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정상회담 vs. 미일정상회담

2021. 5. 29.

안녕하세요. 비밀요원님과 토요일의 Surfing Summary 를 함께 할 세레니디피티에요 🧚 대만도 최근 처음으로 대규모 코로나 지역 감염이 번져서 전국적으로 휴교령이 내려지고 대부분 재택 근무를 하면서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에요. 전세계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작금의 시대에 결국 영원히 홀로 안전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모든 외부활동과 사교 모임이 취소되니 나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아졌고 이를 통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어가고 있어요. 조금 덜어내도 괜찮다. 나 자신을 사랑하자. 예전에는 전혀 와 닿지 않았던 말들이었는데 이제는 몸소 체험하는 느낌이에요. 한미동맹과 관련된 헤더 이미지도 이러한 과정 속에서 탄생했어요. 계절의 여왕인 5월의 마지막 토요일, 저희가 정성스레 준비한 아티클을 읽으러 출발해요. 하지만 서두르실 필요는 없어요. 파도가 적당할 때 여유롭게 Surfing Summary~

한미정상회담 vs. 미일정상회담

2.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2-1.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하마스

2-2. ‘두 국가 해법’ 뒤

2-3. 가자지구 전투: 폭력 시대의 서막

1. 한미정상회담 vs. 미일정상회담

2021 한미정상회담 의의 🇰🇷🇺🇸

화요일 Tea Talk 에서 델타 월딩은 트럼프 정부와 가졌던 첫 정상회담과 비교했습니다. 어느 정부든 '첫 정상회담'에는 국정운영 방향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양자를 비교한 결과 2021 한미정상회담을 '잠재력과 부담'이라는 두 단어로 요약했습니다.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한 미국으로서는 동맹국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만큼, 한국의 '잠재력'을 예우하며 글로벌 파트너로서 그 지위가 격상됐습니다. 그 대신 한국으로서는 한반도를 벗어나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의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부담'이 과거보다 커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의문이 떠오를 겁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 동맹국이자 동아시아에 위치한 일본과는 어떤 게 비슷하고 어떤 게 다른가? 언론에서도 이미 많이 다뤄졌지만 델타 월딩의 시각으로 간단히 정리해 봅니다.

✍️ 덕후성 발휘, 글자수 비교

5월 21일에 열린 한미 간 공동성명서는 국문으로 7,870여자 영문으로는 17,600자에 달합니다. 반면에 이보다 한 달 전이었습니다. 4월 16일에 개최된 미일정상회담의 공동성명서는 영문으로 14,000자가 조금 넘습니다. 한미 공동성명서가 미일보다 1.3배 가량 많은데요. 그렇다면 일본은 미국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 미일정상회담 세부 분류

지난 목요일 Deep Dive에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서를 세부 분류해서 보여 줬는데요. 한국과 일본에서 도드라지는 차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관계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것입니다. 인도-태평양 전략과 미일동맹이 동일한 트랙 위를 움직인다는 인상이 역력합니다.

양국 간 구체적인 협력 관계에 대해서는

한국: ▲기후협력 ▲보건협력 ▲경제협력 ▲기술협력
일본: ▲기술협력 ▲경제협력 ▲기후협력 ▲보건협력

순으로 제시됩니다. 또한, 한국과는 '국제적 역할을 확대'한다고 표현했다면, 일본에 대해서는 '동질적 협력자들과 협력해서 규칙에 근거한 국제질서를 이끌도록 할 것'이라고 칭합니다. 또한 이곳엔 있고 저곳에 없는 의제들도 있습니다.

한국: ▲한미 미사일지침 해제 ▲아르테미스 협정 ▲개발협력(ODA) ▲양국 간 인적교류 현황 ▲여성 권익 신장 ▲아시아인을 향한 차별과 혐오 문화 규탄 ▲메콩 지역 협력 ▲북미 및 라틴 아메리카・카리브해에서의 협력 등이 포함
일본: ▲센카쿠 열도 ▲홍콩과 신장위구르 지역에서의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 ▲올림픽・패럴림픽 개최 지지 등이 포함

즉, 한국은 다양한 영역을 고르게 다뤘다면 일본은 선택과 집중이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미일정상회담 세부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목요일에 정리해 드린 한미정상회담 세부 분류와 비교해서 볼 것을 권합니다.

