얻게 되리라는 암울한 평가로 가득 차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수백억 달러 상당의 무기와 군사 장비를 보내고 원조를 투입하면 상당한 힘이 될 것이라고 선전하지만 실제로는 “보통의 영토 이익”만 얻을 가능성이 크답니다.
우크라이나 방공망은 허술하고 탄약은 늘 부족합니다. 한국의 155mm 포탄이 중요한 게 이때문입니다. 155mm 포탄이야말로 진정한 게임 체인저, 문건 유출은 여러모로 상징적 사건입니다.
물론 러시아도 열악하긴 마찬가지입니다만, 누가 이기든 우크라이나 전쟁은 ‘상처 뿐인 승리’도 과분한 수식어입니다. 군사적 교착 상태에 빠진 채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붓고 있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국민들의 결사항전에의 의지가 상당히 거세기 때문입니다. 바이든으로선 푸틴과의 중재를 섣불리 시도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사정이 다릅니다. 이라크와 오만이 거의 완성한 중재안에 중국이 마지막 숟가락을 얹었을 뿐이라지만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란 화해의 최종 공로자는 어쨌든 중국이었습니다.
게다가 지난 2월 24일, 중국 외무부는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화답하듯 젤렌스키는 시진핑을 만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비밀작전에서 확인했듯, 마크롱이 시진핑에 거는 기대가 큰 것도 이런 맥락 때문입니다. 마크롱은 인터뷰에서 “유럽은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비관적 전망을 펼친 바 있죠.
물론 시진핑이 마크롱의 희망대로 움직인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문건이 유출되지 않았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하는 이들은 변함없이 무기와 원조를 보냈을 겁니다.
하지만 문건이 유출됐습니다. 문건에서 확인된 우크라이나 전쟁에의 전망은 너무나도 어둡습니다. 지지자들의 결속은 약화되고, 중재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좋든 싫든,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이들도 점차 많아질 겁니다. 따라서 현재의 중국이 처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
|
|
오늘은 두 가지를 다룹니다.
#펜타곤유출문건 비밀작전 당시 진행한 서베이 결과를 공유합니다. 이를 반영해 대통령님을 위한 메세지 전략을 정리합니다.
대만을 둘러싸고 군사적 긴장 상태가 나날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대만 위기를 상반된 관점으로 분석하는 포린 어페어스 글 두 편을 소개합니다.
늘 말씀드립니다만, 델타 월딩은 기계적으로 요약・정리를 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원문이 저희들의 요약・정리보다 더욱 훌륭함을 알려드립니다. |
|
|
- #펜타곤유출문건 서베이 결과와 메세지 전략
- 전쟁을 준비하는 시진핑 vs. 타이완 롱게임
- Hidden Track - 2023 한미정상회담 “핵 확장억제와 한미일 정보공유 강화”
|
|
|
1. #펜타곤유출문건 서베이 결과와 메세지 전략 |
|
|
#펜타곤유출문건 사태에 대해 비밀요원님이 대통령이라면 어떤 전략을 수립할 건지를 세 가지 체크리스트를 두고 여쭤봤습니다.
☐ #펜타곤유출문건, 인정할 것인가? ☐ 미국 감청 의혹,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미국과 정보 공유 범위, 조정할 것인가?
서베이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
|
☐ #펜타곤유출문건, 인정할 것인가?
- 32.3% ①진실로 인정한다
- 6.5% ②거짓이라 부정한다
- 61.3% ③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유출 문건의 진위 여부 확인 물음에 NCND,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가장 많은 이유는 사안의 불확실성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앞서도 설명했듯 문건의 유출 규모와 확산 범위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추후에라도 한국과 관련된 문건이 새롭게 공개되고, 한측에 불리한 내용이 담겨 있다면 외교적 파장이 예상되는 만큼
- “확인 중에 있다”, “미국의 진상 조사가 끝난 후 말씀드리겠다”
등의 안전한 답변으로 갈무리하며 파장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
|
|
☐ 미국 감청 의혹,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34.5% ①미국정부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발언 자제
- 27.6% ②지지자 결집용 발언에 초점
- 37.9% ③감청 행위에 대해 원칙적으로 강력히 항의
감청 의혹에 대한 설문에서는 ①번과 ③번 항목이 치열한 접전을 이어갔습니다. 최종적으로 강력히 항의한다는 답변이 가장 많긴 했지만 과반은커녕 40%에도 못 미칩니다.
