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 토요일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었습니다.

  비밀요원님, 안녕하세요. 🔍갤갤이 인사합니다.

  지구, 기후위기, 탈화석에너지, 2050 탄소중립선언 등등… 의 이야기를 하면 크게 두 가지 대립적 시선이 맞부딪힙니다.

• 지구가 죽어가는 데도 관심 갖지 않는 무책임한 사람들
• 기후위기 담론은 과장된 공포 마케팅이자 신종 제국주의

  델타 월딩은 이런 화두에서 모두 비껴갑니다.

한 가지 주제를 깊게 나눠요~ Deep Dive!

기후위기 혹은 기후변화, 어떤 단어를 써도 무방합니다.

  다만 공통적으로 합의하는 건 ‘기후가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비밀요원님도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산업혁명 이후로 현재까지 지구 온도가 1℃ 상승했는데요.

그렇다면 온도를 어떻게 억제하느냐?

  온도가 상승하는 원인을 봤더니, 인간 활동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등 온실가스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탄소중립선언이라고 하죠.

  탄소 배출의 주범인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게 요즘의 글로벌 스탠다드입니다. 전기차나 수소차도 대표 사례입니다.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자는 국제 협약 프로젝트 ‘RE100’도 있습니다.

  그러나 에너지 원천을 전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 하에 탄소에 가격을 매기거나 친환경 기업엔 보조금을 지급하고 세금 혜택을 주자는 정책도 나옵니다. 가격이 오르면 탄소를 배출하는 방식을 더이상 고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가격을 통해 탄소배출을 조정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 탄소배출권 거래, 탄소세・탄소국경세 부과
• 보조금 지급・세액 공제 등

다만 현실은 모두가 동일한 속도와 방식으로 정책을 추진할 수만은 없습니다. 각 국가가 처한 산업 구조나 인적 자원, 투자 가능 규모 등이 상이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목표를 달성하는 구체적 전략을 수립함에 있어 크게 세 가지 시각으로 나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관점의 차이인데요.

  첫 번째 시선은 ‘기후변화 적응주의자’라 표현할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가 이미 상당 수준 진행되고 있기에 지구환경이 예전처럼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때문에 205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는 게 불가능한 미션이라고 여기고, 기온 상승에 알맞게 농작물을 새로 개량하거나 해수면 상승에 대비해 거주시설을 고지대로 이전한다든지 이상기후에 따른 침수와 가뭄에 대비하는 시설을 확충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죠.

  기후변화 적응주의자들도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지구 기온 상승을 막기 위한 대책도 함께 수립합니다. 영향과 결과를 최소화하는데 집중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라 볼 수 있지만, 원인을 깊게 다루지 않기에 시선 2와 3의 시선을 가진 이들에게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두 번째 시선은, “기술이 너희를 번영케 하리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친환경 기술을 개발해 보급하고 국제적인 협력의 과정을 거친다면, 지금과 같이 경제 성장을 지속하면서도 얼마든지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거듭, 어느 것도 정답은 없습니다. 개인과 사회, 국가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는데요.

  지난 해 10월, 비밀요원님들이 참여한 서베이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비밀요원님은 어디에 좀 더 끌리나요? 이곳에 의견을 남겨 주세요. 더 많은 비밀요원들과 나누겠습니다.

이렇듯 기후위기를 대하는 시선은 상이합니다.

  다만 ‘기후가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글로벌 스탠다드로서 국가 혹은 국제사회 단위로 여러 선언과 정책 등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 가장 큰 화두는 탄소국경세입니다.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은 탄소배출권이라는 걸 할당 받습니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이만큼만’ 탄소를 배출하라는 겁니다.

  문제는, 한국과 EU의 탄소배출권 가격이 5배 이상 차이납니다. 한국은 탄소배출권 가격이 1톤 당 1~2만 원인 것과 달리 EU는 10만 원을 넘습니다. 심지어 한국은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기업이 탄소배출권을 무상으로 할당 받습니다.

그래서 EU는 한국에만 해당하는 건 아닙니다. EU와 탄소배출권 가격이 다른 국가에서 만들어진 물품이 EU에 수입될 경우, EU와 동일한 수준의 ‘탄소베출가격’을 지불토록 강제합니다.

  이것이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입니다.

• 명목상 ‘세금’을 내는 게 아니기에 ‘메커니즘’이지만
• 사실상 ‘관세’를 내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자아내기에 ‘탄소국경세’로 불립니다.

추가 지불 비용은 보고서마다 조금씩 다릅니다만, 연간 6~7천억 원 선으로 추정됩니다.  