PART1. 동맹의 역사와 의의 재확인 및 강조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의 초석이 된 동맹을 갱신
자유 민주주의 국가가 협력하면서 자유롭고 개방적인 규칙 기반 국제 질서에 대한 도전에 저항하면서 COVID-19와 기후 변화로부터 전 세계적인 위협을 해결할 수 있음을 증명할 것을 약속

PART2.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동맹

➀지역 과제

주권과 영토의 온전성을 존중하며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강압에 반대
유엔 해양법 협약에 규정된 항행의 자유와 상공비행의 자유를 포함한 해양 영역의 공유 규범 촉진

➁안보 협력

일본은 자국의 국방력을 강화하기로 결정하며, 미국은 미일 상호협력안보조약에 따라 핵을 포함한 모든 역량을 동원해 일본의 방위력을 변함없이 지지
센카쿠 열도의 일본 정부를 약화시키려는 모든 일방적인 행동에 반대
사이버와 우주 공간을 포함한 모든 영역에 걸친 방위 협력 강화
주일미군 기지에 대한 실무적 협의

➂중국

중국의 동중국해서의 상태 변화에 반대
중국의 남중국해 불법 해상청구 및 활동에 대한 반대
대만해협 전체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간 문제의 평화적 해결 촉구
홍콩과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 공유

➃조선(북한)

핵 확산을 포함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위험성을 해결하기 위해 협력
일본 납북자 문제 해결

➄아시아

쿼드를 통해 호주 및 인도와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함께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접근 가능하고, 다양하고, 번영하는 인도 태평양을 건설할 것
아세안의 인도-태평양 통합과 중심성을 지지하며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 전망 지지
한국과의 3국 협력 필수
미얀마 규탄

PART3. 새로운 시대를 위한 동맹

➀기술협력

생명과학·생명공학·인공지능·양자정보과학·시민공간 분야의 연구·기술개발 협력 심화
5세대(5G) 무선통신망의 보안과 개방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판매업체에 의존
반도체 등 민감한 공급망과 우리의 안보와 번영을 위해 필수적인 중요한 기술들을 홍보하고 보호할 것

➁경제협력

디지털 무역 협력, 기후변화 목표를 지원하는 무역정책 개발,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인도에서의 포용적 성장 촉진
G7과 WTO 내에서 뿐만 아니라 양자간 협력을 통해 지적재산권 침해, 강제 기술 이전, 과잉 역량 문제, 산업 보조금을 왜곡하는 무역 이용 등 비시장 및 기타 불공정 무역 관행 해결

➂기후협력

2030년까지 지구 기온 상승을 섭씨 1.5도, 온실 가스 배출량 2050 목표를 0도 목표로 제한하는데 노력할 것
미일 기후 파트너십의 역할: 첫째, 파리 협약 이행 및 2030년 목표/국가별 기여(NDC) 달성, 둘째,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 배치 및 혁신, 셋째, 특히 인도-태평양 국가에서의 탄산화 지원을 위해 노력

➃보건협력

2021년 3월 12일 열린 사상 첫 번째 쿼드 정상회의에서 쿼드 백신 전문가 그룹을 설립한 바 있음.
다음 유행병에 대비하고 세계 보건에 대한 세계 보건 보안과 쌍방의 공공 및 민간 협력 강화
COVID-19 발생의 원인에 대한 간섭과 과도한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투명하고 독립적인 평가 및 분석을 지원하고 향후 원인 불명의 발생을 조사할 것
글로벌 보건 안보 어젠다와 같은 기존 이니셔티브를 통해 전염병 발생을 예방, 탐지, 대응할 수 있는 모든 국가의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협력
COVAX에 대한 지원 강화 및 전 세계적 COVID-19 백신 공급과 제조를 통해 대유행 종식을 위해 협력

PART4. 마무리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을 조정하고 실행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수준에서 계속 만날 것

🇨🇳 중국과의 영토 분쟁 여부

당연한 얘기지만 미국으로서는 일본과 한국을 동일선상에서 보기 어렵습니다. 지난 목요일 Deep Dive 에서 메콩강 이야기를 하며 현재 중국이 타 국가들과 겪는 분쟁선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습니다.

