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소(수) 공급망 대란으로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가 다시금 회자되고 있어요. 

  어떤 비밀요원님에겐 이 단어를 언급하는 게 불편할 수도 있고, 어떤 비밀요원님은 “그때가 맞았다”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텐데요. 우리, 담백하고 건조하게 몇 가지 사실들만 짚어 볼게요. 

🪨 ‘자원외교’, MB 정부에서 처음 쓴 게 아니다? 

  자원외교가 MB 정부에서 탄생한 신조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검색 기준으로 ‘자원외교(資源外交)’가 헤드라인으로 처음 사용된 건 1971년이에요. 

  그해 연초에 유가가 급격히 상승하자 자원 부족국인 한국으로선 원자재 조달이 시급한 과제가 됐어요. 그래서 석유・광물・목재 등 풍부한 자원을 가진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원자재를 장기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에요. 

  다만 이는 헤드라인 기준일 뿐이구요. 자원외교・정책 등의 개념은 1960년대부터 사용되어 왔어요. 아무튼 ‘자원외교’의 오리지널리티는 이명박 정부가 아니라는 거~ 

📑 해외자원개발계획, 본격적 시작은 김대중 정부!  

  정부 정책을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안을 신설하고, 계획 문서를 만들어야 해요. 또한 예산을 배정하고 이를 책임지고 수행하는 공기업 혹은 공공기관을 만드는 게 필수에요.  

  해외자원개발과 관련된 법, 문서, 기관은 아래와 같아요. 

• ’78년, <해외자원개발촉진법> 제정
• ’82년, <해외자원개발사업법> 개정 

• 한국석유공사, 1979년 
• 한국가스공사, 1983년 
• 한국광물자원공사, 1967년 설립 → 2021년, 한국광해공단으로 재탄생 

🧐 왜 자원외교는 MB 정부의 상징처럼 됐나?

  투자 금액이 월등히 상승했기 때문이에요.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01년 이후 투자 금액이 지속적으로 상승했음에도 총 규모는 여전히 1조 원 안팎이었던 것에 반해 2011년 들어 무려 10조 원을 넘어섰어요.

  사업수도 ’01년 116개에 불과했지만, ’04년 284개, ’07년 369개로 증가하다 ’10년엔 651개에 이르는 등 10년 사이에 5.6배 가량 증가했어요. 

  또한 해외자원개발엔 ‘자주개발’이라는 게 있어요. 단순 지분 참여가 아니라 한국 기업이 직접 개발해 자원을 확보하는 건데요. ’09년에 석유⋅가스의 자주개발률 목표였던 7.4%보다 1.6%를 넘긴 9%를 기록하고, 광물자원도 목표치인 25.0%보다 0.1%를 초과했어요. 

  즉, MB 정부 들어 해외자원개발이 양적・질적 모든 면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거죠. 

📍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은 10년 단위로 수립! 

  그런데 간과해선 안 되는 게 있어요.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은 10년 단위로 수립된다는 점이에요. ’01년에 발표한 1차 계획서에 2010년까지, ’04년 2차 계획서엔 2013년, ’07년 3차 계획서에 2016년까지의 목표와 전략 등이 모두 담겨 있어요. 

  즉, ‘자원외교’를 정부 성과로 홍보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사용한 건 MB 정부였지만 자원외교의 최초 개념은 ’60년대에 등장했으며, 관련 법안과 기관 등은 ’7~80년대에 만들어졌어요. 무엇보다 해외자원개발계획을 체계화하고 기본 목표를 수립한 건 김대중 정부, 시행은 노무현 정부였어요. 어떤 정부도 자원외교를 소홀하게 다룬 적이 없었던 거죠.  

  따라서 ‘자원외교’는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것이에요. 

😰 하지만… MB 정부 당시 문제가 많았잖아 ㅠ

  2015년에 공개된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자원의 안정적 확보라는 본연의 목적 달성에 미흡했고, 투자계획이 부실했으며, 기술력과 전문성 증진 및 민간투자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고 평가해요. 자사평가・관리 시스템도 미비했다고 하는데요. 드라마 <미생> 13화에 이런 대사가 나와요. 

“저희는 죄만 들어내기로 했습니다.” 

  미중 간 전략적 경쟁과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원자재 글로벌 공급망의 다변화가 중요한 시대적 과제임을 새삼 확인했어요. 자원외교는 특정 정부만의 정책이 아닌만큼 죄악시 하거나, 우쭐해할 필요도 없이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적극 추진될 필요가 있어요. 

🇰🇷 그럼에도 자원외교, 꼭 해야 하는 거야? 

  저희는 이름보다 중요한 게 목표라고 생각해요. 궁극적으로 원자재를 원활하게 수급할 수 있는 방향이라면 자원부존국의 산업적 수준과 요구에 발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 관계를 도모하면 된다는 거죠. 

  이를 테면 지난 번 <인도네시아> 비밀작전에서 설명했듯이 인도네시아 역시 가공하지 않은 원자재를 수출하지 않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니켈이 있어요. 인도네시아는 니켈 생산량 1위 국가이기도 한데요.

  탈탄소 정책에 부응해 자국에서 직접 배터리를 만들 것을 주문하는 것은 물론 전기차 허브 국가를 구상하며 자동차 회사의 투자를 요청하고 있어요. 이에 현대차 그룹은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고, LG에너지솔루션과는 합작으로 배터리 공장을 만들고 있어요. 테슬라 역시 배터리와 전기차 공장 설립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한편 현지에 자원개발 혹은 투자개발을 추진할 때면 인프라 구축 사업도 병행해요. 인도네시아 역시 배터리-전기차만이 아니라 도로 건설 및 수도 이전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어요. 그리고 이런 사업들의 적지 않은 수가 지난 8월에 한 차례 다뤘었죠? 국제개발협력(ODA)의 형태로도 이뤄져요. 

  즉, 해외자원개발이든, 투자개발이든, ODA든 그 이름과 형태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 양국이 서로의 필요에 맞춰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이면 무엇이든 오케이? 그런데 이번 주 Sunday Seesaw 에서 교육 얘기를 다루겠다고선 자원외교를 길게 설명한 이유는 다음 때문이에요.