어떤 항목도 압도적 우위가 아닌 이유는 감청 행위가 발각되거나 폭로된 게 아니라 감청 의혹 문건이 유출됐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대다수 문건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즉, 이번 사태는 한미라는 양자관계만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변수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항의론과 신중론이 비등하게 지지를 받습니다.
따라서 이를 절충한다면 이번 사태에 유감을 표하고 진상 조사에 충실히 임해줄 것을 당부하는 메세지를 내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
|
- 60.7% ①현상 유지
- 21.4% ②정보 공유 범위 축소
- 17.9% ③더욱 긴밀한 공조
이코노미스트는 존스 홉킨스 대학의 토마스 리드 교수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합니다.
- “만약 이런 일이 영국・이스라엘・독일・호주에서 일어났다면 우리는 정보 공유를 완전히 중단했을 것”
그러나 이런 일은 영국・이스라엘・독일・호주가 아니라 미국에서 일어났습니다. 그 결과 현상 유지가 6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두 가지 현실적 이유로 풀이됩니다.
이번 일로 한미동맹이 훼손되는 건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한측이 미측에 제공하는 정보보다 미측을 통해 한측이 얻는 정보가 더 많고 질도 우수합니다.
만약 한국이 북핵과 관련해 더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한다면, 이번 일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백채널로 항의를 표하며 기밀 정보에의 더 많은 접근 권한을 요구할 수 있을 테니까요. |
|
|
서베이 결과를 종합하면 대통령님의 메세지 전략은 다음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
|
대통령님의 메세지 전략
(공식 브리핑)
①2023년은 한미동맹 70주년, 4월 26일엔 국빈방문으로 한미정상회담이 열릴 예정. 이런 때에 양국 간 신뢰를 손상시킬 수도 있는 펜타곤 기밀 문건 유출 사태가 발발한 점에 유감 표명
②더욱 굳건한 한미관계를 만들기 위해 문건 유출 배경과 경위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길 바람.
③유출 문건 진위 확인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국면인 바, 말씀드리기 어려움을 양해 요망
④북한 핵・미사일의 정확성과 위력이 점차 고도화되고 있으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번영과 평화가 상당히 중요한 시기인 만큼 유사시 한측이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미 간 정보 공유・관리체계에의 협조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길 당부 |
|
|
(비공식 회담)
①지난 10년 동안 미국이 동맹국을 도・감청한 사실이 알려진 것만 세 번째로서 강하게 유감 표함.
②한국의 안보 환경을 위협할 수도 있는 기밀 문건이 유출된 데 대해서도 재발 방지 대책을 요함.
③유사시 한국이 기민한 군사작전을 펼칠 수 있도록 미국이 수집하는 한반도 관련 정보에 대해 한측의 접근 권한을 높여줄 것을 요청 |
|
|
공식 브리핑에선 절제된 언어를 사용하되 비공식 회담 등에선 강하게 유감을 표하고 정보 접근 권한을 높여줄 것을 미측에 요구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상해 봤는데요.
대통령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의견 있으면 이곳에 남겨 주세요. 더 많은 비밀요원님과 나누겠습니다. 참! 그동안의 피드백은 이곳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습니다. |
|
|
2. 전쟁을 준비하는 시진핑 vs. 타이완 롱게임 |
|
|
시진핑이 전쟁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LINKXi Jinping Says He Is Preparing China for War: The World Should Take Him SeriouslyForeign Affairs | 2023.03.29. | John Pomfret, Matt Pottinger
|
|
|
최고의 솔루션이 솔루션이 아닌 이유 LINKThe Taiwan Long Game: Why the Best Solution Is No SolutionForeign Affairs | 2022.12.20. | Jude Blanchette, Ryan Hass |
|
|
요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만을 둘러싼 워게임 관련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옵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4월 19일 수요일, 미 하원에 설치된 중국 특별위원회 의원들이 ‘ 대만 워게임’ 을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비공개로 진행된 워게임은 2027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는 것을 전제로 씽크탱크 CNAS가 설계한 프로그램에 따라 이뤄졌습니다.