동중국해: 제주도 남쪽 바다에서 일본, 대만에 걸쳐 있는 서태평양 연안 → 일본
남중국해: 필리핀-인도차이나 반도-말레이 반도-싱가포를 잇는 해협 → 호주
히말라야: 인도와 중국, 티베트, 네팔, 부탄 사이에 위치한 산맥 → 인도

일본은 센카쿠 열도를 두고 중국과 분쟁을 겪고 있으며 비슷한 갈등을 겪고 있는 호주, 인도, 미국 등과 함께 쿼드를 결성하기에 이릅니다. 알다시피 쿼드를 결성한 건 일본입니다. 득실 계산에서 중국을 '억제하는 전략'이 자국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홍콩과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인권 상황을 공동성명서에 게재하는 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반면에 한국은 중국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역이 없습니다. 중국으로 인한 현재의 정치적・경제적 손해는 추상적인 반면 이익은 구체적입니다. 즉, 쿼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유인효과가 타 국가에 비해 떨어집니다. 흡사 영국 및 EU가 미국과 오랜 기간 이해관계를 함께 해 왔음에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노골적인 지지를 피력하지 않는 것처럼요. 따라서 쿼드에 직접 가입은 하지 않되 실무 분야에선 유연하게 협력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아세안 지역에서의 지위 차이

인도-태평양 전략의 본질 때문이기도 합니다. 화요일과 목요일 비밀작전에서도 설명했듯이 인도-태평양 전략은 아세안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이상 확대되는 걸 억제한다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일본이 다양한 방식으로 경제적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아 왔습니다. 과거 식민지배의 잔재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해양 국가는 물론 메콩 지역에서도 중국과 경쟁적으로 대규모 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해 왔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며 이 지역에 관여를 최소화했을 때에도 일본이 주도적으로 나섰습니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으로 부활시켜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든 정부가 당선된 후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과거 일본은 미국이 선택한 노래를 따라 불렀을 뿐이지만 이제 선택권은 일본에 있다'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즉,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하는데 있어 바이든 정부는 '기술'과 '기후'가 최우선 의제입니다. 지역적으로는 대만 해협에서부터 인도양을 잇는 곳이 중요하기에 다른 어느 국가보다 '일본'과의 협력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일본 또한 아세안 지역에서 중국과 경제적 이해관계를 벗어나 지정학적・전략적 경쟁 관계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아세안에서의 영향력이 강하지 않습니다. 신남방정책을 추진하지만 경제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일본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입니다.

게다가 아세안 지역에서 한국의 협력국은 지역적 편중성이 강합니다. 메콩 지역을 예로 들자면 한국은 메콩강 중상류(미얀라, 라오스)보다 하류(베트남)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내륙 지방인 상류는 접근하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인데요. 흡사 낙동강 하구(부산)와 상류(강원도 정선군, 태백시, 경북 봉화 등), 금강 하류(금강)와 상류(전북 장수군)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G10 반열에 오른 한국에 대해선 다양한 영역과 지역에서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예우하며 존중했다면 일본은 아세안 지역에서 국제질서를 함께 이끄는 굳건한 동반자로서 이해관계를 확고히 굳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화목토 3일에 걸쳐 델타 월딩만의 한미정상회담 브리핑 시간을 가졌는데요. 비밀요원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번 주 일요일, 클럽하우스 Sunday Seesaw 에서 만나 얘기 나눠요. 안내 드렸듯이 조병제 전 국립외교장님이 함께 합니다. 비밀요원 간의 네트워크 시간도 가질 예정이니 잊지 말고 참여해 주세요.

<델타 월딩> 피드백 남기러 가기 ♻️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israel #palestine

2.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무엇을 알 수 있나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두 국가, 두 민족, 두 종교의 분쟁에 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을 하고, 이란과의 핵합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으며 '탈중동'을 하려던 미국의 외교안보 전략에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국제질서에 연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평화'입니다. 고작 열흘이었지만 수천 명의 사망자 및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이 지역에서 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할 것입니다.
세 개의 글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 글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을 역사적으로 점검합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글은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두 국가 해법'을 근본적으로 되짚습니다. 당위와 현실의 괴리를 끊임없이 건드리며 그간의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저희도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단, 추천 아티클은 델타 월딩의 공식 의견이 아니며 비밀요원님의 자율적 판단을 도모하고자 팽팽히 맞서는 주장을 동시에 보여 주기도 할 것입니다. 또한, 원문을 기계적으로 번역・요약한 것이 아님을 미리 밝히며, 원문이 델타 월딩의 요약글보다 더욱 훌륭함을 알립니다.

2-1.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하마스

중동연구 | 2009.01.28. | 장병옥

이 글은 지난 화요일의 Tea Talk 때 다뤘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더 깊이 이해하는데 유용합니다. 글의 구성은 서론, 이-팔 분쟁의 원인, 분쟁의 과정, 분쟁과 하마스, 주요 쟁점과 오바마 시대의 팔레스타인정책, 결론 순으로 되어 있습니다.