  사단법인 넥스트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2년 기준, 철강업계가 CBAM으로 인해 추가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6,800억 원입니다.

  그런데 이건 탄소를 직접 배출한 것에만 해당하구요. EU는 향후 간접배출 즉, 제품 공정 과정에서 어떤 에너지원으로 사용했는지도 확인 후 금액을 물리겠다는 입장입니다.

  때문에 한국기업이 EU에 수입하기 위해선 앞으로 탄소배출권 가격만큼 돈을 더 내야 합니다. 그동안 무상 혹은 헐값으로 헤택을 받던 기업들로선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입장이 가장 난처한 건 한국입니다. 

  GDP 대비 수출 비중이 40%, 무역의존도는 60%에 달하기에 타격이 상당히 큽니다. 게다가 탄소국경세는 EU만이 아니라 향후 미국과 중국 등에서도 시행할 계획입니다.

  문제는, 한국은 G10 국가이자 G7의 추가 회원국으로도 논의되고 있을 만큼 이제는 선진국입니다. 신흥시장국과 한 배를 타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이 무임승차국으로 머무르는 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특별한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목소리도 점차 커져갑니다.

  즉, 한국적 현실에 기반해 속도를 늦추자니 수출길이 막힙니다. G10 선진국이라는 수식어도 초라해집니다. 그러나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가자니 단기간에 천문학적 액수를 쏟아 부어야 합니다.

이렇듯 현재의 기후담론은 당위나 윤리라든지 공포 마케팅만으로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기후담론은 모든 경제담론과 무역담론의 핵심으로 존재합니다. 한국이 변화하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어느 만큼 따라가고 수용하느냐에 따라 국가경쟁력을 잃을 수도, 혹은 새로운 경제체제의 기틀을 마련하는 분기점에 서 있다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는 한 두 기업의 노력만으로 불가능합니다. 산업구조 전체의 체질 전환이 요구되는 일인 만큼 국가전략 수준에서 논의돼야만 합니다.

그래서 델타 월딩은 정치권에선 기후담론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처음으로 정치인을 불러 직접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지난 4월 23일 일요일 저녁 8시였습니다.

  조성주 정치발전소 대표가 진행을 맡았고, 김혜미 마포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과 조정훈 국회의원(시대전환)이 패널로 출연했습니다.

이들의 진단은 다음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대기업은 괜찮아 문제는 중소기업~”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은 변화하는 제도를 따라가기 위해 개별적으로 준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포스코는 탄소 대신 수소로 쇳물을 뽑는 수소 환원 고로로 전환 중에 있습니다.

  9개의 용광로를 교체하는데 53.1조 원이 드는데요. 2020년 기준 포스코 연간 영업이익이 2.4조 원인 만큼 22년 간 모두 쏟아 부어야 합니다. 포스코는 독자적으로 전환하기엔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만큼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전문가들의 평가는 분분합니다만 어쨌든 포스코같은 대기업은 대책 마련을 위해 별도 TF팀을 구성할 능력은 됩니다.

  또한 포스코는 2021년부터 <기업시민보고서>도 발간하고 있습니다. ESG(혹은 지속가능성) 성과보고서로 이해하면 되는데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대기환경 개선・사업장 안전 관리 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이 담겨 있습니다. 이 역시 평가는 분분합니다만, 어쩄든 글로벌 공시 기준에 포스코가 따라가겠다는 의지와 노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중소기업입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21년 12월에 발표한 <2050 탄소중립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48.5%가 탄소중립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응계획을 갖고 있는 기업은 13.9%에 불과했습니다.

  대응계획을 수립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금과 인력 부족이 58.7%가 가장 높았습니다. 전환 비용에의 부담은 (앓는 소리일 지언정) 대기업・중소기업 모두에게 해당합니다만, 인력 부족은 중소기업만이 겪는 문제입니다.

 

  녹색금융이라는 게 있습니다. 자금조달 및 금융투자에 있어 친환경 요소를 고려하는 금융활동을 지칭하는데요. 한국은행이 2021년 12월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채권・펀드・대출 등 모든 녹색금융 활동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이유는 환경요소 관리 역량 때문입니다.

  녹색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받기 위해선 녹색 프로젝트 기획, 환경정보 공시 등 환경요소를 별도로 관리하고 공개해야 하는데요. 대기업은 이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투자자들로부터 녹색투자 대상에 다수 선정되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합니다.