그보다 이틀 전 워싱턴포스트는 미중 간 핵전쟁 시나리오를 공개했습니다. 3월 초엔 이코노미스트가, 1월엔 또다른 씽크탱크 CSIS에서도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덕분에 전쟁이 벌어지면 누가 이길 것인지를 두고 온라인에선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워게임에 참여한 의원들은 온라인 여론과 사뭇 결이 다릅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 “워게임은 전쟁을 계획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억제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
무역 분쟁에서 시작된 미중 갈등이 기술 경쟁을 넘어 대만해협의 무력 시위로까지 확장・심화되고 있습니다. 우발적 충돌이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일축할 수만은 없는 상황인 거죠. 실제로 중국은, 단순 군사훈련이 아닙니다. 대만 전역을 봉쇄하는 대규모 연습을 지난 9개월 동안 두 차례나 진행했습니다.
- 지난 해 8월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민주당)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와
- 올해 4월 초 차이잉원 대만총통(민진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대만해협에서 이같은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던 마지막 시기는 28년 전인 1995~6년이었습니다. 그만큼 현 국면이 이례적인 상황이 맞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확인됐듯 전쟁은 모두에게 파국만 선사할 뿐입니다. 따라서 전쟁이 발발하지 않도록 갈등을 꾸준히 관리하는 게 상당히 중요합니다.
재래식이든 핵이든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 군사적 수단도 마련해야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워게임을 통해 확인된 가장 두드러진 결점으로 외교와 비군사적 계획을 꼽습니다. 국가 간 위기 커뮤니케이션 부재가 정치지도자를 좌절케 만든다는 겁니다. 때문에 국가 간 핫라인을 구축하고 잘 유지해야만 합니다. |
|
|
그런데 뒤늦은 질문입니다만 대만, 왜 계속해서 전쟁설이 불거지는 걸까요?
한 단어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기엔
- TSMC라는 반도체 첨단기술이 한 축
- 항행의 자유로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또다른 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즉, 미중 갈등을 구성하는 세 개의 고리 - 무역 분쟁・기술 경쟁・군사 대치 모두가 대만을 정통으로 관통하고 있습니다. 미중 모두에게 사활적 이익이 달려 있는 만큼 그 누구도 대만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중국의 기형적 경제구조도 무력 충돌의 주요 변수입니다.
90~00년대 중국은 시장 개혁・개방정책을 적극 추진한 결과 연평균 10%라는 경제성장률을 20년 이상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값싼 노동력 덕분이었는데요. 그러나 수면 아래에선 빈부격차와 부정부패가 끊이지 않았고 복지혜택마저 특권층에 집중됐습니다.
현재의 중국은 “14억 인구 중 1억 명의 슈퍼리치와 3억 명의 중산층이 나머지 10억 명과 전 세계인을 먹여 살리는 구조”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연히 내부에선 빈부격차에 대한 불만이 거세게 터져나올 수밖에 없는데요. 이를 억누르는 게
- 이념적으로 중화민족주의의 부흥과 애국주의, 분배 정책이고
- 이것이 구체적 형태로 드러난 게 시진핑을 중심으로 하는 강력한 중앙집권체제입니다.
시진핑의 마오화 작업은 현재의 중국을 만든 원인이라기보다 결과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중국이 언제까지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여러 경제학자들은 올해와 내년은 제로 코로나 폐지 효과로 5% 정도 성장하지만, 10년 안에 2%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지난 날 연평균 10% 경제성장률이 무색한 수치입니다.