요약의 과정에서 약간의 재구조화를 했습니다. 우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있어 자주 등장하는 단어(개념)인 하마스, PLO, 인티파다 등에 대해 설명합니다. 다음으로 분쟁의 원인과 과정을 정리합니다. 원인은 내부-외부의 측면으로, 분쟁 과정은 1-4차 중동전쟁, 제1-2차 인티파다, 평화협정 시기로 구분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기본적인 개념부터 이 지역을 둘러싼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까지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요약글 더 보러 가기 🔎

2-2. ‘두 국가 해법’ 뒤: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새로운 평화적 노력은 ‘평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After the Two-State Solution: New Israel-Palestine Peace Efforts Must Focus on Equality

Foreign Affairs | 2021.04.27. | Marwan Muasher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의 원인에 대해선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제 2차 세계대전 중이었죠.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던 지역에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피해 유대인들이 몰려 들어와 이스라엘을 건국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분쟁의 기원이나 과정 상의 잘잘못을 떠나 벌써 70년이 흘렀습니다.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발벗고 나서는데도 해법은 요원하기만 합니다. 지난 해 말만 해도 이스라엘은 UAE, 바레인 등 아랍 국가들과 '아브라함 협정'을 맺으며 이 지역의 평화를 위해 한 걸음 나아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알다시피 지난 5월 10일이었습니다. 다시금 무력 충돌이 빚어지고 말았습니다.

왜 이 지역의 평화는 불가능한 걸까요? 이스라엘이 탐욕적이어서일까요? 팔레스타인이 힘이 없어서일까요?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이스라엘 편만 들어서일까요? 어쩌면 그동안 제시된 '솔루션' 자체에 치명적인 오류가 있는 건 아닐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자는 '솔루션'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그동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모델로 '두 국가 해법'이 제시되어 왔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두 개의 국가로 분리해 존중하자는 거죠. 1970년대 처음 등장한 이후로 유엔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왔는데요. 저자는 '두 국가 해법'이 당시에는 이상적이었더라도 현재에는 '더이상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이유는 인구통계학에 있습니다. 이스라엘 동쪽으로 서안지구, 서쪽으로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의 자치권이 인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스라엘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아랍인이 완전히 '구별된 영토'에 머물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두고 '영토 갈등'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전선이 각 지역에 산발적으로 존재하며 전선의 위치에 따라 이해관계도 상당히 달라집니다.

사실 한국에서 이러한 모습을 상상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한반도는 휴전선이라는 단일한 경계를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선명히 구별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다릅니다. 이스라엘 영토 내에 이스라엘 시민권을 가진 팔레스타인 아랍인이 거주키도 하고, 팔레스타인 자치구 역시 유대인이 살고 있습니다.

특히 논란이 되는 건 후자입니다. 팔레스타인 자치구 내에 유대인이 거주하는 곳을 '정착촌'이라고 하는데요. 최근 몇 년 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구 내에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가속화해 왔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70여 년 간 고착화된 현존입니다. 즉,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은 공동체인 듯 공동체 아닌 공동체로 뒤섞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의 글에서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안지구 거주자, 가자지구 거주자, 동예루살렘 거주자, 이스라엘 시민권자이냐에 따라 팔레스타인 독립에 관한 생각과 입장이 다르다'고 합니다. '북부 이스라엘의 최대 도시이자 이스라엘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하이파'는 오랫동안 유대인-아랍인 공존을 모색하는 프로젝트가 많았던 지역'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이스라엘 유대인 인구가 680만 명, 팔레스타인 아랍인 인구는 730만 명입니다. 비록 팔레스타인이 정치적 소수이지만 이들의 출산율은 서안지구 4.3명, 가자기구 4.5명으로서 이스라엘의 3.1명을 훨씬 능가합니다. 인구통계에 따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요구를 더이상 무시할 수 없는 때를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양자를 분리하는 것만이 능사일까요? 오히려 영토 분쟁의 정당성과 무력 충돌에의 근거만 부여하는 건 아닐까요?