  실제로 대기업은 환경정보를 공시하는 비율이 84.2%에 달하지만 중소기업은 15.1%에 불과했습니다. 앞서 보았듯 포스코는 자체적으로 시민보고서를 발간할 능력이 되고, 이것이 투자를 받는데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하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합니다.

• 대응계획을 마련하는데 한계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 녹색금융을 지원 받는데에도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때문에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기후담론을 국가전략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정부가 관련 인력 양성 및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요.

  선데이 시소에 출연한 정치인들은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인식 부족’을 꼽습니다.

  국회에선 탄소중립이나 탄소국경세같은 담론을 경제・무역담론이라 인식하기보다 기후담론에 관심 있는 비례의원 한 두 명 정도면 충분하지 않느냐고 치부하는 경향이 농후하다고 합니다. 중소기업을 다루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도 크게 관심 갖지 않습니다. 비수도권 지역 의원들조차 나의 이슈가 아니라 여기고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이와 달리 미국을 예로 들어볼게요. 보호무역주의라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IRA의 본질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입니다. 전기차를 비롯해 배터리・태양광・재생에너지・수소 관련 기업은 IRA 테마주로 분류될 정도죠. 현대차 때문에 가리워지긴 했지만 한국의 한화솔루션・한화큐셀・LG에너지솔루션・포스코・삼성SDI 등은 IRA의 수혜를 받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음… 이런 의제를 나누면 몰라서 못하냐 돈이 없어서 못하지라는 회의주의가 곧잘 제기됩니다.

  당연한 지적입니다. 자원이 한정된 만큼 한 번에 모든 걸 다 할 순 없습니다. 때문에 우선순위를 검토해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한편 한국이 갖고 있는 강점과 약점 등을 분석해 맞춤형으로 진행해야 하는데요.

  그래서 정치인들과 함께 SWOT 분석을 해봤습니다.

핵심은 이렇습니다.

  한국은 자원부족국인만큼 기댈 건 교육과 기술 뿐인데요. 국가전략의 시급성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 기후담론이 경제담론이라는 걸 인식하게 된다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경제체제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데 모두 입을 모읍니다.

  한국이 역동적인 문화라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합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이 많다는 점도 한국에게 유리합니다.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일사천리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거죠.

다만 이를 위해선 정치가 나서야 합니다.

  거듭 말하지만 이는 당위나 윤리의 영역이 아닙니다. 기후담론은 향후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가르는 바로미터가 되는데요.

  특히 중요한 건 재원 마련입니다.

  IRA은 보호무역주의라 비판받지만 본질은 기후의제였는데요. 재미있는 건 IRA의 정확한 명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입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후담론이 앞으로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무역・경제담론이라는 사실에 적잖이 놀란 비밀요원님들도 계실 텐데요. 이곳에 의견을 남겨 주세요. 더 많은 비밀요원과 나누겠습니다.

  5월 7일 선데이 시소에도 정치인들이 출연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를 얘기하는데 있어 빠질 수 없는 주제죠. <인구고령화와 열린 사회>를 논합니다.

  중앙에서 활동하는 정치인만이 아니라 이럴 때가 아니면 쉽게 만나기 어려운 지방의원들도 출연합니다. 경상권과 전라권을 아우르고 국민의힘・민주당 의원들도 고르게 분배했습니다.

  젊은 피를 수혈합니다. 2040 젊은 정치인들과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을 함께 고민하고 묻고 답하고 대화하세요. 신청은 이곳에서! 누구든 무료로 참여 가능합니다.

• 2023년 5월 7일(일) 20~22시(KST)
• 모더레이터: 조성주 정치발전소 대표
• 패널: 김소현 경주시의원, 김혜린 전 부산광역시의원, 신인규 전 국민의힘 부대변인, 이동학 전 민주당 최고위원, 채은지 광주광역시의원
• 줌 녹화링크와 피그마 리뷰노트 제공

지난 비밀작전 내용 중 일부를 정정합니다.

  워싱턴선언의 일환으로 한미 간 새롭게 창설된 핵협의그룹(NCG)을 장관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두 단계 낮은 차관보급으로 진행됩니다. 이는 현재 차관급으로 운용되고 있는 핵 확장억제 전략협의체(EDSCG)보다도 한 단계 더 낮은 것입니다.

  발표 초기에 나토식 핵공유와는 다르지만 나토와 유사하다고 소개되며 장관급으로 알려진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비밀작전을 만들었습니다만, 비밀작전 발행 후 차관보급인 게 확인됐습니다. 비밀작전 발행 전 한 번 더 확인하지 못해 불편 끼쳐 드린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럼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세요. 새로운 비밀작전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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