게다가 중국이 늙어갑니다. 적정 출산율은 2.1명이지만 현재 1.3명에 그칩니다. 반면에 고령층 인구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미 “고령화사회(2000년)”를 넘어 “고령사회(2021년)”로 진입했습니다. 2021년 기준 생산연령인구가 70%에 못 미칩니다.
여기에 앞서 설명한 대로 경제성장률마저 떨어지면 2~3억 명이 구조적 실업에 빠지고 인구의 반이 무노동 상태가 됩니다. 그런데 위기는 여느 사회가 그렇듯 빈부격차를 더욱 심화시킵니다. 소수의 슈퍼리치와 중산층 vs. 다수의 빈민으로 고착화되는 거죠.
아무리 독재체제 지도자라도 민중의 봉기는 두렵습니다. 그래서 여쭤봅니다.
영토는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크고, 인구는 인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4억 명입니다. 비밀요원님이 2023년 현재 중국공산당(CCP) 주석이라면 중국의 안정적 통치를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할 건가요?
- 1️⃣ 분배 정책에서 지난 날 시장개혁・개방 정책으로 선회한다.
- 2️⃣ 일대일로・위안화의 국제화 등 중국권 경제 블록을 넓혀간다.
- 3️⃣ 중국몽 신화를 강화하기 위해 외부에 더 큰 위기를 만든다.
마음 속에 주석님의 선택을 꼭 하나 담아 주시구요~ |
|
|
아무튼 이것, 미중 간 경제적 패권의 충돌과 중국의 사회적 불안정성이 겹쳐져 지정학적 위기가 점차 고조된다는 게 대만전쟁설의 종합적 배경입니다.
때문에 앞서 말했듯 요즘 워싱턴 정가에서는 전쟁 시나리오와 정책 입안 논의가 활발히 이뤄집니다.
워싱턴포스트 전 베이징 지국장이었던 존 폼프렛과 트럼프 정부에서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역임했던 매튜 포팅어는 포린 어페어스 기고문을 통해 “시진핑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걸 진지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자들은 지난 3월에 있었던 시진핑의 네 차례 연설을 심층 분석했는데요. 델타 월딩이 주목하는 건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자급자족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점입니다. 중국은 순 식량소비량의 1/3을 수입에 의존하는데요. 시진핑은 연설에서 곡물과 공산품 수입 의존도를 중단하길 원한다고 밝힙니다. 전쟁을 준비하는 태도기도 하지만, 경제 블록화 혹은 보호무역주의 시대를 대비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다른 하나는, 3월 13일에 열린 양회 때였습니다. 시진핑은 위대한 부흥 운동의 본질은 “조국 통일”에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대만 흡수와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캠페인 사이의 연관성을 암시하는 메세지는 많았지만 이처럼 조국 통일을 명확하게 밝힌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저자들은 이것이 전쟁 캠페인의 새로운 단계를 나타낸다고 분석합니다. 국방예산이 지난 해보다 7.2% 증가하거나 전쟁 관련 제도를 다듬어서만은 아닙니다. 전운이 감도는 발언이 늘어난 것만으로도 섬을 점령하기 위해 시진핑이 무력을 사용할 용의가 충분하다고 저자들은 강조합니다. |
|
|
전쟁은 한국에선 꺼내기 어려운 주제입니다.
70년 분단의 역사와 북핵 위협으로 인해 남남갈등의 단골 패턴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군사적 해법만이 전쟁을 억제하는 건 아닙니다. 외교적 노력도 필요한데요. 자칫 군사강경론자가 득세함으로써 외교적 노력을 등한시 할 우려도 큽니다.
그래서일까요? 포린 어페어스에는 전쟁 불가피론과 대비되는 주장을 펼치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CSIS의 중국 석좌교수인 주드 블랑쳇과 오바마 정부에서 중국 담당 외교관이었던 라이언 하스는 이런 화두를 던집니다.
🇺🇸 미국 정책의 유일한 판단 척도는
- 대만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거나 대만을 미국의 진영에 영구히 유지하는지가 아니라
-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여부가 돼야 한다.