저자는 팔레스타인 젊은이들의 변화도 함께 바라볼 것을 촉구합니다. 이들은 '국가 정체성'보다 '존엄하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더 희구한답니다. 기본권이라든지 자유, 평등, 정의 그리고 높은 생활 수준을 얻는데에 관심이 많습니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수십 년 이상을 붙잡고 왔지만 실질적인 진전을 이끌어내지 못한 낡은 통념, '두 국가 해법'을 버리고 단일국가로서 두 집단의 정치적 권리와 평등을 보장하는 새로운 해법으로 발상의 전환을 이끌어내야 할 것입니다.

저자는 이렇게 끝맺습니다.

"미국은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 할 수도, 평화를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는데 이는 모두를 위한 평등한 권리를 확보하려는 팔레스타인 및 이스라엘 신세대 운동가들로부터 영감을 받아야 할 것이다"

요르단의 외무장관과 부총리를 지낸 Marwan Muahser이 한 달 전에 기고했습니다. 당위와 현실을 원점에서 고민하게 만듭니다. 한국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글인만큼 가급적 원문을 살리되 이해하기 쉽게 재구성했습니다. 꼭 읽어 보세요. 결코 후회하지 않을 5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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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가자지구에서의 전투 - 폭력 시대의 서막: ‘두 국가 해법’에 대한 탐색은 끝났다 Fighting in Gaza Marks the Start of a More Violent Era: The Search for a Two-State Solution is Over

Foreign Affairs | 2021.05.19. | Khalil Shikaki

인도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한 원인에 대해 델타 월딩은 '선거' 즉 정치를 꼽았습니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나렌드라 모리 총리가 무리수를 뒀죠. 코로나 방역에 성공했다는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해 '노마스크' 유세를 이어간 것입니다. 정책의 방향과 우선순위, 속도를 결정하는 건 정치지만, 정책의 설계는 반드시 과학적 사고에 기반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튼 '정치(선거)'는 한 국가의 존립을 뒤흔들만큼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꿰뚫는 키워드 역시 '선거(정치)'입니다. 잠시만요! 두 국가 간 분쟁(inter-national)의 원인과 해법을 논하는데 웬 선거(domestic politics)냐구요?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몇 가지를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지난 화요일 Tea Talk 에서 델타 월딩은 양국 간 충돌의 원인과 과정을 네 가지 요인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의 팔레스타인 아랍인들에 대한 ▲종교적 차별과 ▲퇴거 명령, ▲주변 아랍국가들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배신 그리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내부의 리더십 부재 인데요. 이중 팔레스타인에서 리더십이 약해진 연유로 '선거 연기'를 언급했습니다.

팔레스타인은 2021년 5월 22일에 자치의회 선거(총선), 7월 31일에 수반 선거(대선)를 치르기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2006년 이후 처음 치러지기에 팔레스타인 대중들의 기대가 상당히 높았는데요. 문제는 이스라엘이 '예루살렘 내에서의 선거를 금지'해 버렸습니다. 이는 팔레스타인 국내정치에 개입할 목적이라기보다 팔레스타인의 존재 자체를 예루살렘에서 지우려는 의도에 가깝습니다.

그러자 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은 선거를 연기하겠다고 발표했고, 당연히 국내 정치가 요동칩니다. 특히 팔레스타인의 제2세력이죠. 정당이자 준군사단체이며 무장투쟁으로 유명한 하마스가 가장 격렬히 반발합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정치에 '합법적으로 통합'되길 바랐기 때문에 누구보다 선거를 기다려 왔습니다. 하지만 선거 연기로 물거품이 됐습니다.

선거 연기가 근본적인 원인은 아닙니다만 마지막 한 방울로 작용합니다. 이들은 인기와 신뢰를 모두 잃어 버린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과 하마스가 다름을, 이스라엘에 대적할 세력은 하마스밖에 없음을 팔레스타인 대중에게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지난 몇 년 간 이스라엘에선 우파 정치인들이 힘을 얻었고 팔레스타인 아랍인들을 향한 노골적인 차별적인 정책을 시행해 왔습니다. 서안지구 합병 계획까지 세웠습니다. 팔레스타인 민심이 그 어느 때보다 들끓었기 때문에 유혈사태가 촉발될 조건이 충분했습니다.

이후는 모두가 알다시피 5월 10일입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고,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이 이어지며 수천명의 사상자를 낸 끝에야 지난 20일, 휴전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이번 충돌은 누구의 책임인가요? 앞으로 어떻게 되나요? 아니 어떻게 될까요?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마스가 분쟁의 촉발 당사자인 건 아니다. 선거가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동예루살렘에서의 대립은 더 심했졌더라도 ‘폭력적’ 양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선거만 치러졌더라면 즉 국내 정치가 안정적이었다면 유혈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는 겁니다.

또한 현실을 직시하라고 말합니다. 무장투쟁 단체라는 이유만으로 하마스를 무시하거나 이들이 합법화되는 걸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차별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양자 간 갈등은 더욱 심화되며, 현 팔레스타인 지도부에 대한 대중의 불만도 고조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도 덧붙입니다.

"'두 국가 해법'은 끝났다. 국제사회가 이 지역에서 무언갈 할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라. 힘들겠지만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

저자인 "Khalil Shikaki"는 팔레스타인 정책 및 조사 연구센터의 책임자입니다. 이 글 또한 당위와 현실을 되짚어 보게 만듭니다. 한국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글인만큼 가급적 원문을 살리되 이해하기 쉽게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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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2-1. 델타 월딩

2-2. Foreign Affairs("A Palestinian woman looks on as Israeli forces demolish her house near Hebron in the Israeli-occupied West Bank", March 2021 | Mussa Qawasma | Reuters)

2-3. Foreign Affairs("Israeli airstrikes in Gaza City", May 17, 2021 | Mohammed Salem | Reuters)

<델타 월딩> AS 요청 ♻️

👋 클럽하우스 <Sunday Seesaw> 포럼 안내

델타 월딩은 매주 일요일마다 클럽하우스에서 <Sunday Seesaw> 포럼을 진행합니다. 한 주 동안 발행한 뉴스레터를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눕니다. <Sunday Seesaw> 참여하기를 클릭하면 당일에 클럽하우스 포럼으로 바로 접속 가능합니다.

이번 주는 안내드린 대로 델타 월딩 첫 공식 접선의 날로 진행됩니다.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님과 함께 한미정상회담의 의의를 분석하고 G10에 진입한 한국이 나아갈 길을 얘기합니다. 비밀요원들 간의 네트워킹 시간도 가질 예정인데요. 델타 월딩에 제안하고 싶은 것이나 궁금했던 것도 이날 마음껏 말씀주세요.

참. 안드로이드를 사용한다구요? 초대장이 없다구요? 걱정하지 마세요. 국내에도 안드로이드 버전이 공개됐습니다. <Sunday Seesaw> 참여하기를 클릭 후 국가번호로 'South Korea'를 설정 및 모바일 번호를 입력하면 가입이 완료됩니다. 기타 문의사항이 있으면 delta.worlding@gmail.com 혹은 인스타그램 DM 으로 의견주세요. 감사합니다!

⏰ 일시: 2021.05.30.(일) 15:00-17:00

👋 장소: 클럽하우스

🎙 초대손님: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

📍 프로그램: 2021 한미정상회담 의의 분석 및 G10 한국이 나아갈 길, 비밀요원 네트워킹 시간 등

🔜 준비물: 델타 월딩 비밀요원 카드와 건강한 에너지!

<Sunday Seesaw> 참여하기 👋

🎞 이집트의 왕자

오랜만에 애니메이션 <이집트의 왕자>를 봤어요. 너무 오래 전이라 봤는지 안봤는지 기억이 가물하지만 어른이 돼서 다시 보는 이 영화의 감흥이 정말 놀라워서 공유하고 싶어졌어요.

우선 개인적으로는 이집트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있었던 게 아니라서 그런지 애니메이션이 표현하고 있는 고대 이집트의 모습이 정말 흥미로웠고 특히 이집트 예술을 활용한 이야기 전개가 인상 깊었어요. 음악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한스 짐머가 작곡가였네요. 휘트니 휴스턴과 머라이어 캐리가 부른 곡과 보이즈 투 멘이 부른 OST도 좋았어요. 90년대에 쟁쟁했던 헐리우드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한 거는 덤.

영화 속 이집트의 노예로 처참하게 살아가는 히브리인들을 보면서 누구도 남을 위해서 핍박받거나 희생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어요. 모세가 홍해를 가르는 기적적인 장면에서는 엄청난 희열과 감동을 느끼기도 했구요. 아마도 현실은 그런 엄청난 기적이 일어나 모두를 구원해 줄 수 없을 거기 때문에 더 대조되어서 그렇게 느꼈나봐요. 이번 주에 델타 월딩이 다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보며 모순된 감정이 배가되기도 했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기적은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될 수도 있죠. 거창하게 말고 지금 바로 여기서 기적을 만들어 나간다는 긍정적인 생각 한 줌 뿌려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