쉽게 말해 저자들은 대만에서의 완전한 해결은 불가능하다는 걸 전제합니다. 상호 간 신뢰를 바탕으로 대만해협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지금과 같은 ‘현상유지’를 잘 지키자는 겁니다
즉, 대만은 장기 목표로 다뤄져야 하는데요.
저자들은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에 집착하는 워싱턴 문화가 이를 저해한다고 비판합니다.
- 중국이 대만을 봉쇄하고 침략한다는 시나리오는 갈등을 개념화하기 쉽다는 점 때문에 많은 수의 정책입안자들이 선호하는데요.
- 이 과정에서 중국의 침략 위험이 점차 과장되고 단기적 위협에 대한 빠른 해결책을 개발하려는 압박을 받게 됩니다.
실제의 갈등이 전쟁을 불러 일으키는 게 아니라 ‘침략 시나리오’가 가지는 정책적 유용성이 대만에서의 빠른 해결책을 선호하게 만들고, 전쟁불가피론에도 힘을 실어주며 ‘다른 해결책 ’을 상상할 여지를 줄여 버린다는 거죠.
이를 테면
-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을 고려해 메세지를 조정할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도,
- 미국과 중국이 피할 수 없는 대결에 갇혀 있다는 판단 때문에
- 모든 걸 위험한 양보로 간주하며 적대적 태도를 고집한다는 겁니다.
저자들은 미국이 대만을 장기 목표가 아니라 임박한 위기로 취급함으로써 시진핑을 궁지로 몰아넣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중국을 화나게 만들어선 안 된다든지 대만에 대한 어떠한 군사적 지원도 해선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라고 덧붙입니다.
오히려 인도・태평양 지역에 분산된 소형 무기 시스템을 더욱 강조하고 장거리 지대지 및 대함미사일 시스템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 인도・태평양 지역의 신뢰할 수 있는 군사적 자세로 정책을 뒷받침할 것을 주장합니다.
다만 대만에 대한 미국 정책이 이념으로 물들어 의사결정의 합리성이 저해되는 걸 우려합니다.
|
|
|
결국 이런 겁니다.
- 대만을 미국 정책의 단기적 목표로 볼 것인가, 장기적 목표로 볼 것인가?
-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전쟁임박설에 맞출 것인가, 혹은 현상유지를 목표로 삼을 것인가?
그래서 여쭤봅니다. 비밀요원님이 2023년 현재 미국의 대통령이라면 대만에 대해선 어떤 목표로 접근할 건가요?
어느 것도 정답은 없습니다. 국제정치는 한 국가의 정책만으로 결정되지도 않으며, 군사적 접근과 외교적 해결은 늘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게다가 미국은 한국・일본・필리핀을 비롯해 영국・호주 등의 동맹국이 인도・태평양에 넓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중국과 달리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그만큼 많다는 거죠.
아무튼 미국 대통령님은 어떤 선택을 하실 건가요?
- 1️⃣ 대만, 단기적 위협과 빠른 해결 선호 - 전쟁임박에 따른 군사적 지원 강화
- 2️⃣ 대만, 평화와 안정을 위한 장기 목표로 접근 - 현상유지를 위한 군사적 지원 강화
이곳에 답변을 남겨주세요. 더 많은 비밀요원과 나누겠습니다. |
|
|
비밀요원님,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흘 전에 팔을 크게 다쳤습니다. 다행히 뼈가 부러진 건 아니지만 부목을 덧대고 있습니다. 느닷없이 통증이 올라오고 모든 활동이 10배로 느려집니다. 비밀작전이 띄엄띄엄 나가는 점 양해 부탁드리구요. 당분간은 비주기적으로 비밀작전이 발행될 듯 합니다. 이 점도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현지시간으로 4월 26일, 한미정상회담이 워싱턴에서 열립니다. 이곳에서 나올 메세지들을 전망하기 위해선 워싱턴의 분위기를 파악해야 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문건 유출, 미중 갈등과 대만을 둘러싼 정서를 잘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상황이 상황인 만큼 강경론자들의 목소리가 커져가는데요.
우크라이나에서의 우울한 풍경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대만전쟁 불가피론이 더 힘을 받는다는 인상도 듭니다만 그럼에도 만약에, 대만전쟁이 발발한다면 한국은 두 개의 전쟁에 직면할 가능성이 큽니다. 북측에서 전면전까진 아니더라도 국지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1년 간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도 복기해 봅니다. 날리면-바이든은 해프닝이라 치더라도, 미중 간 경쟁 속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지난 해 8월 펠로시 패싱은 델타 월딩에서도 분석했듯이 꽤 현실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자진해서 남의 불구덩이로 뛰어들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올해 들어 급격히 드라이브가 걸립니다.
UAE를 방문했을 때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입니다.”라는 실언을 했고, 일본의 강제징용 관련해선 속도조절과 신중론을 내세우는 외교부 의견을 일축하고 선제적 선의외교를 밀어 붙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권력 다툼에서 밀린 김성한 전 NSC 실장이 사퇴했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지난 비밀작전에서 분석했듯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한국전쟁과 동일시하며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내비추고, UN 미가입국 대만과 UN 가입국 북한을 동급으로 놓는 인터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이 연일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이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선제적으로 경고장을 보내려는 의도가 큽니다만,
- 대통령이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해 화를 자초한다는 비판을 면하긴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이같은 일이 줄어들긴커녕 더욱 빈번해질 것입니다. 두 가지 때문입니다.
북측의 핵전략이 지난 해 가을 이후 큰 폭으로 변화된 게 하나, 그리고 오늘 보셨듯이 워싱턴에서 고조되는 대만전쟁 불가피론이 또 하나입니다.
즉, 단기간에 대만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한반도 위기는 남측이 독자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하겠다는 건데요. 그래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①핵 확장억제와 기밀 정보 공유와 관련해 어떤 발표가 나올 것입니다.
- NATO식 핵공유는 아니더라도 좀 더 구속력 있는 핵전력을 제공하고 보다 강화된 정보 공유체계를 수립하겠다는 약속이 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②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관련 정책 변경을 시시하는 메세지가 나올 것으로 추정됩니다.
- 중국이 윤석열 대통령의 인터뷰에 대해 의도적으로 발언 수위를 높인 것도 이때문일 겁니다.
③한미일 삼각협력을 시사하는 메세지도 나올 겁니다.
- 굴욕외교라는 비판에도 아랑곳 않고 일본에 선의외교를 강행하는 것도 한미일 군사협력과 정보협력의 기틀을 다지기 위함입니다.
- 5월에 일본에서 개최될 G7 정상회의에서 좀 더 구체화될 전망인데요.
정리하면, 앞으로의 한국외교는 대만전쟁 불가피론이라는 대전제 하에서 북핵 문제 논의 및 한미일 군사・정보협력 강화라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큽니다.
수일 내에 북측은 또다시 미사일 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비밀요원님은 이런 흐름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오늘 소개해 드린 두 편의 포린 어페어스 글 중에서 어떤 입장에 더 가까운가요?
이곳에 의견을 남겨 주세요. 더 많은 비밀요원과 나누겠습니다. 그럼 조만간 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
|
|
카메라를 킬 필요 없이 편하게 몸만 오세요.
외교안보 전문가가 요즘 국제사회 이슈를 쉽게 설명합니다.
|
|
|
🏔시에라 소사이어티 구성
- 야외 탐험 → 🌠블루아워
- 요즘 핫이슈, 편하게 들어요 → 👋 선데이 시소
- 어른들을 위한 창의력 계발 놀이 유치원 → 🪄델타 월딩 마법학교
- 특정 주제 현장 전문가와 함께 책읽고 대화해요 → 🏕베이스캠프
- 시에라 소사이어티 통합 OT・반상회・종강파티 등 → 🔥캠프파이어
|
|
|
크리에이티브 그룹 '건강한 에너지(GUN・E)' 🔍갤갤・🧠별샛별
delta.worlding@gmail.com
우리은행 126-549892-02-001 (후원)
네 번째 세계를 향해! 델타 월딩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